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쇼, BAC 모노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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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맨쇼, BAC 모노 R
  • 맷 샌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23.01.0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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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는 모노 R이 어떤 도로, 어떤 날씨든 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맷 샌더스가 비오는 날 노스웨일즈에 우유를 사러 나왔다
사진 존 브래드쇼(John Bradshaw)

BAC 모노처럼 거칠고 낮고 기괴해 보이는 차를 운전할 수 있을까? 리버풀에 본사를 둔 1인승 스포츠카 제조업체는 “우리 고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정말 웃기는 세상이다. 이 차는 바퀴가 드러나 있고 심지어 콕핏도 개방돼 있다. 보기에도 느낌적으로도 운전하기에는 주니어 포뮬러 레이싱카처럼 보인다. 

BAC는 또한 이렇게 덧붙인다. “만약 스포츠 바이크를 몰았던 이들이라면 우리 차에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괜찮다면 언제든, 어떤 길이건 그냥 떠나서 즐겨라.”

정말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비오는 날 도시와 시골길이 뒤섞인 북부 웨일즈, 넉넉하고 접근성이 좋은 주차장 한쪽 편의점에서 지방을 걷어낸 두 잔의 우유를 사 마시며 알아봤다. 그 모든 것, 그리고 BAC의 아주 최신 모노, 바로 최상위의 특별한, 그리고 매우 강력한 모노 R 말이다. 

BAC 모노는 2019년 굿우드 스피드 페스티벌에서 베일을 벗었다. 총 30대만을 제작해 판매하기로 했고 현재는 2/3가 완성됐다. 공식적으로, 사전 예약이 진행되기 전 19만 파운드(약 3억400만 원)의 가격으로 완판됐다. 비공식적으로 BAC는 끝줄에 서 있는 하나 혹은 두 개의 주문이 취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이 차를 원한다면, 아마도 29번이나 30번을 단 모델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 차에 당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지금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상 3세대 모노다.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끊임없이 생산됐고 이미 디자인에 대한 핵심 평가를 거친 모델이다. 길이 4m, 600kg의 무게로 가장 무섭고 야성적인 차를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한 차다. 실제로 그렇다. 의심할 여지없이 매력적이다. 

스탠다드 모노의 스펙에서 벗어나 ‘R’이 갖는 의미는 ‘가벼움’이다. 그래핀 강화 차체 구조,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티타늄 배기구, 새로운 카본 바닥, 올린스 양방향 조절 댐퍼와 푸시로드로 작동되는 서스펜션을 위한 더욱 낮고 단단한 세팅, 날카로운 기하학적 휠 모양새가 개선됐다. 타이어는 특별히 개발된 트랙용 피렐리 트로페오 R을 신었다. 

레귤러 모노처럼 R은 강철 튜브 섀시를 갖는다. 하지만, 레귤러 모델과는 달리 마운튠(Mountune)이 제작한 4기통 2.5L 엔진에서 힘을 끌어낸다. 레귤러 모노의 엔진보다 더욱 큰 실린더 보어와 더욱 짧은 콘로드가 특수 단조 크랭크 축을 통해 구동되며 더욱 빠르게 회전한다. 그리고 레귤러 모노에서는 볼 수 없는 램 에어가 유도하는 공간에서부터 주입된다.

모노 R 엔진은 8400rpm에서 최고출력 342마력을 뿜어냈다. BAC는 최근에 와서야 세계 신차 중 가장 강력한 엔진이 나왔다고 말한다. 애스턴 마틴 발키리를 이기려고 했다. 돌멩이를 던져 까마귀를 잡는다는 것은 케케묵은 오래된 이야기에 불과하다. 

작고 가벼운 스포츠카, 이 시승차에서 걱정되는 것은 190cm 키의 고객이 탑승할 수 있냐는 것. 이 차는 작고 보통 사이즈인 사람들에게 어울린다. 왜냐하면, 이 차는 작고, 가볍고, 민첩함을 한계까지 끌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중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분명 모노 R은 그 모두를 수용했다.

공간 압박은 휠을 더 빠르게 돌려야 할 것처럼 만든다

이 차는 우선 포뮬러 레이싱카의 것과 같은 인체공학이 적용됐다. 45도 이상으로 몸을 젖히고 무릎은 흉골과 같은 높이다. 나의 경우는 목이 앞으로 구부러졌다. 아라이 GP6(레이싱 헬멧)을 턱쪽으로 당겨 쇄골에 닿게 했다. 

이 자세는 대부분 경량급 차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콕픽은 충분히 안락하지만, 6점식 안전벨트는 찾기가 무척 어렵고 체결하기도 힘들다. 특히, 헬멧을 쓰고 있는 상태라면 말이다. 그런 다음 스티어링 휠을 다시 부착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다리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커피 한 컵을 쥔다든가 동호회 친구들과 함께 산들바람을 쐬는 것, 또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광경을 구경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은 아니다. BAC가 이 차를 더 유용한 차로 만들고 싶다면 그건 아마도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모노 R 역시 매우 낮다. 카본 재질의 프런트 스플리터는 평균 크기의 연석이나 과속 방지턱까지 긁어낼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BAC는 노즈 리프터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다음에는 운전 경험이 필요하다. 모노 R은 끔찍하고 야만적으로 날렵하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예민하다. 심지어 트랙이 아닌 일반도로에 적합하게 맞춰진 서스펜션이 적용됐음에도 완벽하지 않은 표면 위에서 매우 단단한 반응을 보인다. 

