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동안 전기차, 페라리 296 G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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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동안 전기차, 페라리 296 GTB
  • 맷 프라이어(Matt Prior)
  • 승인 2022.04.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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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830마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입문형 페라리에 대한 새 기준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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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면 좋을 것 같은 부분이 있나요?” 라파엘 드 시모네가 물어왔다. 그는 ‘페라리 GT 개발 테스트 드라이버’인데, 사실상 모든 도로용 페라리 자동차의 주행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이 그에게 있다.  

물론 새로운 페라리 296 GTB에서 바꾸고 싶은 점은 있다. 왜냐하면 완벽한 차는 없기 때문이다. 나의 불만은 애플 카플레이로 인해 엔진 회전계가 보이지 않게 되는 점이나, 앞코가 올라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이다. 하지만 레이스 트랙에서 몇 분 동안 차를 몰고 나온 후, 그것들을 잊어버렸다.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말할 것도 없고, 아무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흥분됐다. 

나는 이 차의 균형이 얼마나 잘 잡혀있는지에 대해 웅얼거렸다. 그 말인즉슨 드 시모네와 그의 팀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뜻이다. 유튜브 댓글을 읽는 것과는 반대다.

296 GTB는 페라리의 최신 미드 엔진 표준형(24만1550파운드, 약 3억8650만 원) 슈퍼카다. 그리고 페라리 엔지니어들은 이에 대해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다. F355 시절에는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458 이후로는 확실히 그렇다. 458은 전임자인 F430보다 1.5세대 더 좋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이는 맥라렌이 경쟁모델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이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페라리는 특별히 좋은 차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다. 이후 마라넬로의 V8 슈퍼카는 모든 세대가 눈부셨다. 

그런데 296 GTB는 V8이 아니라는 점을 우선 짚고 넘어가야겠다. V6 엔진을 탑재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물론 페라리는 이전에도 전동화된 자동차를 만든 적이 있다. 라페라리 하이브리드와 SF90 스트라달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먼저 내놓았다. 그 차들은 마치 기술적인 연습처럼 느껴졌다. 페라리가 이 기술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아보려고 만들어진 것처럼. 

296 GTB는 탑재한 엔진의 배기량과 실린더 수를 따서 명명되었다. 두 개의 실린더 뱅크 사이에 트윈 터보차저가 장착된, 나지막한 120도 V6는 정확한 배기량이 2996cc이고, 663마력을 낼 수 있다. 엔진과 8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사이에 탑재되어 엔진 입출력을 단속하는 166마력 전기모터가 힘을 보탠다. 

그리하여 최고출력은 830마력이고, 구동력은 전자 제어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을 통해 뒷바퀴로 전달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 시속 200km까지 7.3초에 가속할 수 있다. 

7.45kW 구동 배터리는 두 탑승자와 엔진 베이 사이에 장착되며 무게는 73kg이다. 모터와 인버터, 잡동사니까지 합친 세팅은 자동차에 100kg 정도 더 무거운 짐을 얹는다. V8과 비교하면 차 뒤쪽에서 실린더 두 개를 덜어 냈으니 그 중 일부는 만회가 되지만, 다른 곳에서의 무게 저감에도 불구하고 296 GTB는 이전 모델인 F8 트리뷰토보다 35kg 더 무거워졌다. 건조중량은 1470kg, 연료와 유체를 채운 상태에서는 1600kg에 가깝게 된다. 

유리 리어 데크 아래의 기계들은 모두 매우 낮고, 콤팩트하다. 296 GTB의 휠베이스는 2600mm(F8 트리뷰토보다 50mm 짧음)이며, 운전자는 앞바퀴에 14mm 더 가까이 자리한다. 

이처럼 짧아진 휠베이스는 페라리에게 몇 가지 걱정거리를 안겨주었다. 나에게는 그 차이가 별로 크지 않은 것처럼 들리지만, 엔지니어들은 그 차이로 인해 이 차가 얼마나 더 민첩하고 그만큼 덜 안정적일지 걱정했다. 복잡해진 드라이브트레인만 우려되는 것도 아니다. 처음으로 유압식이 아닌 전기식 보조 스티어링을 채용했다. 브레이크는 전기 신호로 작동하는 바이 와이어 방식이라, 제대로 튜닝 되지 않을 경우 인위적이거나 더 나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포함된다. 2010년 이전에는 드 시모네의 팀에 세 명의 엔지니어가 있었지만 현재는 열다섯 명으로 구성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들은 엄청난 일을 해냈다.

통상적인 방식의 경첩이 달린 문을 열면, 296 GTB의 최신 형제들에 적용된 것과 같이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품은 2인승 실내가 드러난다. 간결하게 디자인되어 람보르기니 우라칸의 실내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마세라티 MC20보다는 눈길을 끄는 요소가 많다.

인체공학적인 면에서는 혼합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이 대시보드로부터 좀 더 떨어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별 문제는 아니다. 스티어링 휠은 거의 동그랗고, 커다란 기어 변속 패들은 운전자가 조절해 놓은 컬럼에 붙어있다. 컬럼에는 다른 조작 막대기가 없기 때문에 적어도 패들 위치를 가늠하기는 쉬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배치는 다른 기능 조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명, 와이퍼 및 방향지시등의 조작버튼은 스티어링 휠에 있다. 인포테인먼트 등을 위한 다기능 터치 감지 아이콘이 함께 제공된다.

