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XFR-S vs 벤츠 E63 AMG, 숨길 수 없는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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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R-S vs 벤츠 E63 AMG, 숨길 수 없는 차이
  • 스티브 서트클립
  • 승인 2013.12.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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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에 복스홀과 로터스가 머리를 맞대 로터스 칼튼이라는 머신을 세상에 선보였다. 그 차는 아주 빠르고 힘이 세다는 평가를 받았고 어떤 이들은 그 차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금지되진 않았고, 1,000대에 미달하게 만들어지긴 했지만 로터스 칼튼은 상급세단의 역사를 완전히 다시 쓰게 되었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그 당시 트윈터보 방식의 칼튼은 382마력과 57.9kg·m 토크에 무게는 1,700kg 미만이었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세단이었다. 그런 출력은 요즘 재규어와 벤츠가 가진 547마력에 비하면 장난 수준이다. 가끔씩 진보는 희귀한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 같다. 이런 차들의 경우에는 지속되지 않는다면 진보가 아니다.

둘 중에서는 난폭한 뉴 XFR-S가 대중의 구미를 당길 것이다. 완전한 경주용차에 견줄 만한 스포일러와 스커트, 벤트를 갖고 있으며 그에 어울리는 큰 숫자들이 뒤따른다. 가격은 은근 거북한 7만9천995파운드(약 1억3천690만원)이고, 8기통 5.0L 슈퍼차저 엔진은 550마력, 69.4kg·m 토크를 뿜어낸다. 따라서 무게가 1,987kg이나 나가지만, XFR-S는 0→시속 97km 가속 4.4초에 최고시속이 300km일 정도로 여전히 빠르며, 옛날 로터스 칼튼의 5.1초, 시속 285km가 약해보이게 만든다.

반면에, 벤츠는 밝은 파랑의 스포일러를 단 XFR-S에 비해 긍정적으로 안전해 보인다. 단지 위협적인 4개의 배기구와 살짝 올라간 전면이 무얼 숨기고 있는지 힌트를 줄 뿐이다. 그렇지만 비교적 겸손한 외관 속에서 E63 AMG는 진정한 야수 같은 차다. 왜냐하면 당신이 시동을 거는 순간 8기통 5.5L 트윈터보 엔진이 뛰면서 지축을 흔드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63은 원한다면 아파트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또한, 재규어보다 더 하다면 더한 황당한 제원을 갖고 있다. 놀랍게도 가격은 XFR-S보다 약간 저렴한 7만3천745파운드(약 1억2천620만원)이다. E63 AMG의 가격 대비 성능이 좋게 느껴지는 것은 다른 차들이 너무 잘못된 방향으로 비싸다는 얘기다. 하지만 다른 숫자에서는 최신 E클래스가 조금이지만 XFR-S를 압도한다.

7마력을 더한 557마력에, 토크는 약간 더해 73.4kg·m이다. 하지만 현저히 가벼운 1,845kg이어서 최고시속인 250km까지 더 곧게 올라간다. 또한 벤츠는 최소한 제원상으로 재규어보다 친환경적이고 연비가 좋다. 10.2km/L에 230g/km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재규어는 8.6km/L에 270g/km이다. 즉 재규어가 엄청 떨어져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벤츠와 견줄 만해 보인다.

물론 현실을 제외하면, 두 차의 다른 점은 그저 숫자나 기초 성능일 뿐이다. 두 차 모두 심장을 뛰게 할 정도로 빠르다. 시속 97km 가속에 5초도 훨씬 안 걸리는 두 차의 주관적 차이를 논하는 것은 솔직히 말장난에 불과하다. 두 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 세 자리수를 훌쩍 뛰어넘는 속도로 올라간다. 두 차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운전대 뒤 내부이며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정지하거나 도로를 달리는 스타일이다.

분명히 XFR-S는 XF 디젤부터 새로운 급의 XJR까지 그동안 모든 재규어를 만든 이들이 재단한 것으로서, 운전자는 은연중의 고요함부터 역동적인 반응까지 동일하게 감지할 수 있다. 즉 스커트와 스포일러가 있지만, XFR-S는 완전한 로드스터가 아니라 여전히 재규어의 심장을 의도적으로 지니고 있다. 스프링이 약간 더 딱딱해서 승차감이 단단하고 핸들은 무겁지만 XFR-S는 일반 XFR보다 논리적으로 진보해 있다.

