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6 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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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 탐구생활
  • 나경남
  • 승인 2021.07.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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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는 첫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잘생긴 외모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알핀에서 가져온 활기 넘치는 엔진과 경제성 및 친환경성을 앞세운 LPG 버전은 어떤 매력을 더하게 될까?

“짜릿해, 늘 새로워, 잘생긴 게 최고야.”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는 미남 배우가 인터뷰에서 장난처럼 했던 말이다. 질문은 아마도 이랬을 거다. “스스로도 잘생긴 거 아시나요? 잘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지겹지 않으세요? 그 기분은 어때요?” 아마도 같은 질문을 내게 던졌다면 나는 “글쎄요, 아니요,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지 않았을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심의 여부를 떠나서 보기 좋은 외모를 갖는다는 것은 분명 큰 이점이 된다. 

지난 2016년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처음 SM6를 공개했을 때에도 그랬다. 잘생긴 게 최고라는 말은 틀림이 없었다. 첫 인상부터 화제를 모았고, 실제로 그 전반적인 디자인 큐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재의 SM6도 여전히 ‘잘생겼다’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승차량을 처음 만나던 그 순간에도 그랬다. 이미 꽤 잘생겼다는 평가는 익히 들어왔고, 나 역시 그 평가에 동의하고 있었다. 근데 실제로 만나보니 그 외모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근사했고, 하나의 정형화된 이미지가 아니라 매력을 발산하는 범위도 넓었다. 

 

SM6 2.0 LPe는 기대 이상으로 실용적인 장점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도 딱히 멋을 부린 티를 내지 않는 점이 맘에 들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야 당연히 개인차가 있겠지만, 지나치게 최신 유행을 좇거나 화려함을 드러내는 쪽보다는 언뜻 보기엔 평범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잘 정돈되어 있는 매력이 더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SM6는 그 기준에 딱 들어맞는 모델이었다. 

그런데 이번 시승은 거의 같은 외모의 SM6를 함께 탐구하는 것이었다. 2.0 LPG 엔진 버전과 1.8L의 직분사 터보 엔진 버전이 주인공. 같은 차량의 서로 다른 트림을 한꺼번에 경험할 기회가 그리 흔했던 것은 아니어서 탐구생활 자세를 갖춰보기로 했다.

 

먼저 마주한 쪽은 2.0 LPe. 배기량 1998cc의 LPG 액상 분사 엔진으로 최고 140마력을 내는 쪽이다. SM6 라인업 전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출력을 갖고 있는만큼 기대는 거의 없었다. 숫자로 표시되는 출력 수치에 집착하는 쪽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전혀 종류가 다르긴 해도, 개인적으로 LPG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을 소유했던 경험도 한 몫 했다. 

LPG에 대한 편견에 일조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애초에 이 트림을 선택하는 이들이라면 분명히 그 차이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적어도 동력 성능의 수치보다도 다른 가치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고 집중했으리라는 것이다. 

 

LPG가 갖고 있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 비용도 가치가 있지만 실질 연비와 연소 효율의 측면에서 강점이 크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그 대신 상대적으로 가솔린 모델 대비 차량 가격과 연료비 양쪽 모두에서 조금 더 이점이 있고, 무엇보다도 다른 연료 대비 배출가스에서 질소산화물 및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친환경적인 부분에서도 가치가 있다. 

한때, SM6에서도 높은 연비를 자랑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디젤 엔진 버전이 선택지에서 사라진 것과는 다른 맥락이다. 실제로 정부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택시나 장애인용 차량 등으로 한정되었던 일반인의 LPG 차량의 제한을 해제하면서 일반 구매층에서도 LPG를 선택할 수 있게 했고, 현재 SM6의 시승차량 2.0 LPe를 만나볼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됐다. 

