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카의 실패,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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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카의 실패,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미래
  • 오토카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22.03.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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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은 항상 미래에 집착해왔다. 제조업체들은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게 될 디자인과 기술, 트렌드를 예측하고 영향을 미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은 콘셉트카의 모습으로 보여졌다. 

콘셉트카를 설명하는 건 매우 광범위하다. 그리고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가까운 미래를 목표로 제작된다. 새로운 모델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도구다. 

또 다른 부분은 기술과 기능 또는 디자인 요소를 보여주고 강조하도록 설계한다는 것이다. 일부는 콘셉트와 거리가 멀다. 미래에 자동차가 어떻게 생겼을지 일반적으로 보여주려고 할 뿐이다. 기본적으로는 테스트 모듈을 만들어낸다. 기술력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어떤 차들은 테스트 모듈을 완성해내지 않는다. 회사가 생각하기에 모터쇼가 충분한 효과가 없다면, 혹은 보여줄 게 특별히 없다면 빠르게 포기하는 것이다. 

모터쇼의 기대감 하락이 콘셉트카의 종말로 이어질까? 그럴 거 같지는 않다. 모터쇼 스탠드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보다 콘셉트카는 업계에서 유용한 도구로 쓰인다. 자동차 산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도 그렇다. 특히 전기차, 커넥티드카,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콘셉트카는 좋은 시작점이 된다. 

2016 폭스바겐 ID 콘셉트카도 MEB 전기차 플랫폼을 달고 ID 서브 브랜드로 출범했다. ID3 양산형 버전 디자인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눈에 띄는 부분은 크로즈, 버즈, 비지온, 룸즈 등을 포함해 많은 콘셉트 모델이 뒤따랐으며, 이러한 콘셉트 모델들이 ID 패밀리 라인업 로드맵을 그리게 된다는 것이다.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는 콘셉트카들도 미래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볼보는 새로운 폴스타 브랜드를 론칭했다. 많은 볼보 콘셉트카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어떤 콘셉트카는 볼보 브랜드와 맞지 않았다. 

생산 의도가 없는 차들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아름다운 푸조 e-레전드 콘셉트 쿠페 모델이 그러하다. 양산용 버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어떻게 감상적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논란이 되겠지만 푸조는 꼭 이 콘셉트카의 양산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콘셉트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다. 기술력을 보여준다고 해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공공의 부정적인 반응을 살핀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반드시 가져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매번 올바른 방향으로만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시장에서 볼 수 없는 콘셉트카들도 여전히 축하할만한 가치가 있다. 그래서 <오토카> 팀은, 이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지 못했지만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콘셉트카를 살펴보기로 했다.

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

 

Volkswagen Up

스페이스 업 콘셉트는 4인용 소형 MPV였다

모두들 ‘업’(UP)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쾌활한, 정말로 만족할만한 시티카로 만들어진 이 폭스바겐 차는 즐거움을 더한 GTI 버전을 내놨다. 전기차 버전과 세단 버전이 세아트와 슈코다 배지를 달았다. 그럼 이상한 선택이 될 수 있는 거 같은데, 아닌가? 그렇지 않다. 업은 단독으로 활동하는 시티카가 아니다. 전체 패밀리 모델을 봐야 한다. 

 

버기 업은 여러 '업'(UP) 기반의 콘셉트 중 하나였다

2007년에도 ‘업’이라 불리는 콘셉트카에서부터 시작했다. 엔진이 뒤에 배치된 구조에 뒷바퀴굴림 레이아웃을 갖췄다. 새로운 구조는 다양한 각도에서 제작이 가능했다. 그래서 보다 작은 MPV(스페이스 업)와 미니어처 슈팅 브레이크(Up Lite)를 포함한 일련의 다양한 업 콘셉트카를 보면서 이를 입증했다.

그러나 이 구조는 생산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서 폭스바겐은 항상 해오던 앞 엔진구조에 앞바퀴굴림으로 바꾸고 새로운 소형 패밀리라고 부른다. 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고 이름은 달라졌다. 해변을 달리는 부기 업, 그리고 타이건 초소형 SUV 등. 그들은 절대 양산될 수 없는 차들이다. 비즈니스가 그걸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크 티쏘(Mark Tisshaw)

 

 Mini Spiritual and Spiritual Too

레트로 ACV30은 BMW가 미니를 위해 염두에 둔 것을 보여준다

이미 너무 늦었다. 미니 스피리추얼과 보다 큰 세단 모델인 미니 스피리추얼 투를 보았을 때는 1997년 제네바 모터쇼였다. 그리고 그들에게 남아 있던 시간이 지난 뒤였다. 1990년대 로버는 미니를 새롭게 대체하는 차를 고려하고 있었다. 새롭게 업데이트가 가능하지만 1959년에 선보였던 깜찍함을 간직한 콘셉트 모델 말이다. 하지만 1994년 1월 BMW는 영국의 우주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로버의 주식을 사들이며 새로운 매니지먼트를 선언했다. 이러한 결정은 1995년 새로운 미니가 방향성을 잡고 있을 때다. 