후자와 동떨어진 느낌이 들지 않는다. M5가 5시리즈와 완전히 다른 짐승처럼 느껴지거나, 우리가 곧 다룰 E63 AMG가 어떤 E클래스와도 다르게 느껴진다는 식이 아니다. 대신 XFR-S는 일반 XF처럼 부드럽게 정제된 역동적인 성격을 지녔으나 힘과 성능을 최고로 이끌어낸 것이다. 따라서 그립감이 훨씬 크고 회전을 좀 더 잡아주지만, 여전히 일반 XFR처럼 제작사의 표현대로 함께 호흡하는 것처럼 도로를 흘러간다.

다이내믹 버튼을 누르면 댐퍼가 조여지고 기어박스 반응이 빨라지고 조향 무게를 변경하는 것처럼 어떤 노면에서는 승차감이 딱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차는 XFR보다 옆 방향으로 30퍼센트 조이니까 거친 노면에서는 아래위로 좀 더 움직임이 느껴질 것이다. 대신 고속주행 시 차체 제어력이 올라간다. XFR-S가 E63에 비해 놀랍지만 아마도 약간 실망스러운 점은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청각적인 자극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사랑스런 소리를 들려준다. 예열이 안 됐을 때 오버런하는 이상한 소리를 포함해도 좋다. 하지만 운전자에게는 멀리서 들리는 8기통 엔진 슈퍼차저가 가끔 우는 소리뿐이다. 물론 재규어가 의도한 것이다. 재규어의 엔지니어 명인인 마이크 크로스는 소리를 키우는 게 재규어답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장거리 운전 시 굉장히 안락하다.

하지만 브랜드의 부적합성을 얘기하자면, 거대한 꼬리 스포일러나 화려하게 올린 20인치 휠, 스커트, 스포일러, 특히 프랑스 경주차다운 파랑색은 어디가 재규어다운 것인가? 반면에, 디테일한 외장 비교를 무시하고 스포일러 없는 어두운 색상이라고 상상해보면 XFR-S는 훨씬 재규어에 적합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이전에 E63을 선택한 부류의 사람들이나 운전대가 우측에 있는 걸 택한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벤츠는 탔을 때 알게 되는 기존 모델과의 기분 좋은 차이점이 느껴지고 들리기 때문이다. 시트가 몸을 꽉 잡아주고 조작 버튼이 일반 E클래스 또는 XFR-S보다도 알기 쉬우며 시동 시 바로 위협적인 엔진 소리가 들린다. 1cm도 가기 전에 벌써 운전자는 뭔가 느낄 수 있다. XFR-S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시작부터 E63 내부에서 선사해주는 종합성에 압도된다. 센터콘솔은 드로틀 매핑부터 기어변속 속도, 댐퍼 경도, 운전대 느낌에 아마도 바람의 속도와 방향마저 모든 걸 조종할 수 있는 버튼과 스위치로 연결되어 있다. 기계치들은 E63이 결과적으로 운전하기 너무 혼란스럽다고 여길 테지만, 갖가지 버튼을 익히고 나면 이 차가 주는 역동적인 기능들은 비상하다. 컴포트 모드에서 댐퍼는 E63의 반응 전체를 XFR-S가 표현할 수 있는 어떤 세팅보다 고요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반대로 다이얼을 최고로 하면, 어느 면에서도 재규어보다 날카롭고 민감해진다. XFR-S의 빠른 가속성능에도 E63은 중간 모드에서 더 빠르게 느껴진다. 벤츠에서 운전자의 내부 장기가 더 강하게 쥐어짜는 느낌을 받는다. 약간 높은 토크와 낮은 무게로 명백히 재규어가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할 수 없게 추진력을 얻는다. 또한 E63은 더 예리하게 코너를 진입하고 돌아 나온다. 최고 모드의 재규어보다 그립감이 높은지는 확실치 않다.