 

르노삼성의 LPG 모델이 갖고 있는 고유 특징 중 하나로 잘 알려진 도넛 탱크는 트렁크 내부에서 확인 가능하다. SM6의 트렁크 내부 공간의 용량은 국산 동급 차량들의 크기와 비교했을 때에도 가장 넓은 수준을 자랑하는데, 만약 일반적인 방식의 LPG 연료 탱크가 탑재되었다면 적어도 LPG 버전의 트렁크 공간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르노삼성이 지난 2014년 대한LPG협회와 함께 약 200억 원을 투자하여 연구 개발의 결과로 얻어낸 도넛 탱크는 확실히 그 역할을 해낸다. 

차량에 올라앉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겉보기보다 실내 공간의 안락함. 루프 라인이 생각보다는 낮게 깔려있어 처음에는 운전석의 헤드룸 공간이 다소 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중형급 세단으로서의 풍부한 질감을 갖추고 있어 기꺼이 운전자를 감싸 안는 분위기가 특징이었다. 최신형으로 발전한 모델답게 계기반은 풀 컬러 TFT로 지원되고 각종 주행 정보를 파악하고 표시하는데도 부족함이 없다. 단지 각종 조작 버튼류의 구성과 작동 방식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졌다. 사실 이 부분은 그저 약간의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긴 하다. 

 

주행 편의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도 눈에 띈다. 사실 요즈음의 차량들에서 이런 기능들의 유무여부는 구매 후보군을 추려놓은 상태에서 가장 결정적인 구매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특히나 차량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는 도심 속에서의 출퇴근이나 정체가 심한 고속화도로 등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의 입장에서 정차와 출발 가속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및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은 필수적인 부분이다. SM6 역시 새롭게 상품성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쓴 것이 티가 난다. 

한편으로는 계기반 뿐 아니라 센터 콘솔의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면서 시원스럽게 기타 추가 정보가 표시되고, 공조 시스템의 조절 버튼들이 별도로 배치되어 조작 편의성도 높았다. 차량 내부의 세팅을 나에게 맞춰가면서 열심히 그 구조에 익숙해졌다. 주행 중의 소음은 꽤 억제된 느낌이었고, CVT 방식의 LPG 엔진 임에도 출력이 크게 부족하다거나 흐름에 뒤쳐진다는 느끼지 못했다. 물론 약간은 더 액셀러레이터를 밟게 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 자체가 꼭 나쁜 것 같진 않았다. 오히려 스트레스라기보다는 재미의 요소처럼 받아들여졌다. 

 

SM6 TCe 300은 의외의 스포츠성이 주행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드라이빙 모드는 총 네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 설정에 해당하는 마이센스, 스포츠, 컴포트, 에코로 나눠지는데 역시 가장 기분이 나는 쪽은 스포츠다. 각각의 모드를 선택할 때마다 앰비언트 라이트의 색이 달라지는 가벼운 변화도 물론 반가웠지만 더 만족스러운 부분은 주행 즐거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설정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감응 반응과 엔진 사운드, 그리고 서스펜션의 댐핑력이 달라지는 부분 등은 실제로 그만한 아주 빼어난 수준의 출력이 아닌 엔진과 변속기를 갖고 있더라도 주행 쾌감과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특히, 엔진 사운드 증강 시스템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인상적이었다. 틀림없이 인공적인 사운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 그러니까 물리적으로는 절대로 이런 소리가 나올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기존 엔진 사운드에 정확하게 맞물리면서 쾌감을 더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엔진 성능을 완전히 발휘할 일이 거의 없는 일상의 주행 상황에서는 실질적 가속력보다 다른 방식으로 만족감을 채워주는 방식도 충분히 유효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굳이 더 높은 출력의 엔진도 전혀 필요 없을 것 같았다. 물론 이런 생각은 동급 최고 수준의 출력을 발휘하는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얹은 TCe 300을 시승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TCe 300에 적용된 배기량 1798cc의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르노의 고성능 브랜드인 알핀과 르노 R.S. 등에 탑재되는 고성능 엔진으로 확실한 차이를 보여줬다. 더구나 2.0 LPe 버전을 타고 있다가 이 쪽으로 옮겨 타게 된다면 그 충격은 훨씬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중형급 세단으로 특별히 더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무난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승용차로써의 가치만 고려한다면 전혀 필요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엔진이야말로 동급 모델들 중에서 SM6의 가치를 가장 크게 높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숫자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최고 225마력과 최대 30.6kg·m의 토크는 그저 상대적인 비교를 위한 수치일 뿐. 실질적인 주행 감각에서 오는 차이는 그 이상이었다. 마치 말쑥한 정장차림에 꽤 핸섬한 얼굴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스포츠 능력이 무척 뛰어난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심지어는 넥타이를 풀거나 셔츠를 걷어부치는 등의 아주 사소한 힌트도 주지않는 느낌이라 놀라움은 더 컸다. 