스피리추얼과 스피리추얼 투는 로버를 테이블로 올려놓는 영리한 아이디어였다. 당시 로버는 앞쪽 엔진 배치 구조로 변형 구조물 없이는 엄격한 자동차 충돌 규제를 맞출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스피리추얼은 뒷좌석 아래 가로로 장착된 다운사이즈 K시리즈 엔진을 특징으로 하며 승객을 위한 공간을 훨씬 더 많이 확보했다.

 

스피리추얼은 보기보다 내부에 많은 공간이 있다

하지만 BMW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미니가 좀 더 고급스런 시장의 해치백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1997년 제네바 모터쇼가 등장할 무렵, 우리는 이미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본 전방부 쿠페인 복고풍 ACV30 콘셉트카를 봤다. 스포티한 모양으로 그 계획의 힌트를 본 것이기도 했다.

우리가 이 두 스피리추얼 콘셉트를 보았을 때, 이미 2년 정도가 지난 상태였다. 한편으로 로버는 그들이 제네바에서 출현한 것이, 미니의 교체 핵심 경쟁자가 될 소형 업마켓 해치백인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의 출시를 위한 스포일러 역할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맷 프라이어(Matt Prior)

 

 BMW E1

BMW는 2013년 약삭빠르게 전기차 i3를 출시했다. 하지만 20여 년 전 매우 비슷한 콘셉트카가 있었다. 미래지향적인 E1 시티카였다. 당시에도 이는 BMW의 첫 번째 전기차가 아니었다. 1602 일렉트로-안트라이브(Elektro-Antrieb: Electric-Drive)라는 차를 1972년 독일 올림픽 게임에서 소개했다. 이 차에 달린 전기 모터는 43마력을 냈다. 주행 가능 거리는 30km에 이르렀다. 

199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E1은 훨씬 더 유용했다. 주행 가능 거리가 200km에 이르렀으며 최고시속은 120km에 달했다. 경량 보디를 위해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패널 사용이 배터리 무게를 상쇄했다. 차체는 크지 않았지만 공간이 협소했던 것도 아니다. 네 명이 탑승할 수 있었으며 공차 중량은 900kg에 이르렀다. 

사업비, 충전 인프라 부족, 충전의 불편함과 화재 위험 등의 이유로 E1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소각되기 전 우리는 이 프로토타입을 시승해볼 기회가 있었다. 시승을 담당했던 기자는 “지금껏 타봤던 시티카 중 가장 훌륭하다. 단지 친환경적인 이슈가 있다고 해서 그런 건 아니다. 뭔가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E1은 당시에도 충분히 현대적인 구조를 갖췄다. 완벽한 모습, 잘 짜여진 공간 효율성, 훌륭한 주행감, 딱 맞아 떨어지는 핸들링, 매우 조용한 드라이브 트레인, 그리고 매끈한 변속감까지, BMW로서도 히트 예감이 있다.”

E1은 안타깝게도 도심을 달려본 적이 없다. 1995년 BMW가 미니 브랜드를 흡수하며 소형차 전략의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레이첼 버기스(Rachel Burgess)

 

 Saab Phoenix

놀라운 2도어, 2+2 피닉스는 2011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사브 브랜드의 진정한 야심작이었다.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선보이고, 엔지니어링과 기술력을 보여줬다. 드라마틱한 스타일링은 ‘에어로모셔널’이라는 주제로 디자인 총책 제이슨 카스트리오타에 의해 만들어졌다. 현대적인 감각과 사브 자동차와 항공기술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요소들이 대거 적용됐다. 

인테리어 또한 혁신적인 기술들이 들어갔다. 안드로이드 기반 사브의 새로운 아이콘(IQon)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8.0인치 터치스크린을 사용했다. ‘항공기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제이슨 카스트리오타는 현대적이면서 사브 자동차와 항공기술의 역사를 담고 있는 사브의 헤리티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피닉스의 기본 토대였다. 새로운 모듈러 플랫폼 위에 설계된 이 차는 차세대 9-3, 9-5, 그리고 9-4X를 더욱 독특한 구조로 만들어줬다.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과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얻은 5링크 리어 액슬이 그러하다.

GM의 족쇄로부터 사브의 미래는 밝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당시 피닉스가 공개될 때 이미 사브는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2012년 부도가 났다. 피닉스는 다시 일어날 기회를 잃은 것이다. 

제임스 엣우드(James Attwood)

 

 Lexus LF-SA

렉서스가 제네바 쇼에서 LF-SA를 공개했던 2015년의 상황은 달랐다. 이때는 좋았다. 불황에서 회복됐고 자동차 구매자들은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었다. 때문에 ‘다른 것’을 소유하는 쪽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렉서스의 디자이너들은 이런 수요를 포착한 것 같다. 

