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클래스, 롤스로이스 MPW와 메르세데스 280SE 3.5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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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클래스, 롤스로이스 MPW와 메르세데스 280SE 3.5 쿠페
  • 마틴 버클리(Martin Buckley)
  • 승인 2021.07.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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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SE 3.5 쿠페는 ‘크롬 범퍼 클래식 메르세데스’ 세계에서 가장 소중한 차 중 하나이다. 1961년부터 시작된 이 뛰어난 비례의 조형을 가진 차량의 최종 버전이자 W111 2도어 제품군 중 가장 바람직한 차로서 V8을 탑재했고, 300 시리즈 쿠페의 말썽 많은 기능이었던 에어 서스펜션은 배제되었다. 

1969년부터 1971년까지 3270대의 280SE 3.5가 생산되었는데, 이 차들은 모두 최상위 다임러-벤츠 모델들만의 특권인 디테일을 위해 일일이 손으로 마무리됐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필러리스 쿠페는 245대만이 세계 시장에 출시되었으며, 사실상 생산이 종료되자마자 많은 이들에게 갈망의 대상이 됐다. 아마도 후속모델 SLC가 덜 특별하게 느껴지고 훨씬 더 평범한 자동차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확실히, 이들의 단종 이후 운터투르크하임에서는 폴 브라크가 그린 이 2도어 차보다 예쁜 것은 나오지 않았다. 유럽의 강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길고 낮은 미국식 하드탑 느낌을 이렇게 제대로 재해석한 다른 대형 쿠페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6700파운드(당시 220 세단은 2500파운드)라는 가격에 걸맞게 공간이 넉넉하고 정숙하며 매우 고급스러운 쿠페의 상징이 된 3.5의 매력에 근접한 유일한 차는 ‘롤스로이스 실버 섀도 뮬리너 파크 워드(MPW) 투도어 설룬’뿐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차의 디자인은 코니시라는 훨씬 짧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형태가 그 이름으로 재출시 된 것은 1971년이다. 플라잉 스퍼와 코치빌드된 클라우드 III 기반 차량들을 대체한 이 2도어 차체는 1966년 제네바 모터쇼에 처음 등장했다. 존 브래클리가 디자인한 이 차는 표준형 실버 섀도 세단과 일반적인 가족적 유사점 외에는 사실상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았다. 

 

굉장히 멋진 대시보드만으로도 이 차를 소유할 가치가 있다

둥근 엉덩이에 경쾌한 지붕선과 길고 가느다란 도어 손잡이가 달린 디자인 넘버 3010은 드롭헤드 버전에 이상적인 기초를 제공하는 아름답고 균형감 있는 형태를 갖췄다. 컨버터블(1966년 9월 도입)은 다양한 형태로 1990년대 중반까지 계속 생산되었지만, 지붕이 고정된 코니시 세단은 1980년 1108대 판매를 끝으로 단종되었다. 

코니시 이전의 MPW 쿠페는 568대(벤틀리 T1 버전은 68대)만 생산됐으며, 수십 년 동안 더 큰 6750cc 엔진을 탑재하고 기타 중요한 개선을 거쳐 운전하기가 훨씬 나아진 후속 모델들과는 관련성이 적은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 초기 MPW 실버 섀도 쿠페는 그 나름의 매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는 게 보편적이다. 

MPW 쿠페는 나중에 나온 코니시 모델의 턱 부분 스포일러, 고무 범퍼, (때로는) 요란한 색상 체계에 오염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세계대전 후 나온 롤스로이스 중 가장 멋진 대시보드를 가졌다. 초기 섀도 4도어의 이른바 치펜데일 또는 딥 대시 룩을 반영하지만, 불꽃무늬 베니어판과 대비되는 희미한 크로스밴딩으로 코치빌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코치빌더 플레이트
상징적인 엑스타시 오브 스피리트
안락한 뒷좌석

개조된 섀도 기반 차량을 런던 북부 윌레스덴에 있는 파크 워드 워크샵의 HJ 뮬리너에게 보냈다가 돌려받기를 두 번 하는 제작 과정 덕분에 이 차들을 완성하는 데는 각각 4~6개월이 소요됐다. 다양한 외부 업체들이 MPW 차체 부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전통적인 의미의 코치 빌딩이라기보다는 개작의 일종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롤스로이스 최초의 모노코크 자동차를 스페셜리스트 버전으로 제작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아한 해결책이었다.

