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8V 아키텍처 도입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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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48V 아키텍처 도입 의미와 전망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23.04.1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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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지난 3월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통해 48V(볼트) 기반 E/E 아키텍처 도입을 예고했다.

오늘날 대다수의 자동차는 일부 구동계 부품을 제외한 전장 부품에 12V 전압을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60년대에 자동차 전장 부품의 표준 전압이 6V → 12V로 변화한 이래, 대다수 승용·소형 상용차는 12V를 상정한 배터리(lead-acid battery)와 발전기(alternator), 그리고 그에 맞춰 설계된 전장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전기차(BEV·PHEV)와 하이브리드차(HEV), 마일드하이브리드차(MHEV) 등은 구동계 일부에 고전압 부품을 사용하나, 그 경우에도 일반적인 저전압 전장 부품은 12V, 또는 강압을 통해 그보다 낮은 전압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48V 마일드하이브리드차의 스타터-제너레이터(ISG)·배터리 등은 48V를 사용하지만, 일반 전장 부품은 12V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테슬라는 차기 모델인 사이버트럭(Cybertruck)부터 48V 기반 E/E 아키텍처로 전환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각종 전자장비가 탑재된 최신 자동차는 250 암페어(A)에 달하는 전류를 감당하기 위해 차내 배선이 복잡해지고 전선 중량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를 갖고 잇다는 것. 이에 테슬라는 올 하반기 양산 목표인 사이버트럭과 이후 출시될 차량, 휴머노이드 로봇(Optimus)에 모두 48V 아키텍처를 적용하고, 그에 필요한 주요 컨트롤 유닛은 자체 설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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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V 기반 아키텍처는 구조적으로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차량 경량화에도 일부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 필요전력 조건에서 12V → 48V 전환 시 전류가 1/4 수준으로 줄면서 각종 전력 손실이 감소한다는 것.  48V 전환 시 전기차 전력의 3~7% 가량을 소모하는 조명, 인포테인먼트, 조향 등 일반적인 전장 부품의 전력 손실을 줄이고, 그 외 공조(HVAC) 시스템이나 전력 변환 시스템의 효율도 개선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론적으로 전압을 보다 높여 손실을 더 줄일 수도 있으나, 인체 안전을 고려하여 대개는 48V 내외를 적정치로 간주한다. 배선을 단순화하고 전선 중량을 줄일 수 있으므로 차량 경량화 및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전류가 감소함에 따라 전체 길이 최대 4km, 중량 30~60kg에 달하는 차량 내 전선의 체적·중량 및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전력을 요하는 연산·음향 시스템이나 48V 맞춤형 액세서리 탑재도 용이해진다.

시판 중인 대다수 자동차가 12V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48V 부품은 신규 개발이 필요하므로 개발비용 상각, 생산수량 부족 등을 고려하면 납품 단가는 12V 부품보다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 그럼에도 일관된 테슬라의 혁신 전략을 재조명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테슬라는 그동안 중앙 집중화된 E/E 아키텍처 도입 외에도 리어 플로어 패널의 통합 다이캐스팅(Giga Press), 내·외부 패널 구분 없는 차체 구조(Exoskeleton, 예정) 등 아키텍처 혁신으로 비용·성능 최적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번 48V 아키텍처 도입 계획과 동 행사에서 공개된 각종 모듈 단위 기술 개선 방향(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영구자석형 모터, 탄화규소(SiC) 사용량을 75% 절감한 전력변환 부품 등)을 고려하면, 테슬라는 향후에도 아키텍처(구조)·모듈러(부품)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번 결정은 또한 부품 생태계에 대한 테슬라의 장악력이 충분히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양산이 임박한 시점에서 48V 적용을 공언했다는 점은 새로운 규격의 부품을 적정 비용으로 양산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부품 기업들과 협의를 완료하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기성 자동차 부품 업계에 대한 영향력이 부족했던 테슬라가 이제 자체적인 부품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설계의 주도권과 독자성을 유지하면서도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과거 테슬라는 타사 완성차에 적용된 스티어링 컬럼, 윈도우 스위치, 히터 블로워 모터 등의 부품을 구매하여 사용하곤 하였는데, 이는 완성차 생산 수량이 충분치 않았던 시절에 부품업계에 대한 영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48V 전환의 실질적인 이점이 증명된다면 레거시 완성차 기업은 추격 부담을 짊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레거시 완성차 기업은 여러 계층(tier)의 부품 기업들과 장기 협력하며 생긴 관계적·조직적 관성 때문에 48V 전환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실질적인 전환에 오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레거시 기업의 48V 전환은 부품 공급선, 개발·구매 부문 조직/인력 변화 등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자료 제공 : 한국자동차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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