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크로스블루, 티구안과 투아렉 사이의 간격을 채울 7인승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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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크로스블루, 티구안과 투아렉 사이의 간격을 채울 7인승 SUV
  • 그렉 케이블
  • 승인 2013.11.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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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는 폭스바겐 크로스블루(CrossBlue)는 콘셉트카 상태로 남아 있다. 새로운 SUV를 생산하고자 하는 아주 공개적으로 보여주려는 폭스바겐의 의도와 관계없이, 아무도 그것이 만들어지리라고 확답하려 하지 않는다. 2010년대 말까지 토요타와 GM을 추월해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가 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은 대형 7인승 모델의 성공에 달려 있다.

따라서 폭스바겐이 크로스블루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지 9개월이 지났고 그 후 상하이 모터쇼에서 크로스블루 쿠페를 소개하면서도 여전히 콘셉트카라고 부르고 있지만, 전시장에 등장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는 해도 기다리기는 해야 한다. 크로스블루의 양산 버전은 아무리 빨라도 2015년까지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고, 영국에 들어오기까지는 최소한 3년은 걸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 바로 그 콘셉트카를 몰아보면 크로스블루에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 지 조금이나마 알게 될 것이다. 크로스블루는 디젤-전기 구동계와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갖춰 완벽하게 작동하는 프로토타입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광범위한 엔지니어링 작업이 차에 반영되었음에도 콘셉트카는 도로교통법을 완벽하게 충족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의 활주로에서 그 차를 몰아 보았다.

폭스바겐이 대형 SUV를 구상하고 있을 때 염두에 두었던 환경과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아스팔트가 넓게 깔린 덕분에 호기심 많은 구경꾼들의 관심을 끌지 않고도 두루 다뤄 보기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햇빛 아래에서 차를 처음으로 보니 크로스블루 콘셉트카의 모습이 우리가 전시장에서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차와 매우 닮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세부의 사소한 차이들. 예를 들어 헤드라이트 그래픽, 사이드 미러 커버, 테일 램프 디자인 같은 것을 빼면 양산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인다. 또한 2015년 출시 예정인 2세대 티구안에 쓰일 준비를 갖춘 철제 모노코크 MQB 구조의 길이와 너비를 키운 하체를 사용하고 있다. 길이 4,987mm, 너비 2,015mm, 높이 1,733mm로 늘어난 크로스블루는 촬영용으로 가져간 우리의 티구안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정도로 562mm 길고 205mm 넓으며 33mm 높다.

더 저렴한 형제 모델이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차세대 모델에서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한 투아렉보다도 192mm 길고 70mm 넓으며 10mm 더 낮다. 튀는 장식으로 꾸미지 않은 외부 디자인은 차급을 느낄 수 없는 기능적 매력이 담겨 있다. 간결한 수평 그릴, 팽팽한 표면, 섬세한 차체 측면의 주름선과 아주 치밀한 강조선만 눈에 뜨일 뿐이다. 차체 윤곽은 아주 각져 있지만, 곧추선 디자인은 커다란 도어 열림부와 범퍼 높이부터 열리는 넓은 테일게이트와 함께 탁월한 실용성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가장 좋아 보이는 점은 도로 위에 자리를 잡은 방식이다. 앞 1,686mm, 뒤 1,696mm인 트랙 너비와 285/45 타이어가 끼워진 21인치 휠에 힘입어, 폭스바겐의 새로운 SUV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지닌다. 그러나 차체 높이는 적당한 수준에 머물러, 지나치게 거친 곳으로 모험을 떠나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차에 오르면 많은 가죽, 검은색 피아노 처리 패널, 유리 장식, 금속의 광택, 원목 판재가 매력적인 실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내 분위기는 포근하고 대단히 넉넉하다. 높은 위치에 배치된 대시보드 디자인은 깔끔하고 정돈되었으며 시선이 닿는 높이에 커다란 터치스크린이 놓여 있다. 넓은 콘솔은 실내 가운데에 길게 놓여, 다른 폭스바겐 것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의 넓지만 뭉툭한 기어 레버,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넉넉한 컵홀더를 담고 있다.

운전자 앞에는 아래쪽이 평평한 다기능 스티어링 휠과 함께 큰 계기가 주행 모드에 따라 빨간색 또는 파란색으로 빛나는 현대적인 계기판이 있다. 그 모든 것들은 최신처럼 산뜻해 보이고 대량으로 다시 생산할 수 있어 보인다. 콘셉트카의 실내가 양산 버전에 얼마나 널리 반영될 지는 아직 확실히 예측할 수 없지만, 높이 솟은 운전석 위치 덕분에 길을 내려다보며 운전할 수 있고 전반적인 시야는 탁월하다.