1970년에는 롤스로이스 가격이 1만1600파운드로, 메르세데스 쿠페의 거의 두 배였다. 오늘날에는 그 반대이니 참 이상한 일이다. 여기 나온 두 대의 차는 ‘클래식 오토모빌 월드와이드’가 제공한 것인데, 그 점을 아주 깔끔하게 보여준다. 1967년식 2도어 섀도는 5만9500파운드로 동일 모델의 2021년 시세표 최상단에 있다. 만약 희귀한 벤틀리 버전들 중 하나라면 몸값이 훨씬 더 높다. 베이지색 가죽과 리갈 레드 컬러가 장엄해 보이는 이 차는 현존 최고 중 하나이다.

수십 년간 원즈원스 아모리 웨이에 있다가 현재 햄프셔로 자리를 옮긴 클래식 오토모빌의 앤소니 벤틀리는 이러한 자동차의 열혈 팬이다. “평생 롤스로이스와 함께 했기 때문에 이 차들을 과시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말했다. “그리고 이 차들이 ‘쿨’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분명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를 보지 않은 것이다.”

기계적으로 볼 때, 몇 년에 한 번 2000 파운드에서 5000 파운드 사이의 비용을 들여야 하는 복잡한 고압 제동 시스템을 가진 롤스로이스와 비교하면 메르세데스가 훨씬 부담이 적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그리고 적절하게 관리를 해준다면, 이 차들은 잘 지속된다. 롤스로이스의 엄청난 생존율을 알고 싶다면 이베이를 찾아보면 된다. 이 차의 올 알로이 V8은 더 작고, 더 시끄럽고, 더 높이 회전하는 벤츠 엔진만큼 견고하다. 

 

추가적인 크롬과 장식적인 스타일링이 돋보이는 벤츠는 터치감이 뛰어나면서도 매력적이고 균형 잡힌 디자인으로 남아 있다

녹과 부품 가격은 이 독일 자동차의 단점이다. 이 2도어 차량 전용 부품은 어느 것이든 청구 금액이 심부전을 유발한다. 롤스로이스 부품은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대부분 합리적인 가격으로 새것과 중고를 공급하는 회사들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W111 쿠페는 섀도처럼 피터스필드 회사의 오랜 소장 차량이었다. 이 후기형 모델은 몰타에서 수입한 것으로, 12만 파운드에 판매되고 있다. 이 차를 취급하는 벤틀리조차도 이런 가격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롤스로이스가 희소성이 높고, 설사 가격이 같다 해도 섀도가 더 비싼 차처럼 보인다.”

섀도는 공장에서 모든 장비를 갖추고 출고됐지만(1969년부터 에어컨이 표준), 280SE 3.5 쿠페의 경우 전동 윈도, 헤드레스트, 라디오, 파워 안테나와 같은 품목들이 값비싼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옵션이었다. 영국에서는 대부분의 W111 구매자들이 자신의 차를 높은 사양으로 주문했다. 

 

60년대 널리 사용되었던 W111, V8 파워의 280SE 3.5가 마지막 기치를 올리고 있다

미인대회라면 두 차는 공동 우승일 것이다. 두 차 모두 쿠페 스펙트럼의 ‘스포티한’ 끝보다는 ‘개인적인 럭셔리’에 훨씬 더 가깝다. 2도어 섀도는 메르세데스보다 길지만 아주 약간 좁다. 심플하고 우아한 디테일(모델 배지가 없다)이 돋보이며, 아름답게 구성된 치수는 대단히 좋은 취향을 뽐낸다. 

반대로, 만약 W111이 다른 부분도 크롬만큼 중시했다면 훨씬 오래 살아남은 로이스가 1970년대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견뎌야 했던 수모를 결코 겪지 않았어도 될 것이다.