주행 모드를 선택하고, 이에 따라 섀시를 제어하는 마네티노의 다이얼도 스티어링 휠에 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설정을 위한 터치 컨트롤도 여기 있다. 익숙해지긴 하겠지만, 이걸 전부 다 합치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택한 파워트레인 모드에 따라 296 GTB를 전기차로 몰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시스템의 요점이다. 전기주행으로 25km를 주행할 수 있어 도심의 배기가스 제로 지역을 드나들 수 있다. ‘하이브리드’는 일상 주행용이다. 퍼포먼스는 배터리 매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모든 것을 제공한다. ‘퀄리파잉’은 짧은 시간동안의 빠른 주행을 위한 것으로, 배터리가 바닥날 때까지 모든 것을 제공한다.

 

한편, 다섯 가지 핸들링 모드는 젖음(안정성 제어 높음)에서 ESC 꺼짐(당신 스스로 책임지시오)까지이다. 전자적으로 제어되는 댐퍼는 두 가지 상태를 제공한다. 각 핸들링 모드에서 두 가지 상태를 번갈아 해볼 수 있다.

이전에는 이런 종류의 페라리들에서 어떤 모드를 선택하는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당신이 힘 주머니들을 가지고 있고, 그걸 다 쓸 필요는 없다는 건 당연하다. 어차피 몰입하게 될 테니까. 

도로용 차로서는 296 GTB도 마찬가지이다. 부드러운 댐퍼 설정에서는 승차감이 유연하고, 단단한 설정에서 좋지 않은 노면을 만나면 약간 덜컹거린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쉽게 숨을 쉴 수 있다.

스티어링은 우리가 익숙한 수준에 비해 초기 무게감 증가가 더하다. EPAS 시스템의 장점 중 하나는 튜닝이 가능한 정도이다. F8 트리뷰토보다 조향비가 빠르고, 스티어링 휠은 록투록 사이에 두 바퀴가 채 돌지 않지만, 처음에는 더 안정감이 느껴지는 한편 차는 여전히 활력 있게 회전한다.

296 GTB의 주행은 스티어링, 승차감, 선회의 흐름이라는 특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엔진은 특별하다. V6는 8500rpm까지 회전하며, 터보 지연이 발생할 경우 모터가 이를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출력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반응성을 제공한다(또한 모터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처럼 작동하여, 점화를 차단하거나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것보다 더 빠르게 회전수를 낮춘다).

페라리는 심지어 소리도 V12처럼 들린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이는 일정 간격의 점화순서, 배기장치에서 실내까지 소리를 전달하는 튜브, 3차 고음계를 내도록 한 튜닝 덕분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 엔진을 피콜리노(이탈리아어로 작은) V12라고 부른다.

독자들은 그 소리를 직접 듣기 전까지는 이런 말들이 마케팅적인 허풍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듣고 나면 그럴 듯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차는 일상 주행용 버전이다. 더 빠르고 좀 더 트랙주행에 초점을 맞춘 변형이 나올 것이다. 현재는 우리가 트랙에서 운전한 차처럼 짜릿한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를 주문할 수 있다. 8500rpm의 레드라인까지 올리지 않더라도(최고출력은 8000rpm에서 나오지만 짧은 변속 또한 그만큼 빠르다고 한다) 가속은 맹렬하다. 변속은 활기 넘치고 바이와이어 브레이크 제동은 변함없이 강하게 느껴진다. 

또한 핸들링 균형은 296 GTB의 전임자를 특출 나게 만들었던 턴인 시의 탁월한 응답성과 엄청난 신뢰성, 제어 가능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차의 뒷부분이 유난히 잘 받쳐지는 느낌이다. 피칭과 롤링 또는 코너로 떨어지는 것에 대해 저항하지만, 스로틀을 놓으면 더 이상 달라붙지 않고, 다시 힘을 가하면 균형과 스로틀 조절 능력이 남아 있게 된다. 

296 GTB는 여느 자동차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830마력을 내며, 엄청난 복잡성을 숨기고 있다. 그래서, 드 시모네에게는 뭘 바꿔야 할지 말할 수 없다. 대신 어떻게 이렇게 복잡한 걸 이처럼 좋게 만들 수 있는지 그에게서 듣고 싶다. 

Ferrari 296 GTB

최신의 멋진 페라리는 EV 성능을 얻었지만 주행성능은 잃지 않았다. 또다른 벤치마커 

가격 £241,550(약 3억8650만 원) 엔진 V6, 2996cc, 트윈 터보차저, 가솔린, 전기 모터 추가
최고출력 819마력/8000rpm 최대토크 75.5kg·m/6250rpm 변속기 자동 8단 듀얼 클러치, RWD
공차중량 1470kg 0→시속 100km 가속 2.9초 최고시속 330km 배터리 7.45kWh
연비 15.6km/L(est) 전기 주행 거리 25km CO2 150g/km (est)
라이벌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맥라렌 아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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