탑시크릿, 애스턴 마틴 DB5를 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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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시크릿, 애스턴 마틴 DB5를 몰다
  • 마이크 더프(Mike Duff)
  • 승인 2022.03.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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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출시된 이 영국제 그랜드 투어링 스포츠카는 스타일과 성능의 비할 데 없는 조합을 제공한다. <오토카>의 지난 애스턴 마틴 DB5 시승기(1964년 9월 18일)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이 기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이 차는 잘 운전하고, 멀리 달려주길 갈구한다. 운전 기술과 근육을 필요로 하는 ‘남자의 차’로, 도전하고 만족시키며 항상 흥분시킨다.”

우리는 그 결론을 본질적으로 건드릴 생각이 없다. 하지만 <오토카>는 최근 수정된 버전의 DB5를 테스트할 기회를 가졌다. 이 차에는 “매우 까다로운” 어떤 고객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옵션이 적용됐는데, 모든 것들이 놀랍고, 그중 몇몇은 확실히 위험했다. 그리고 그런 옵션들이 이 차를 기본 모델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취향으로 만들어주었다.

 

Design and Engineering

영국의 공직자 비밀 엄수법(OSA) 조항 때문에 우리는 DB5의 구체적인 사용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애스턴 마틴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차의 원래 주인은 벤틀리 애용자였고 신기술을 받아들이길 꺼려했다고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수정은 의심할 여지없이 앞 펜더 안에 장착된 303 구경의 쌍둥이 기관총이다. 사용할 때는 방향지시등 렌즈 뒤에 있던 총구가 전자기계식 작동으로 튀어나온다. 정밀 무기는 아니다. 높이거나 낮출 수 없고, 오직 차를 회전시켜 목표를 조준해야 한다. 하지만 각각 분당 650발을 발사하는 능력은, 떨어지는 정확성을 만회하고 남는다. 

이 애스턴 마틴에는 방어를 위한 사양들도 많다. 추격자를 막기 위한 연막과 후면에 장착된 기름띠, 뒷유리 아래에 위치한 전개식 방탄막이 여기 포함된다. 앞쪽과 뒤쪽 범퍼 안에는 전동식 충돌 공격 장치가 있는데, 우리 생각에는 이 DB5의 과거 주인 또한 이 장치의 용도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진짜 하이라이트는 회전하는 3면 번호판이다. 이 번호판은 합법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여러 관할구역에 동시에 등록할 수 있게 해준다. 신분을 감추기 위해 번호판을 위조한다는 암시보다는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더 점잖게 보일 것이다. 

 

 회전하는 삼각형 프리즘은 3개국에 동시에 자동차를 등록할 수 있게 해준다
전면 깜빡이가 접히면 303구경 기관총이 나타난다
편집증적인 운전자들은 뒤에서 날아오는 발사체들에 대비한 장갑판을 반길 것이다
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범퍼에는 충돌 공격 기능이 내장됐다 

 

Interior

이 특별한 DB5의 실내는 일반 모델과 같은 고급스러운 기준에 맞춰 마감되었다. 사양 목록에는 애스턴 마틴이 전기 윈도라고 부르는 선구적인 기능이 포함됐다.

이 장치의 작동을 위해 도어 안쪽 전통적인 핸드 크랭크 대신 12V 모터를 장착했고, 대시보드에 있는 스위치로 조절한다. 묻지도 않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복잡한 대답을 마련한 이유를 모르겠다. 

 

이 DB5에는 미래형 전동 유리 외에도 많은 첨단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모의 지도 역할을 하는 원형 브라운관 스크린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소형 추적 장치가 장착된 다른 차량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미래에는 부주의한 운전자에게 주변 환경을 즉각적으로 알려주거나 심지어 길안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도록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운전석 도어 포켓에 내장된 무선 전화기는 우주시대니까 가능할법한 이동 중 통신 기능을 제공하는 등 현대적인 기준으로 보기에도 훨씬 더 발전한 것이다. 이 외에도 앞좌석 사이 휙 열리는 덮개가 달린 컴팩트 콘솔에는 - 나중에 알게 됐는데 -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추가 기능을 위한 조작부가 마련되어 있다. 