 

앞서 설명했던 엔진 사운드 증강 시스템이 그 풍미를 조금 더 높일 수는 있겠지만, 사실은 그조차도 필요없게 느껴졌기에 나는 오히려 훨씬 경쾌해진 발놀림에 맞는 음악을 찾아듣고 싶어졌다. 마침 시승 차량에는 보스의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으니 더할 나위가 없었다. 기본 설정의 사운드는 다소 날카롭고 세밀한 표현력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았기에 개인적으로는 덩달아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는 듯 했지만, 중저음을 강조하는 쪽으로 프리셋을 조정한 이후에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꼭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각종 보조 제어 시스템이 해제된 상태에서의 주행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다. 

겉보기엔 크게 다를 게 없는 일반적인 가족을 위한 중형 세단인데, 의외의 스포츠성을 제공한다. 오히려 아쉬운 점은 이런 특징을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잘 어필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부분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부분은 쉽지 않다. 실제 르노의 고성능 모델들이 국내에서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았으니, 고성능 버전의 엔진을 사용했다는 것을 환영할 수 있고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은 무척 한정적이다. 

 

그렇다고 TCe 300을 ‘패밀리 스포츠카’라고 소개할 수 있는가 하면 그 또한 아니다. 오히려 강조되는 부분은 경쟁 모델에 대비하여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주행 보조 기능들이다. 개인적으로는 바로 이런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다. 가장 강력한 경쟁 모델들과 대비하여, 르노삼성의 SM6는 전혀 과하지도 않고 또 너무 무난하지만도 않은, 무엇보다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외모를 바탕에 깔고 있다. 그 자체로도 매력은 있지만 사람들은 이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바란다. 무난한 주행 성능과 상대적으로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2.0 LPe와 고성능 엔진이 주는 주행 즐거움을 제공하는 TCe 300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둘 다 훌륭한 외모가 바탕에 있으니, 각각의 선택지가 제공할 수 있는 특징적 부분을 강조한다면 설득력은 충분할 것이다. 

사진 · 송정남

THE NEW SM6 2.0 LPe RE    
가격(VAT 포함)     3049만 원부터(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
크기(길이×너비×높이)    4855 x 1870 x 1460mm
휠베이스    2810mm
공차중량    1510kg
엔진    1998cc, 직렬 4기통 LPG
변속기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 
최고출력    140마력 / 6000rpm
최대토크    19.7kg·m / 3700rpm
연비(복합)    9.4km/L 
CO2 배출량    139g/km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앞/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245/45 R18
    
THE NEW SM6 TCe 300 PREMIERE    
가격(VAT 포함)     3422만 원부터(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
크기(길이×너비×높이)    4855 x 1870 x 1460mm
휠베이스    2810mm
공차중량    1515kg
엔진    1798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 가솔린
변속기     7단 자동 듀얼클러치
최고출력    225마력 / 5600rpm
최대토크    30.6kg·m / 2000~4800rpm
연비(복합)    11.6km/L 
CO2 배출량    144g/km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앞/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245/40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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