타이트한 공간. 맷, 그렇다고 성질을 낼 필요는 없지 않나? 

그건 마치 RS 포르쉐를 모는 사람이 쇼퍼 드리븐용 메르세데스-벤츠를 몰고 있는 것과도 같다. 정직한 진실이다. 

하지만, 가장 빨리 익숙해지는 것은 회전과 진동이다. 엔진이 작동하면 어깨뼈가 그 위에서 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폐에서 공기를 빼내듯 윙윙거리는 소리에 익숙해지며 투덜거리기도 했다. 겨우 4000rpm 정도밖에 안 되었는데도 말이다. 스로틀을 6500rpm 이상으로 고정하면 값비싼 손목시계에 이상이 생길까 걱정도 들었다. 나는 이런 기계적 떨림과 소음을 느껴본 적이 없다. 

성능 면에서 모노 R은 가볍고 직관적으로 느껴지지만, 출발을 위해서는 그 정도의 회전수가 필요하다. 숨을 죽이고 그립을 다지며 페달을 밟는다. 와우! 이렇게 괜찮은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소리가 매우 크고 자극적이다. 그리고 매우 매우 빠르다. 컨트롤은 사실 제법 가볍고 편하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 도로에서 스로틀 페달을 끝까지 밟을 만한 용기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4시간 동안의 시승에서 나는 최고속도를 두 번 볼 수 있을 만큼 용감했다. 두 번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무사히 마치고 다시 나올 수 있어서 오히려 기뻤다.

부분적으로 모노 R이 너무 빠를 뿐만 아니라 못 말릴 정도로 예민해서다. 아크만의 기하학적 조향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건 내부 프런트 휠이 외부 휠에 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조향해야 할지를 정의한다. 로드카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다. 정말 발끝으로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젖은 노면에서 빨리 달릴 수 있는 차가 아니다. 트랙션 컨트롤이 여러 개 달려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묵직한 느낌과 위협적인 트리페오 R과 비슷하다. 자연스러운 안정감과 내가 상상하는 강력한 기계적 그립감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이런 상태는 조향에 특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BAC가 여기서 도울 것이 있을까? 있다. 공교롭게도. 차 안에서는 스티어링 휠의 레버리지가 제한된다. 팔꿈치가 선실의 측면과 가슴 사이에 끼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팔뚝이 아닌 손목과 손가락만으로 조향한다. 뭐 괜찮다. 대부분은 정면 양쪽에 90도만 입력하면 되니까. 하지만, 꽉 끼는 T-코스나 교차로 회전구간이 나온다면 곤란하다. 스티어링 각도를 맞추려고 손을 드는 것도 어색하다. 어느 포인트에서 더 큰 스티어링 보정이 필요한지도 분명하지 않다. 팔꿈치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더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다음 움직임에 대해 더욱 빨리 대응할 수 있고 긴장하지 않고 준비하며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진 뉴스에이전트에 가는 길을 편안하게 즐기려면 어떻게 할까? 그냥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일까? 성향이 하드코어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객관적으로 모노 R은 현재 사용과 사용자 편의성에 있어 급진주의적 레벨에 올라 있다. 케이터햄, 에이리얼 또는 모건보다 훨씬 더 먼 곳에 있다고 말하는 게 맞겠다. 

하지만, 카고 박스나 두 잔의 우유가 들어갈 공간은 있다. 쇼핑을 약간 할 수 있을 정도, 또는 헬멧을 넣어둘 공간 말이다. 따라서 모터바이크 케리어와 같은 것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할 필요는 없다. 

짧은 거리, 조금 더 쉽게, 그리고 조금 더 포뮬러-스타일의 드라이빙 경험에 익숙하다면 모노 R이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다. 서킷에서는 어떤 느낌일지 알아보기 바란다. 하지만, 비오는 날 웨일즈에서 우유를 사러 온 사람, 그 이상은 되지 말자. 

 

 이 차를 원하게 되는 네 가지 디테일

프런트 카고 박스

분명히 헬멧을 보관하기 위한 것인데, 작은 가방 몇 개, 슈퍼마켓에서 쇼핑한 것들, 또는 엉망으로 뒤섞인 금요일 밤 테이크아웃 음식(벨트를 매고 핸들을 다시 고치고 집에 가면 도시락은 이미 식어 있을 것이다)이 들어가기에도 충분한 공간이다. 

 

서스펜션

올린즈 투 웨이 댐퍼가 포함된 푸시로드 스트럿 매커니즘은 환상적이다. 모노 R의 바디 디자인은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램 에어 인테이크

만화 영화 속 대악당의 탈출 차량에 달린 미사일 발사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업그레이드된 엔진의 공기 흡입구다. 미사일 발사대는 전조등 뒤에 있다(아무것도 모르나?)

 

짧은 알루미늄 스포크가 적용된 카본 소재 휠은 모노 R에서 옵션으로 제공된다. 다른 제조업체들은 탄소 브레이크가 뜨거워져도 녹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비가 와도 잘 작동한다)

 

BAC 모노 R 

가격 19만950파운드(약 3억550만 원) 엔진 직렬 4기통, 2488cc, 가솔린
최고출력 342마력 최대토크 33.5kg·m 변속기 6단 시퀀셜, RWD
공차중량 555kg(경량 옵션 선택 시) 0→시속 100km 가속 2.5초 최고시속 273km
연비 대략 12km/L 배출량 - 라이벌 에이리얼 애텀 4, KTM X-보우 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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