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슬림 램프로 두른 2세대 코나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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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 슬림 램프로 두른 2세대 코나의 디자인
  • 구상 교수
  • 승인 2023.01.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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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브랜드의 2세대 코나(Cona)가 공개됐다. 디 올 뉴 코나는 1세대보다 커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B-세그먼트에 들어가는 크기다. 

2세대 디 올 뉴 코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슬림 수평 주간주행등이다. 여기에 수평적 조형을 강조한 전면 디자인이다. 1세대 코나가 한때 현대 차가 밀어붙였던 캐스캐이딩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진 매우 아날로그적 얼굴이었던 것에서 올 뉴 코나는 거의 개벽에 가까운 변화를 보여준다. 1세대 코나는 또한 헤드램프 디자인을 하키 헬멧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자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슬림 후미등을 가진 2세대 코나의 후면 뷰<br>
슬림 후미등을 가진 2세대 코나의 후면 뷰

 

1세대 코나의 차체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볼륨을 둥글둥글하게 살린 인상이었다. 무엇보다 휠 아치 주변을 플라스틱 프로텍터를 덧대서 SUV 인상을 강조하면서도 도심지 지향의 크로스오버 성향을 보여줬다.

그리고 도심지 지향의 성격은 2세대 코나에서 더욱 강해졌다. 전반적으로 1세대 코나가 유기체적인 곡선을 썼다면 새로 등장한 2세대 올 뉴 코나는 곡면이 존재하지만, 평면과 직선에 가까운 면과 선 처리, 샤프한 모서리와 차체 측면의 사선형 캐릭터 라인-이건 아반떼와 아이오닉 5에서도 공통적으로 쓰인다-등등의 조형으로 디지털적인 감성을 보여준다.

 

캐스캐이딩 그릴의 1세대 코나의 전측면 뷰
1세대 코나의 후측면 뷰

2세대 올 뉴 코나는 그야말로 디지털 원주민같은 감성으로 충만하다. 그런 디지털적 감성은 실내에서도 더욱 강조됐다. 두 장의 12.3인치 디스플레이 패널은 너비 방향의 비례를 강조해서 수평 기조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주고 있다.

게다가 슬림한 비례로 만들어진 긴 환기구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상하로 나누는 역할을 하면서 실내의 공간감을 더 강조해 주고 있다. 이는 1세대 코나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클러스터와 센터 페시아에 각각 나누어진 디스플레이 패널을 쓰면서 양쪽 좌우에 원형 환기구를 만든 크러시 패드로써 아날로그적 감성을 보여줬던 것과도 완전히 대비되는 이미지다.

 

와이드 디스플레이의 2세대 코나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전반적으로 2세대 코나의 차체 이미지는 내외장 공히 최근의 현대차가 스타리아를 필두로 7세대 그랜저 등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수평 기조의 주간주행등과 테일 램프 조형과 그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이들 디자인에서 공통적인 것이 슬림 주간주행등 디자인이다. 이 디자인은 그랜저의 테일 램프에서도 슬림 그래픽으로 나타나고 있고, 올 뉴 코나의 테일 램프 역시 동일하다. 분명 새로운 시도이지만 이미 스타리아와 7세대 그랜저에서의 충격 요법 때문인지 새롭기 보다는 아, 저게 또 나왔구나 하는 느낌이다.

그런데 풍문(?)에 의하면 곧 등장할 쏘나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역시 슬림한 그래픽 요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하며, 완전히 새로운 차종으로 등장할 아이오닉 7 역시 슬림 그래픽을 기조로 하는 디자인일 것으로 보인다.

 

1세대 코나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아날로그 감성이다

물론 좋은 건 많을수록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오늘날의 시대는 다양한 개성의 시대이고, 그에 따라 가전제품도 집집마다 필요에 맞게 비스포크(bespoke) 콘셉트로 판매하는 시대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통일성으로 가져가는 게 맞는지 다양성으로 가져가는 게 맞는지의 문제는 정해진 답이 없다. 다만 다른 메이커나 브랜드 흐름을 보면 프리미엄 브랜드는 통일성의 전략으로 가는 게 보통이고 대중 브랜드는 다양성의 방향으로 가는 게 보편적으로 보인다. 그런 맥락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크레스트 그릴에 의한 통일성을 채택한 걸로 보인다. 현대 브랜드는 현대 스스로 체스의 말처럼 다양성을 추구하겠다고 발표했던 걸로 기억한다.

스타리아와 현대의 플래그십 모델 7세대 그랜저에 이어 올 뉴 코나, 그리고 곧 등장할 쏘나타 페이스 리프트와 아이오닉 7 등등으로 이어질 반복되는 슬림 그래픽의 등장이 대중 브랜드의 제품이 지향하는 다양성 가치의 표현에 잘 부합되는 것일지, 아니면 피로감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차를 사면 된다. 도로 위가 온통 슬림 그래픽의 주간주행등으로 뒤덮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역시 하나의 트렌드라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소비자의 선택이 시장에서의 답일 것이기 때문에…

슬림 주간주행등의 2세대 코나의 전면 뷰<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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