2도어 섀도만의 암체어 같은 커다란 전동조절 시트를 가진 MPW는 메르세데스보다 높게, 딱 맞는 높이로 앉는다. 벤츠는 화려하고 더 포용력 있는 좌석으로 내려앉는 반면, 경사진 유리와 놀랄 만큼 내려앉은 지붕을 가진 롤스로이스는 차에 탈 때 고개를 약간 숙이게 만든다. 두 차 모두 짐 공간이 넓으며, 뒷좌석 승객들도 앞좌석 승객들과 무릎 공간을 협상하지 않는다. 하지만 롤스로이스는 공간과 럭셔리함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상적인 그릴

알루미늄으로 덮은 긴 도어는 닫을 때 메르세데스처럼 은행 금고 같은 마무리를 보여주지 않지만, 다른 모든 측면에서 볼 때 롤스로이스의 마감재, 재료 및 디테일은 클래스가 다르다. 아름답게 짜인 대시보드 컨트롤의 정밀한 작동에서부터 화려한 광택과 빈틈없는 베니어 맞춤까지, 플라스틱 스위치를 가진 독일차를 아주 약간 평범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이것은 ‘핸드메이드’와 ‘대량생산’의 차이가 아니다. 롤스로이스에는 이그조틱한 소량생산 자동차들의 단점인 아마추어 같은 디테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점은 주행을 해봐도 이어진다. 혹자는 280SE 3.5의 급하고 인후성이 강한 으르렁거림을 선호할 수 있지만, 이 차의 나지막이 쾅쾅거리는 오버헤드 캠축과 딸깍거리는 연료 인젝터를 섀도의 고요한 공회전이나 비단 같고 고압적인 가속과 비교하긴 어렵다. 메르세데스는 바닥 쪽에 놓인 조작부로 제어하는 다재다능한 4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보다 빠른 출발 속도를 자랑한다. 부드럽지 않더라도 빠른 변속으로 가속이 생동감 있게 느껴지도록 하여 V8의 200마력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 당시 수치로는 1588kg인 280SE 3.5가 2177kg 섀도를 시속 160km까지 훨씬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도로상에서는 그 차이가 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크루에서는 엔진회전수와 소음을 동일시하기 때문에 엔진을 크게 만들어 낮은 회전수에서 높은 토크를 내고 변속은 적게 하도록 했다. 이것이 섀도가 대부분의 시간을 정상에서 보낼 수 있는 이유이다.

 

칼럼 기어시프트는 럭셔리한 실내의 옵션
세꼭지 별은 진정한 품질의 표시다

벤츠는 롤스로이스보다 16km/h 높은 시속 20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그보다 유의미한 것은 고속에서 정속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둘 다 160km/h가 이상적이라고 느껴지지만, 섀도가 훨씬 조용하다. 일반적으로 차량이 외부 소음 발생원으로부터 격리되어 있기 때문에 도로 소음만 들리는 분리된 개인 환경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60년대 섀도처럼 이 차는 후기형 3단 GM400이 아닌 4단 하이드라매틱 변속기를 장착했는데, 이는 2단 53km/h와 3단 113km/h 사이의 큰 간격을 의미한다. 조심스럽게 주행하는 동안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보다 공격적인 주행에서는 차이가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주행은 고요하며, 근사한 촉감의 전자식 컬럼 ‘마술지팡이’를 건드려 3단으로 내리면 코너에 들어갈 준비가 된다.

뒤따르는 메르세데스에서 보기에, 잘생긴 MPW는 예상만큼 옆으로 기울어지지 않는다. 독일차와 동등하게 뛰어난 브레이크(280SE 3.5는 강한 제동시 노이다이브 경향이 있다)와 직진 안정성을 갖춘 로이스는 본래 거칠게 다루어지도록 만들어진 차가 아니지만 초기 반응이 주는 인상과 달리 애초에 내재된 여유가 많다. 

확실히, 무게감이 좋은 벤츠와 비교했을 때, 롤스로이스의 조향은 익숙해지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아주 가볍고 감각이 전혀 없어 본질적으로 좋은 핸들링에는 해가 된다. 그러나 일단 이 부드러운 자동차를 이끄는 데 있어서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아야 함을 배운 후에는, 훨씬 더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 시내 주행은 나무랄 데 없으므로, 스티어링 설정이 왜 이런 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초기 섀도들은 노력하지 않아도 모든 상황에서 긴장을 풀 수 있게 만들어졌다. 