 

특수한 DB5가 성가신 추적자를 퇴치하는 방법

Performance

트리플 카뷰레터로 작동되는 애스턴 마틴의 직렬 6기통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고성능 엔진 중 하나임이 입증되었다. DB5는 증가하는 고속도로망에서 허용하는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시속 225km까지 속도를 내고 완전히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그런 높은 속도를 감당할 수 없는 도로 사용자들의 놀람과 느린 반응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특별한 자동차가 그 성과에 필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비표준 장치들로 인해 추가된 질량이 차의 직선주로 성능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 유감이지만 시승 중에는 63마력 메르세데스-벤츠 180 세단을 떼어놓기가 쉽지 않았다. 

 

주의: 이 버튼은 오버드라이브용이 아니라 사출좌석용이다
추가 조작부는 변속기 터널 위에 사려 깊게 배치되어 있다

Handling and Stability

<오토카>의 오리지널 모델 시승에서 드러난 DB5의 확실한 로드 홀딩은 거대한 15인치 휠에 끼워진 에이본 크로스플라이 타이어의 상당한 치수(폭 670은 미터법의 185에 해당함)에 의해 크게 도움 받았다. 이 특수 차량에는 타이어 쉐더라고 하는 것도 있다. 허브에서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회전 칼날인데, 치명적인 목적의 은밀함은 다소 정정당당하지 않아 보인다.

특별히 제작된 이 DB5의 그립은 일반 모델만큼 하드하고, 예리하게 회전한다. 스티어링 랙은 록스톱 사이 4.5회전의 기운찬 비율을 동일하게 공유한다. 앞뒤 모두 첨단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춰 믿음직한 감속을 제공한다. 

성능 테스트 도중 달갑지 않은 놀라움을 발견하게 됐는데, 기어 셀렉터 상단에 내장된 빨간 버튼은 예상과 달리 추가 오버드라이브 기능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대신 사출좌석이라는 것을 작동시키는데, 조수석 탑승자를 밖으로 날려버리는 것이다. 용도는 상상만 할 뿐이다. 우리 막내 기자는 다행히 회복하여 돌아올 것 같다.  

 

어리다고 치부하기 쉽지만 정말 재미있다. 
어느 남자의 ‘남자의 차’

이 매우 특별한 DB5의 일부 부가적인 기능들은 유치한 방해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자동차는 분명 매우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나는 금색 페인트로 보이는 것에서 변색됨으로써 증명된 것이다. 또한, 더 혼란스러운 것은, 우리가 (<007 골드핑거>에 등장하는) 슬래진저 No.1 골프공들을 습득한 것이다.

표준 DB5는 정말 특별하지만, 향후 구매자들은 모두 이 차와 유사한 기능을 갖추고 싶어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의 유일한 실질적 불만은 자동차의 탁한 황록색(Fern Green) 페인트다. 이런 칙칙한 색조는 이해하기 힘들다. 

이 차가 이전의 DB5 도로 주행 테스트에서 도출한 결론을 본질적으로 수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인상적인 무기들은 약간 수정해야 할 이유를 제공했다. 왜냐하면 이건 야만적이고 응징하고 자주 물어뜯는 남자의 차니까.  

 

007 신작의 가짜 DB5들

애스턴 마틴은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엄청난 액션과 추격 장면들을 위해 DB5와 비슷하게 보이는 차를 만드는 상당한 수고와 비용을 감수했다. 중고 섀시에 탄소섬유 차체를 결합했는데, 비록 애스턴 마틴은 어떤 엔진을 얹었는지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오토카>가 2019년 이 영화의 이탈리아 세트장을 방문했을 때는 E46 BMW M3의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무게 약 1250kg에 340마력의 출력은 원래 DB5의 무게 대비 출력보다 두 배 정도 강력한 것. 대부분의 스턴트 운전은 전 랠리 스타 마크 히긴스가 했다. 액션에는 복제차가 사용됐지만 대부분의 클로즈업 장면은 오리지널 DB5로 촬영했다. 구별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바란다.

 

2021년으로 돌아와서…

초기의 애스턴 마틴 컨티뉴에이션 자동차들이 거룩한 오리지널 DB5를 거의 정확하게 복제해 디자인한 반면, DB5 골드핑거 컨티뉴에이션은 훨씬 더 큰 도전을 던져주었다. 원래 영화 속 자동차를 유명하게 만든 장치들은 한 번만 작동하면 되는 극중 소품들이었다. 하지만 컨티뉴에이션에 장착된 장치들은 반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했다. 또한 치명적이지 않을 필요가 있었다. 애스턴 마틴 변호사들은 그 점에 대해 매우 완강했던 것이 분명하다.