앞쪽에서 보면 이 새로운 폭스바겐은 외관 수치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보다 작은 느낌이다. 시트, 페달, 스티어링 휠, 기어 레버 사이의 관계는 완벽하고 쾌적함 역시 좋은 점수를 얻은 차들 목록 가운데 상위 급에 해당한다. 이 부분이 의심할 여지없는 크로스블루의 뛰어난 장점이다. 그리고 2-3-2 배치로 최대 7명까지 앉을 수 있는 개별 좌석을 제공하는 영리한 좌석 배치 조합 덕분에 그 장점은 더욱 돋보인다.

크로스블루는 가운데 좌석부터 아주 넓은 느낌을 주고, 2열 좌석에 적용된 슬라이딩 구조 덕분에 3열로 드나들기가 편리해졌다. 적재용량은 335L가 기본이고 3열 좌석을 접으면 812L로 넓어진다. 2열 좌석까지 접으면 거의 2,000L에 가까운 공간을 제공한다. 적재 공간 길이는 600mm에서 2,230mm까지 조절되고, 동반석을 접으면 최대 3,110mm에 이른다. 폭스바겐은 매트리스를 싣기에도 충분한 공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양산 버전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엔진 중 하나가 될 듯한 크로스블루의 플러그인 디젤-전기 파워트레인은 시동 버튼을 누르면 몇 초 동안 침묵 속에서 준비하는 소리를 낸다. 빛나는 계기판은 먼저 은은한 빨간색이 밝은 파란색으로 바뀌며 하이브리드 모드가 작동되었음을 표시한다. 첫 느낌은 어땠을까? 보기 드문 모습의 기어 레버는 드라이브(Drive)로 힘껏 밀어 넣어야 하고, 액셀러레이터 페달은 필요 이상으로 든든한 느낌이며, 전기기계식 스티어링은 지나치게 가볍다.

하지만 이 차는 콘셉트카이므로, 달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아야한다. 기계장치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낼 수 있는 최고시속이 약 39km로 제한되었다는 점은 아쉽다. 2.0L 190마력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힘을 뒷받침하는 것은 두 개의 전기 모터로, 55마력을 내는 하나는 앞쪽에 있는 내연기관 옆에 놓이고 116마력을 내는 것은 뒤에 놓인다. 세 개의 동력원이 함께 작동하면 종합출력 306마력을 내고 최대토크 수치는 71.3kg·m에 이른다.

전기 모터에 필요한 에너지는 적재공간 바닥 아래에 높인 9.8kWh 용량 리튬이온 배터리가 공급한다. 우리가 느린 속도로 달리는 동안,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희미하지만 두드러지지 않는 으르렁 소리를 내며 전기 전용에서 디젤-전기 구동으로 매끄럽게 전환하고, 크로스블루를 기계적인 저항을 줄이는 정속주행 모드로 만들어 준다. 구동계의 전반적인 응집력은 양산 차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만 아니라면 인상적이다. 6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의 경쾌한 작동도 주목할 만하다. 브레이크는 처음에 약간 보조하는 힘이 과한 느낌이지만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폭스바겐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는 0→시속 100km 가속시간 7.5초, 최고시속 205km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구동계는 버튼을 누르면 무공해 주행 기능이 작동해, 최고시속 120km까지 최장 22.5km 거리를 전기만으로 달릴 수 있다. 복합 사이클 연비는 47.8km/L로 추측된다. 세계적으로 SUV 판매가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크로스블루의 양산 버전을 내놓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 세그먼트에 뒤늦게 발을 들여놓게 되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새로운 7인승 SUV가 어느 정도 동급에서 자리 잡은 인기 모델과 경쟁할 잠재력을 갖게 될 듯하다. 아직까지 이름이 철저히 비밀로 지켜지고 있는 폭스바겐의 새 SUV에 있어 중요한 것은 가격이 될 것이다. 기본 모델의 값이 3만8천 파운드(약 6천620만원)로 내년에 등장할 2세대 티구안과 3세대 투아렉의 사이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면서도 폭스바겐은 SUV 시장의 경쟁에 영향을 미칠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심지어 아직까지 새 모델을 콘셉트카라고 표현하면서까지 말이다. 

글: 그렉 케이블(Greg Kable)

VOLKSWAGEN CROSSBLUE

0→시속 100km 가속: 7.5초
최고시속: 205km(하이브리드), 120km(전기)
연비: 47.8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na
무게: na
엔진: 4기통, 1968cc, 터보디젤, 전기모터 2개
최고출력: 306마력(복합), 190마력(디젤), 55/116마력(전기)
최대토크: 71.3kg·m(복합)
변속기: 6단 듀얼 클러치 자동
휠: 21인치, 알로이
타이어: 285/45 R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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