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의 증명. BMW M135i xDr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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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의 증명. BMW M135i xDrive
  • 나경남
  • 승인 2021.10.1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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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클래스를 드러내는 것은 단지 배지만이 아니다

명불허전. 이름이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명성이 널리 알려진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BMW의 M은 이 사자성어의 아주 좋은 예시가 될만 했다. 그러나 지금 현재에도 여전히 그러한가 묻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다. 물론, 여전히 M로고가 의미하는 바가 달라지지 않았으며 가장 상징적인 M 시리즈들은 그 가치를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그 배지 하나 만으로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했던 때가 언제였을까. 

달리기 시작하면 무언가 불꽃이 차오르는 느낌이다<br>
달리기 시작하면 무언가 불꽃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M이 지나치게 확장되었다는 지적을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다양한 시리즈가 다양화되고 각 시리즈 별로 최상위 스페셜 모델에 M이 붙는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럴만 했다. 하지만 그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M 배지의 가치는 그것이 남발되면서 점차 그 빛을 잃고 있다고 느꼈다. 이는 전문가적 관점이 아니다. 그저 BMW의 M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갖고 자라온 평범한 한 남자로서의 시각일 따름이다. M135i는 어떨까? 

직렬 4기통 2.0리터의 터보 엔진이 발휘하는 최고 306마력은 구미가 당겼지만, 직렬 6기통이 아니란 점에서 한숨부터 쉴 사람들이 있을 줄 안다. 이들은 한때, BMW를 추켜세웠을 팬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그들에겐 애정이 남아있다. 애정어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엔진 시동을 걸면 배기 머플러에서 가볍게 팝콘 터지는 소리가 난다. 과장되고 과격하게 연출한 느낌은 전혀 없다. 이런 원숙함은 단순히 배기음 뿐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에서 확실하게 묻어난다. 1시리즈 중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모델인만큼, 사양면에서도 극히 충실하다. 1시리즈에는 최초로 적용된 BMW 특유의 제스처 콘트롤 기능을 비롯하여, 애플 카 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등이 완벽하게 지원된다. 자동 제어로 50m까지 지나온 길을 후진으로 돌이킬 수 있는 기능도 분명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하지만 이 차는 작지만(또 그렇게 작지는 않음에도) M이다. 

2.0L 306마력 가솔린 터보 M 퍼포먼스 엔진

시승하는 날, 강한 비가 오락가락했다. 시내 주행에서 전방위적인 안전 주행 보조 시스템이 안심감을 주었고, 탄탄한 하체 질감과 순발력있는 출력 특성이 충분히 그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느꼈다. 서울 지역이나 대도시의 간선 도로 또는 고속도로 위에서 유용할 차선 및 차간 거리 유지 기능도 충실하게 잘 작동했다. 정차가 반복되는 구간에서 유용할 스톱&고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기능까지 갖추면서 지루한 일상의 주행에서 편의성도 충분히 확보했다. 후방 좌석은 예상보다도 더 공간이 넉넉하게 느껴졌다. 후륜구동 기반의 차체에서 전륜구동 플랫폼으로 변모한 것이 여기서도 이득을 보게 만들어준다. 특히 뒷좌석의 무릎 공간이 충분한 편이며, 190cm 후반대의 아주 큰 키가 아니라면 뒷좌석에서 불편함을 느끼긴 어렵지 않을까. 단지 시트에 앉은 자세가 조금 경직된 느낌이 들었다. 

역시 동력 성능에 있어서 M135i는 빛난다. 운전석에 앉아 두툼한 스티어링 휠을 손에 쥐면 자신감부터 붙는다. 아마도 이런 저런 자동차를 몰아본 경험이 있다면 단, 몇 백 미터만 달려보더라도 전혀 만만치않은 녀석 임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승차 경험이 단순한 이동이라기보다 스포츠가 되기에 충분한, 그래서 시트를 조정하여 운전에 집중할 맛이 나는 차다. 

