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유럽에서 엿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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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유럽에서 엿본 가능성
  • 맷 샌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21.08.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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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LS400이라는 인지도 떨어지는 벌거숭이 세단으로 유럽 고급 자동차 시장을 두드린 지도 31년 지났다. 단단한 견과류 중에서도 가장 단단한 것에 비유할 수 있는 유럽 고급차 시장은 여전히 깨지지 않은 채 테이블 위에 남아 있고, 야심찬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 여럿은 바깥에서 눈여겨보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직도 유럽 대륙에 자리잡지 못한 채 상황을 진전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후발주자인 닛산의 인피니티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 포기했다. 캐딜락과 크라이슬러도 도전했지만 기억하는 이조차 드물 것이다. 둘 다 망했다. 

유럽 업체들이라고 상황이 좋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스텔란티스의 프랑스 럭셔리 전문 브랜드인 DS는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알파로메오나 재규어 같은 더 잘 알려진 배지를 가진 유럽의 유명 브랜드들도 당분간은 제자리걸음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테슬라, 볼보가 가까스로 시장을 파고든 것을 제외하면 다른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남겨두지 않고 있다. 

 

이 차는 스포츠 세단이 아니다. 하지만, 가솔린 터보 엔진의 퍼포먼스는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왜 지금 유럽에 자체 명품 브랜드 제네시스를 내놓기로 했을까? 정말이지, 왜 그게 신경 쓰이는 것일까? 부분적인 답은 제네시스가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럭셔리 자동차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인피니티가 그렇게 하려고 했던 것과도 차별화된 방향이다. (재미있게도, 인피니티의 도전에 함께 뛰어들었던 주요 인사들 중 일부가 현재 제네시스 유럽에서 일한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은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을 가진 현대자동차그룹 최고위 경영진에 의해 추진됐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회사 내에서 제네시스의 최대 옹호자이다. 그는 개인적으로가 아니라 그가 대표하는 회사가 존중받길 원한다. 토요타나 독일 BMW, 다임러, 폭스바겐그룹의 경영자들과 대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세상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곧, 정 회장이 경영하는 대기업이 진정 세계적 수준의, 기술적으로 정교하고, 폭넓게 사랑받는, 상업적으로 성공적인 고급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제네시스가 증명한 세상이다. 그리고 자신이 자리한 산업의 최고 실세 자리가 누구 못지않게 확고한 세상이다. 정 회장의 생각처럼 고급차는 현대차그룹이 쥔 개발 퍼즐의 마지막 조각일 수도 있다.

 

소재는 아주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인포테인먼트는 다이얼로 작동된다

제네시스에 대해 알아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많은 이들이 실패한 유럽에서 성공하려는 임무를 백지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네시스는 2015년 한국에서 브랜드로 설립됐으며 제네시스 자동차는 2020년 세계적으로 13만 대가 등록됐다. 이 수치는 제네시스가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달성한 것이다. 유럽에는 우선 2종의 모델을 출시한다. 아우디 A6 크기인 G80 세단, 그리고 아우디 Q7 크기인 7인승 SUV GV80이다. 라인업은 2022년 중반까지 5종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여기에는 순수 전기차들도 포함된다. 

따라서 당신이 BMW 3시리즈,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아우디 A4 아반트, 테슬라 모델 S 중 어느 차를 몰던 간에 - 원하기만 한다면 - 당신을 위한 제네시스가 준비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제네시스를 원하게 된다면, 그 이유 중 하나는 단순화된, 고객 중심적인, 온라인 지향의 구매 경험이 될 것이다. 이는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로부터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을 위해 고안된 것이다. 

제네시스는 서비스 주도의 운영자가 되고자 한다. 영국 전역에 제한된 수의 ‘스튜디오’ 대리점을 둘 예정이지만, 고객이 원치 않는다면 소유경험의 어느 단계에서도 실제 대리점에 발을 들여 놓을 필요는 없다. 제네시스가 고객에게 갈 것이다. 

 

제네시스 예비 고객은 온라인으로 자신의 차를 조합한 뒤 시승차를 부를 수 있다. 원한다면 다른 차를 또 부르고. 그다음 신차를 주문하면 ‘제네시스 퍼스널 어시스턴트’가 새 차를 가져다 줄 것이다. 물론 그들은 판매 수당을 받지 않는다. 제네시스는 정비가 필요할 때마다 차를 가져가고, 필요할 때는 대체용 차를 제공한다. 