또한 개인적으로 E63의 조향 방식을 선호한다. 재규어가 코너 진입 시 더 날카롭게 만드는 이유이지만 벤츠가 파워 보조기능이 우수하다. 재규어로 방향 전환 시 시스템에 무게를 더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서 몸을 더 기대야 한다. 하지만 얼마 후, 간결하거나 벤츠처럼 자연스럽지도 않게 느껴지는 무거운 핸들링에는 약간 인위적인 것이 있다. 사실은 둘 다 매우 잘 되지만 결국엔 그런 게 개인적인 선택에 영향을 준다.

이 두 차를 몰아본 테스터들이 주저하는 것은 어떤 차의 기어박스와 브레이크가 더 좋은 지 결정하는 것이다. E63은 7단 멀티클러치 자동미션이지만 재규어 F타입은 동일한 토크 컨버터를 기반으로 한 8단 ZF 퀵시프트 기어박스이다. 벤츠 미션이 나을 거라 예상하겠지만 실은 반대다. 재규어 기어박스는 환상적인 반응속도로 비율을 조정해서 전반적인 역동성에 기여한다.

반면 벤츠에서는 기어박스가 장애물이라 할 만하다. 패들을 수동 조작한다 해도 원하는 만큼 빠르게 변속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점이 여기 보이는 서킷 같은 곳에서 재규어 브레이크가 희미해지는 것처럼 기괴하지는 않다. 한 바퀴 돌았을 때 페달이 약해지더니 세 바퀴 도니 완전히 없어졌다. 반면 E63은 문제없이 돌았다. 재규어의 브레이크는 식은 후에 돌아왔지만, 어떤 운전자들은 분명 트랙 데이에 이 프랑스 경주용 파랑색 XFR-S를 몰고 나올 텐데 그렇다면 물음표가 남는다.

노면에서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XF의 브레이크가 괜찮은 정도를 넘기에 전반적으로 재규어의 브레이크가 E63에 못 미친다는 것은 아니다. 대신 기어박스를 빼면 E63는 XFR-S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복 없이 할 수 있고 심지어 5~10% 더 잘한다. 더 빠르고 소리도 좋고 버튼을 잘 누르면 더 안락하며 연비도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고, 제동, 회전, 조향 또한 좀 더 명료하다. 아 참, 그리고 10% 더 저렴하다. 재규어 XFR-S는 좋은 차이지만 벤츠 E63 AMG만큼은 아니다. 어떤 점에서는 좀 많이 차이난다.

글: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Mercedes-Benz E63 AMG
0→시속 100km 가속: 4.2초
최고시속: 250km(제한)
복합연비: 10.2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230g/km
무게: 1845kg
엔진: V8, 5461cc, 트윈터보,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RWD
최고출력: 557마력/5500rpm
최대토크: 73.4kg·m/1750~5250rpm
무게당 출력: 301마력/톤
리터당 출력: 102마력/L
압축비: 10.0:1
변속기: 7단 자동
길이: 4879mm
너비: 1873mm
높이: 1450mm
휠베이스: 2874mm
연료탱크: 80L
주행가능거리: 816km
트렁크: 540L
서스펜션: (앞)맥퍼슨 스트럿,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뒤)멀티링크,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 (앞, 뒤 모두)360mm 벤틸레이티드 타공 디스크
휠: (앞)9J×19in
     (뒤)10J×19in
타이어: (앞)255/35 ZR19
          (뒤)285/30 ZR19

 

Jaguar XFR-S
0→시속 100km 가속: 4.6초
최고시속: 300km(제한)
복합연비: 8.6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270g/km
무게: 1987kg
엔진: V8, 5000cc, 슈퍼차저,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RWD
최고출력: 550마력/6500rpm
최대토크: 69.4kg·m/2500~5500rpm
무게당 출력: 277마력/톤
리터당 출력: 101마력/L
압축비: 9.5:1
변속기: 8단 자동
길이: 4961mm
너비: 1877mm
높이: 1460mm
휠베이스: 2909mm
연료탱크: 70L
주행가능거리: 605km
트렁크: 500L
서스펜션: (앞)더블 위시본,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뒤)멀티링크,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앞)380mm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뒤)376mm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휠: (앞)9J×20in
     (뒤)10J×20in
타이어: (앞)265/35 R20
          (뒤)295/35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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