새로운 M135i는 과거의 최상위 M140i 때와 달리 직렬 6기통도 아니지만, 활기차고 시원스러운 가속 성능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은 없다. M이란 이름 때문에 급진적으로 차량을 다뤄야 한다는 부담도 완전히 내려놓길. 오히려 진짜 매력적인 부분은 따로 있었다. 서서히 액셀레이터 페달을 밟아나가 엔진 회전수가 2500rpm으로 향해갈 때, 문득 리어 드라이브부터 힘이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갑작스럽게 쏟아지거나 하는 위화감이나 그로 인한 공포 따위는 전혀 없다. 마치 불길이 차오르는 느낌. 액셀레이터를 지긋이 밟아나가는 딱 그만큼 전구의 불빛이 점차 밝아지는 듯하다. 3000rpm 부근을 넘기면 그 밝기는 최대치로 올라온 듯한데, 이제 그 힘은 오롯이 전륜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살살 달래듯 회전수를 차츰 끌어올렸을 때가 급격한 가속보다 훨씬 더 즐겁다. 단순히 출력이 차오르는 느낌 뿐 아니라, 전반적인 차체의 긴장도가 차츰 높아지면서 시원스럽게 달릴 준비를 마치는 듯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갑작스러운 가속에서는 약간은 그 반응이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당연한 일인데, 평상적인 수준으로 부드럽게 주행하는 중간에 액셀레이터를 급격하게 밟아넣으면 가속을 위해 변속기가 바쁘게 움직이는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감각이 아주 민감하고 빠릿빠릿하진 않다는 의미다. 여유있는 고단 기어에서 저단 기어로의 변속 전환이 그리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이미 가속 패달을 밟고 있는 상태라면 구동력의 전달에 있어서도 분명히 손해를 본다. 물론 직접 패들 시프터를 사용해 미리 변속을 마치고 가속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지 발놀림만으로 M을 대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가속력은 상당히 준수하다. BMW에서 밝히고 있는 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7초. 이처럼 빠른 가속과 전륜 기반이라는 점을 모두 감안했을 때, 토크 스티어가 발생할 법도 한데 그런 기색도 없다. 코너링에서도 제한 슬립 장치는 전륜구동차라고 보기 힘들만큼 예의 적절하게 라인을 그려낸다. M 스포츠 브레이크의 성능도 굳이 또 설명할 이유가 있을까. 조작감이 명확하고 능동적으로 차체를 제어하는 서스펜션과 함께 맞물려 차체를 온전히 제어하면서도 강력한 제동력을 제공한다. 

시트에 앉으면 그냥 운전할 맛이 난다
스포츠성뿐 아니라 해치백의 실용성도 충분하다

시장 전반에서 M135i xDrive와 직접 견줄 수 있는 차량은 어떤 모델이 있을까. 사실, 메르세데스-벤츠의 A35 AMG 해치백이 1:1 매칭에 적절하겠지만 국내에서는 그보다 한 단계 윗급인 A45 AMG를 상대하는 수 밖에 없다. 최고 마력을 비교하면 확실히 버거운 상대다. 하지만 M135i는 그 상대와 다른 매력으로 승부한다. 온라인 판매 정책을 통해서 판매를 시작한 퍼스트 에디션 M135i는 이미 완판 상태. 그 매력이 분명히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Fact File  BMW M135i xDrive First Edition
가격(VAT 포함)    6080만원(개별소비세 3.5% 적용)
크기(길이×너비×높이)    4319 x 1799 x 1434mm
휠베이스    2670mm
무게    1490kg
엔진    4기통, 1998cc, 가솔린 터보
변속기    자동 8단
최고출력    306마력 / 5000~6250rpm
최대토크    45.9kg·m / 1800~4500rpm
연비(복합)    10km/L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 디스크
타이어(앞/뒤)    235/35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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