거의 모든 렉서스 ‘장치’들이 그 목적을 지나치게 강조했다. 우스꽝스럽게 과장됐고, 심지어 렉서스는 2008년 이후부터 콘셉트카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즉, 몇 년 후에 생산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콘셉트카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 말이 농담이었다면, 그리고 지금 현 시점에서 우리가 바라본 그것이 진짜 그러하다면, 카피라이터들은 쓸데없는 일을 했다. 렉서스와 카피라이터들은 LF-SA 모습이 ‘오목한 모양과 볼록한 모양의 대비’, ‘바퀴 아치 위의 힘 있는 밑부분 설계에 독특한 비율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강력한 역동성과 주행 성능’ 등의 상투적인 말투들을 가져다가 조합했다. 그리고 이런 말들을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우리는 스텔라 실버 페인트가 우주 탐사에 필요한 요소라는 말까지 들었다. 일본의 우주 탐사?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

 

 Citroën Lacoste

아마도 이것이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격언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예시일 것이다. 알다시피, 불경기의 바닥을 보고 있을 때 시트로엥은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 더 많았다. 그리 높지 않았던 제품 라인업의 인기와 더불어 재정난도 심각했다.

따라서 기능성에 초점을 둔 C-칵투스 콘셉트를 2007년에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2010년에 라코스테 모델로 돌아왔다. 라코스테는 프랑스의 상징적인 패션, 테니스 브랜드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훨씬 절제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1968~1988년 메하리 유틸리티 차량은 확실히 디자인에 ‘저비용’ 철학이 접목된 모습이었다.

라코스테는 초현대적이고, 매력적이며, 스타일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 하지만 도어도 없으며 루프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출력은 3기통 1.2L 가솔린엔진으로부터 가져온다. 차체 무게는 가능한 가볍게 만들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100g 아래로 낮췄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더이상 추가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 차는 완전한 멋을 유지했다. 극심한 재정난 시기에 이 단순성은 과잉 제공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서비스 정신에 일침을 가하는, 이와는 반대로 추구할 수 있는 매력을 한껏 뽐냈다. 하지만 양산으로 가기엔 가격이 너무 비쌌고 손볼 곳이 많았다.  

짐 홀더(Jim Holder)

 

 결국 거기까지인가
첫 양산에 이르지 못한 콘셉트카

Land Rover Defender DC100
2011년에 공개된 2종류의 DC100 콘셉트는 디펜더의 잠재적 후계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오프로더 애호가들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얻었다. DC100은 콘셉트 단계를 넘어 더 나아가진 못했지만, 새로운 디펜더의 다양한 스타일링 요소를 공유한다. 디자인 책임자인 게리 맥거번은 직접적인 연결은 없다고 주장한다. 

 

Volkswagen Microbus, bulli and budd-e
부활한 폭스바겐 비틀의 성공 이후, 회사는 진정한 T2 캠퍼밴의 차세대 버전의 출시를 열망해왔다. 2001년 가솔린으로 구동되는 새로운 마이크로버스 콘셉트는 생산에 들어갈 예정도 있었다. 2011년과 2016년에 2종의 전기 버전이 뒤따랐지만, 모두 콘셉트 단계를 넘지 못했다. 이는 2022년 생산할 MEB 기반의 ID 버즈로 바뀔 것이다.

 

Volvo Concept Coupe and Concept 40.2
볼보는 SPA 및 CMA 모듈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2013년 콘셉트 쿠페와 2016년 콘셉트 40.2를 선보였다. 그러나 토마스 잉겐라트가 펜으로 제작한 창작물은 브랜드의 미래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 스포티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탄생했다. 두 콘셉트는 각각 폴스타 1과 폴스타 2로 바뀌었다

 

그들은 무엇을 생각했던 것일까?

General Motors Firebird XP-21
미국에서 최초로 운행된 가스 터빈 구동 자동차라는 의미를 지닌 이 1953의 콘셉트는 당시 전투기처럼 생긴 외관으로 유명했다. 이 덕에 380마력의 기계는 세련돼 보였지만, 실제 사용하기에는 절망적일만큼 비현실적이었다.

 

Ford Nucleon
원자력 시대 초기에는 새로운 전력원으로 높은 잠재력을 가졌지만, 단점은 그다지 분명하지 않았다. 따라서 1957년 포드가 선보인 이 콘셉트는 내연기관을 잠수함의 소형 원자로로 대체했다. 감사하게도 포드는 이 콘셉트를 원자로가 없는 모델로만 전시했다.

 

Venturi Eclectic
모나코에 본사를 둔 이 제조사는 일회성 전기차와 포뮬러-E 레이스에서 우승한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6년에는 태양 전지와 풍력 터빈으로 구동되는 소형 온보드 발전기를 탑재한 3인용 전기 콘셉트를 출시했다. 그러나 주행가능거리는 50km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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