 

메르세데스는 스포츠카가 아니지만 섀도를 탄 다음 시승하면 마치 스포츠카인 듯 느껴진다. 쏠림과 언더스티어가 훨씬 적고, ‘최소 6인치’가 아닌 인치 단위로 차를 몰 수 있다. 이 차의 농익은 로우 피벗 스윙 차축은 그 기원이 1950년대의 설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이 최후 개발품은 꽤 많은 그립을 만들어낸다. 롤스로이스는 운전자가 알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메시지를 걸러낸다고 한다면, 벤츠는 운전자를 의사결정에 참여시키는 쪽이다. 

가속을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보인다. 왜냐하면 피드백이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것은 섀도의 뛰어난 승차감과 거의 일치한다. 두 차 모두 도로의 결함을 굴복시키지만, 롤스가 부드럽게 던져 넣은 다음 기복 위로 수평을 잡는 방식에는 세심한 통제 하에 있는 최고의 무게감과 실체감이 있다.

 

2도어 섀도는 기대만큼 잘 굴러가지 않지만, 메르세데스보다 조금 더 빠른 스포츠 머신이다

메르세데스 280SE 3.5 쿠페를 목표로 하는 이가 있다면 2도어 섀도를 통해 그 결정에 영향을 끼칠 방법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 경우 벤츠 한 대 가격으로 두 대의 코치빌드된 롤스로이스를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마저도. 물론 3.5L W108 세단에서는 훨씬 더 나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세단은 쿠페와 주행이 동일하고 그 나름대로 매우 잘생겼다. 그리고 적어도 1980년대 중반부터 폴로 넥을 입고 턱을 두드리는 런던 디자인 전문가라면 누구나 이 멋진 쿠페들을 상상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음도 여기서 알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롤스로이스에 탄 스스로를 보지 못한다.

어쩌면 그것은 문화적 자기비하의 한 형태일 것이다. "영국이라면 쓰레기일 것이다"라는 사고방식. 그러나 사회학적인 무게를 한쪽으로 치워놓고 보면, 고가의 명작이었던 이 차들은 진정한 대체물이 없는, 정제되고 공학적인 우수성의 독특한 풍미를 가진 저평가된 기계들이다.  

ROLLS-ROYCE SILVER SHADOW MULLINER PARK WARD
판매/생산대수 1966-’71/568
구조 알루미늄 도어를 포함하는 스틸 모노코크, 보닛 그리고 트렁크리드
엔진 올-알로이, ohv 6250cc V8, 트윈 SU 카뷰레터
최고출력 not disclosed
최대토크 not disclosed
변속기 자동 4단, RWD
서스펜션 독립식, 앞 더블 위시본, 안티-롤 바 뒤 세미-트레일링 암, 코일 스프링, 셀프-레벨링 f/r
스티어링 파워-어시스트 리서큘레이팅 볼
브레이크 디스크
길이 5169mm 
너비 1829mm 
높이 1492mm
휠베이스 3035mm
무게 2185kg
0-시속 97km 가속 10.8초 
최고시속 187km
연비 3.5-4.6km/L
가격 new £11,556 Now £60,000

MERCEDES-BENZ 280SE 3.5 COUPé
판매/생산대수 1969-’71/3720
구조 스틸 모노코크
엔진 아이언-블록, 알로이-헤드, sohc-per-bank 3499cc V8, 보쉬 퓨얼 인젝션
최고출력 200마력/6500rpm
최대토크 31.9/kg.m/4200rpm
변속기 자동 4단, RWD 
서스펜션 독립식, 앞 더블 위시본, 안티-롤 바, 뒤 로-피봇 스윙 액슬, 트레일링 암; 코일, 텔레스코픽 댐퍼 f/r 
스티어링 파워-어시스트 리서큘레이팅 볼 
브레이크 서보를 포함한 디스크 브레이크
길이 4883mm 
너비 1842mm 
높이 1435mm 
휠베이스 2750mm 
무게 1569kg 
0-시속 97km 가속 9.0초 
최고시속 201km 
연비 5.3-7.1km/L
가격 new £6700 Now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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