오스카상을 수상한 특수효과 디자이너 크리스 코볼드의 감독 아래 만들어진 거의 모든 기기들이 적용됐는데, 그는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포함해 15편 이상의 제임스 본드 영화를 작업했다. 기관총, 회전하는 번호판, 실내 레이더, 방탄 후방 스크린, 기름띠와 연막, 그리고 1964년 <007 골드핑거> 영화에서 언급되었지만 사용되진 않은 앞과 뒤 범퍼 충격 장치가 있다. 

원래 영화용 자동차는 공포탄 총을 사용했는데, 컨티뉴에이션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소리가 너무 크고 사실 많은 지역에서 불법이기 때문이다. 대신, 컨티뉴에이션의 총구는 엄청 밝은 LED와 실제 사격보다 훨씬 절제된 확성기 효과음을 동반한 전동 반동 작동으로 발사 모습을 재현한다. 비슷한 이유로, 기름띠는 사실 물을 내뿜고, 타이어 슬래셔는 전시용 보관함에 들어 있어서 차에 실제 장착될 수 없다. 컨티뉴에이션에는 비대칭 선루프 개구부가 존재하지만 사출좌석은 없다. 아쉽지만, 기어 레버의 접이식 뚜껑 아래에 있는 빨간색 버튼을 눌러도 아무 소용이 없다. 시트 아래가 진동해 승객들을 놀라게 했다면 좋았겠다.

애스턴 마틴은 소유자들이 다양한 장치의 작동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원격 제어 상자를 제공한다. 기관총은 확실히 밖에서 보았을 때 더 인상적이다. 방향지시등 렌즈가 아래로 접히고 총구가 나타날 때 확실히 소름 돋는 흥분이 있다. 또한 글리콜믹스 연막은 바람 없이 빠르게 차를 숨길 수 있는 소용돌이치는 구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흉내 된 비밀무기의 신기함은 곧 사라진다. 대부분의 요란한 장난감들처럼, 너무 오랫동안 앉아서 이것을 가지고 놀고 싶진 않을 것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제조사가 직접 새롭게 만든 DB5의 매력이 도드라진다. 애스턴 마틴은 모든 공식 발표에 골드핑거가 도로에 합법적이지 않다는 단서를 부지런히 달았다. 하지만 회사의 시연 차량이 도로용으로 등록된 사실은 (적어도 영국에서는) 법적인 난관을 개별 차량 인증(IVA)을 통해 얼마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차를 몰고 미들 잉글랜드를 통과하는 것은 모두들 기대하는 만큼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만 애스턴 마틴이 우리 시승에선 본드 장비 사용을 제한했기 때문에 그레이트 미센든에서 사격 장면을 재현할 수는 없었다. 

1964년 <오토카>의 오리지널 DB5 로드테스트 이후 세계는 상당히 변화해 왔고 제조사가 새롭게 만들어낸 DB5도 더 이상 특별히 빠르거나 현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컨티뉴에이션은 오리지널 자동차의 직렬 6기통 4.0L 버전을 살짝 상향 조정했다. 최고출력은 290마력이지만 DB5의 느긋한 근육질 감각에 훨씬 더 중요한 것은 39.8kg·m의 최대토크이다. 

스로틀을 완만히 열 때 트리플 SU 카뷰레터로 인해 발생하는 인후성 소음이 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비밀무기 뒤에 숨겨진 현대 기술 이외에는, 이 차는 레스토모드가 아니기 때문에 시대착오적인 수정이나 개선은 없다.

동적인 면에서는 애스턴 마틴이 <007> 신작을 촬영하기 위해 새로운 스턴트 사양 DB5 복제품을 만드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를 곧 알 수 있다. 컨티뉴에이션의 느리고 무거운 스티어링과 에이본 터보스피드 크로스플라이 타이어의 제한적인 그립은 거칠게 몰 기분을 북돋지 않는다. 서스펜션도 마찬가지. 작은 요철에서는 너무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큰 요철에서는 너무 부드럽다. 이러한 것들은 330만파운드(약 52억8000만 원)라는 찻값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DB5 골드핑거 컨티뉴에이션이 아무리 터무니없어 보일지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보면 거의 본능적으로 하나를 갖고 싶어진다. 애스턴 마틴에 따르면 아직 25대 한정판에 여유가 남아있다. 이것은 제임스 본드의 자동차이고 이보다 멋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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