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어링 휠의 재발견, 창의적이거나 미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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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의 재발견, 창의적이거나 미쳤거나
  • 리차드 준지(Richard Junji)
  • 승인 2021.07.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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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런 스티어링 휠은 이미 입증된 개념이다. 하지만 일부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아직도 다른 것을 시도하려고 한다.

테슬라는 자동차 개발을 정의하는 책 따위는 주저하지 않고 찢어버린다. 사실 이 전기차 제조 업체는 최신 모델 S와 모델 X의 업데이트에서 스티어링 휠을 요크 디자인으로 바꿨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원형이 아닌 다른 모양으로 만든 것이 테슬라가 처음은 아니다. 여기 그 전에 있던 둥그스름한 네모의 혁신적인 디자인들이 있다. 

 

1986 올즈모빌 잉카스

1980년대 콘셉트카를 끄집어 낸 것이 약간 불공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이다. 마치 자동차 개발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은 느낌이다. 잉카 스타일의 양산차를 몰아본 사람들은 아마도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을 것이다. 맥도넬 더글라스 F-15을 안전벨트도 메지 않고 타본 적이 없다면 말이다.  

 

1985 마쓰다 MX-03

MX-03은 1980년대 중반 콘셉트카의 고문관이다. 과도한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스티어링 휠은 아마도 전투기에서 영감을 얻었을 테다. 행여나 나중에 이런 스티어링 휠을 만들, 간 큰 자동차 회사가 나올지 걱정된다. 설령 옵션으로라도 아서라.

 

1980년 시트로엥 카린

만약 카린의 <스페이스:1999>(1970년대 영국 TV 드라마, 달 기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공상과학 시리즈) 스티어링 휠이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한다면, 미래지향적 콘셉트카의 외관 사진을 몇 장 더 찾아보자, 그러면 이 차의 대시보드와 컨트롤이 실제 상당히 절제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940 쉐보레 스피너

1930년대와 1940년대는 파워스티어링이 없었다. 돌리는 게 무겁고 느릴 수밖에. 이에 대한 쉐보레의 대답은 12.50달러 옵션인 내장형 휠 스피너로 대신했다. 이론상으로는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게 쉬워진다. 이 옵션은 인기가 없었고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고작 2년 정도.

 

2004 시트로엥 C4

슬쩍 보면 시트로엥 C4의 스티어링 휠은 그다지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면 얘기가 달라진다. 림은 기존 방식대로 회전하지만, 허브는 고정돼 있었다. 가운데 있는 기능 버튼들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아이디어 역시 정착하지 못했다. 왜냐면 운전자의 손이 그만큼 영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73 오스틴 알레르고

알레르고는 너무 빈약한 패키지를 갖고 있었다. 평범한 드라이버조차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급진적인 뭔가를 시도했다. 그에 대한 대답은 바로 ‘쿼틱’(네 개의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스티어링 휠이었다. 하지만 잘못된 해답이었다. 이렇게 이상하게 생긴 모양은 일 년만에 정리되고 결국 평범한 원형 스티어링 휠로 바뀌었다. 

 

1971 마세라티 부메랑

‘무엇을 피웠나?’라는 별명의 또 다른 엽기적 스티어링 휠이다. 보이는 그대로다. 끔찍한 미적 감각에다가 최악의 인체공학이 접목됐다. 게이지 확인도 로커 스위치도 라이트 컨트롤도 와이퍼 작동도 모두 스티어링 휠 안쪽에 들어 있다. 이해 불가능한 미친 짓이다. 

 

1959 시트로엥 ID 19

여기에서는 시트로엥의 불규칙한 숫자들이 있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이 프랑스 자동차 회사는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경계선을 넘으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시트로엥은 싱글-스포크 휠을 내놨었다. 하지만 이 차는 그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아마도 가장 전위적인 등급의 양산 차일 것이다. 

 

1963 쉐보레 Corvair Testudo

정사각형 모양의 스티어링 휠은 한 가지 타입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직사각형은 사용방법에 있어서도 또 다른 이야기다. 10시와 2시 방향을 쥐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S-밴드(손을 교차시켜 스티어링 휠을 한 바퀴 이상 돌리는 방식)가 어떻게 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1996 메르세데스-벤츠 F200

메르세데스 F200이 나왔을 때, 사브 9000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가 이미 취소된 상태였다. 하지만 벤츠는 비슷한 아이디어를 계속 이어갔다. 물론 아무 소용은 없었다. 하지만 F200에서 좋았던 점은 대시 전체를 덮은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대칭적 디자인이 깔끔했다는 것이다. 왼쪽-오른쪽 핸들을 구분하지 않고 차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1982 이탈디자인 올카

이 차를 보자마자 1980년에 탄생한 이탈디자인의 올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수많은 버튼들이 스티어링 휠에 얹혀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차의 복잡한 대시보드에 대해 불평들이 많았지만, 이만큼 혼란스러운 차는 몇 대 없었던 거 같다. 

 

2000 스파이커 C8 스파이더

언제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스파이커 C8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차들 중 과도하게 디자인에 집중한 작품 중 하나다. 대부분 사람은 프리미엄 세단에서도 기본적인 스티어링 휠을 써야 하지만, 아주 소수의 사람은 광택을 낸 이 환상적인 아이템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건 꽤 행복한 일이다. 

 

1957 포드 에젤 텔레터치

에젤은 포드에게 완벽한 재앙이었다. 여러 다양한 이유로 말이다. 그중 하나는 무척 영리해 보이려고 하는 바람에 기어 셀렉터를 스티어링 휠 중앙에 푸시 버튼으로 집어넣었다는 거다. 이 재앙은 구조상의 문제 이외에도 전자계통까지 문제가 발견됐었다. 

 

2000 시트로엥 오스모즈

사진에서 보다시피, 오스모즈 콘셉트의 복잡한 스티어링 휠은 흉내내기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이처럼 작은 공간에 대시보드 전체를 집어넣을 만한 기술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양산차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정말 정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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