제네시스의 철학에 따르면 이제 최고의 럭셔리는 시간이다. 어떤 고급차도 제네시스보다 고객의 시간을 아껴주지 못할 것이며, 소유 과정이 제네시스보다 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말 색다르게 들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차 자체는 어떨까? 제네시스는 과감한 디자인,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 뛰어난 럭셔리의 내재, 그리고 '세련된 성능'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제네시스 자동차의 특징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행감과 안정감은 매우 훌륭하다. 방음 수준도 뛰어나다

인상적이게도 G80은 그 대부분을 잘 포용한다. 이 중형 세단은 후륜구동 섀시에 207마력 2.2L 4기통 디젤 엔진 또는 4륜구동과 조합된 300마력 가솔린 터보 2.5L 4기통 엔진을 탑재하며, 365마력 전기 엔진 모델은 올해 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모든 모델은 강철 코일 스프링을 사용하며, 전방 노면을 판독하는 카메라로 액티브 댐퍼를 제어한다. 

G80은 어떻게 구성하더라도 스포츠 세단처럼 느껴질 것 같지 않다. 제네시스는 더 빠르고 더 재미있는 운전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려 하는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경향에서 벗어나, 서두르거나 자극받기 보다는 느긋하고 차분하게 주행하는 고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G80은 아우디 A6, BMW 5시리즈 또는 재규어 XF와 같은 스포츠 세단보다는, 렉서스 ES, 벤츠 E-클래스, 볼보 S90과 같은 모던 럭셔리 세단에 가깝다. 널찍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나파 가죽과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스크린이 있는 고급 버전의 뒷좌석을 이용하는 경우 특히 그렇다. 촉각적인 품질과 풍부한 소재, 예비 고객이 기대하는 최신 디지털 인포테인먼트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다. 주행은 부드럽고 외부와 잘 격리되며, 경쾌하고 적절하게 제어된다. 

 

제네시스는 앞좌석 측면 차음 유리를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고, 뒷좌석 측면 차음 유리는 옵션(시승차에는 적용됨)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있는데, 가솔린 모델에서는 기계적인 차단 수준이 매우 높았다. 

20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한 시승차는 시내도로의 좋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 살짝 거칠고 안절부절 못했지만 승차감이 대체로 아주 좋았다. 사실 G80의 실내에서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뚜렷한 정숙함은 정말 놀랍다. 동급 세단에서 이 정도로 편안하고 아늑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차는 찾아보기 어렵다. 

제네시스의 2.5L 가솔린 엔진은 유연성과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G80은 성능이 요구될 때 매우 강력한 수준을 보여주고 평상시 주행이 여유롭다. 

한편, 엔진과 협력하는 8단 자동 변속기는 부드러움을 위해 엔진과 보조를 맞춘다. 수동 모드에서 패들로 직접 제어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할 필요를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G80의 핸들링은 안정적이고, 알차며, 예측 가능하다. 다만 약간 따분하고, 스포티한 자세가 부족하다. 섀시의 한계에 근접함에 따라 차체 쏠림은 상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원하는 만큼 부드럽게 잠재력 있는 성능 수준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그립이 좋고 안정적이다. 

 

이 차는 운전재미가 좋진 않다. 하지만, 느긋하게 몰 수 있는 차를 지향한 나머지 차체 제어가 너무 헐겁거나 방치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G80은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선택지를 충분히 가진 이들을 위한 럭셔리카다. 자신에게 익숙하지만 다른 이들과 본인을 다르게 정의해주는 데에는 부족한 상품보다는 자신의 삶에 꼭 맞는 것, 더 나아가 그것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이 좀 더 현명하고 어른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을 더 기꺼이, 신중하게 선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다. 

가망 고객을 잡기에는 분명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확실히 기존 차와 다르다.  전반적으로 유능하고 편안하며, 고급지다.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를 해석한 제법 전통적인 방식의 세단이다.

 

제네시스 패키지, 옵션을 다 함께 품다

G80 제네시스 패키지의 대부분은 첨단 동적 안전·편의 기술들로 결합돼 3900파운드짜리 이노베이션 팩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주행 동안,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레인 키핑 어시스턴트 시스템(패키지 일부)은 크게 불편함이 없다.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할 때마다 재가동 되며,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바꾸려고 할 때마다 스티어링 휠에 저항이 생긴다. 컴퓨터는 운전자로 하여금 단순한 경계심과 차의 사각지대를 살펴보기 원한다. 만약 당신이 제네시스의 고객이라면 아마도 그렇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패키지에 포함된 다른 기발한 장비들은 제네시스의 “나가서 가만히 보기나 해”식의 스마트 파킹 어시스트 시스템이다. 파티에서 친구들을 속이는 데 유용한 기능이다. ‘오토 차일드 도어 락’ 시스템도 있다. 뒷좌석 승객의 문이 열리려고 할 때 지나가는 차가 감지된다면 자동으로 차일드락을 걸어준다. 꽤나 멋진 아이디어다. 

 

GENESIS G80 2.5T AWD LUXURY

가격    4만7950파운드(약 7600만 원)
엔진    4기통 2497cc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300마력/5800rpm
최대토크    42.9kg·m/1650-4000rpm
변속기    8단 자동
무게    1930kg
0→시속 100km 가속    6.0초
최고시속    249km
연비    10.9-11.1km/L
라이벌    렉서스 ES, 볼보 S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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