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에 도전한 중국산 럭셔리, 홍기 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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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에 도전한 중국산 럭셔리, 홍기 H7
  • 마크 앤드류
  • 승인 2014.03.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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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가 내놓은 대형 세단은 과연 노이즈 마케팅인가

중국 시장은 다채로운 차들이 넘쳐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시장답게 팔리는 차도 많고, 자동차 제조사도 많다. 그 많은 회사 중 아우디의 경쟁자가 되고 싶다고 외친 호기로운 회사가 있다. <오토카>의 마크 앤드류(Mark Andrew)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제조사를 찾았다. 자칭 아우디 라이벌을 시승하기 위해서다.
 

홍기(중국명 홍치, 붉은 깃발을 뜻한다)는 1958년 설립됐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제조사다. 구형 크라이슬러를 바탕으로 차를 만들어 중국 정부 최상위 관료들의 업무수행차로 공급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 덕에 홍기는 고급차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체 기술이 없는 탓에 나오는 모델마다 플랫폼이 달랐다. 크라이슬러, 링컨, 토요타 크라운 등 다양한 차종의 플랫폼을 구해서 썼다. 심지어 아우디 100의 프레임을 2001년에도 썼다. 하지만 어설픈 자체 플랫폼보단 타사의 검증된 플랫폼이 나을 때가 있다. 이 전략이 통했는지 홍기는 중국 내 최고급 브랜드로 잘 자리 잡았다. 이제야 자사 기술을 도입해 차를 개발하는 중이다.
 

이제 홍기는 기존 정부 관용차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중국 내 럭셔리 시장으로 진출하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우디 A6L의 판매량에 도전하겠다고 큰소리도 쳤다. 과연 가능할까?

홍기의 대형 세단 H7은 옛 토요타 크라운의 플랫폼을 갖다 썼다. 그래서 꽤 크다. 큰 차를 좋아하는 중국 시장의 입맛을 고려한 선택이다. 길이는 5,095mm, 너비는 1,875mm, 높이는 1,485mm다. 휠베이스는 2,970mm에 달한다. 공차중량은 1,800kg에 달한다. 
 

엔진은 3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토요타에서 빌려온 V6 2.5L 엔진과 V6 3.0L 엔진을 고려해볼만 하지만 현재는 중국 정부 관용차에만 달린다. 일반 소비자용 모델은 현재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만 나온다. 이 엔진은 홍기 브랜드의 모기업인 FAW(제일기차)에서 가져온 것이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26.5kg‧m을 낸다. 자동 6단 변속기와 짝지어 최고시속 220km까지 낼 수 있다. 연비는 중국 기준 8.5km/L다.

엔진에서도 그랬듯이, 선택의 자유는 크지 않다. 장비에 따라 모델을 나누지만 트림은 단 하나다. 오로지 검은색 대시보드와 밝은 회색으로 꾸민 실내만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선택은 없다. 디자인은 제외하더라도 실내의 재질은 적당하지 않다. 예를 들어 대시보드 상단은 쉽게 자국이 생긴다.
 

앞좌석 편의 장비는 적당한 수준이다. 센터페시아에는 상당수의 버튼을 늘어놓았다. 돌려서 켜는 열선 시트 버튼도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센터페시아 가장 위에 달아 사용하기 쉽게 했다. 앞좌석은 적당한 수준이지만 사실 이 차는 뒷좌석을 중시한 차다. 중국 정부의 관용차로 쓰이는 이상 운전기사를 따로 둘 것이다. 더불어 대형 세단을 구매하는 중국의 부자들은 운전기사를 둘 여력이 충분하고도 남는다.

뒷좌석에는 통풍시트와 마사지 기능이 있다. 모든 기능은 뒷좌석 중앙에 달린 암레스트에 달린 컨트롤러로 조절 가능하다. 전동 조절 기능으로 뒷좌석 시트를 더 눕힐 수 있고, 버튼 하나로 조수석을 앞으로 밀어 다리 공간을 늘릴 수도 있다. 냉장고는? 물론 있다.
 

운전을 할 때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힘 부족이다. 6단 자동 변속기를 가장 아래로 당기면 스포츠 모드로 바꿀 수 있지만, 이 차는 전혀 운전자의 차가 아니다. 스티어링 휠은 잘 무게가 잡혔지만, 대부분 직선도로로 정해진 시승 구간은 H7의 핸들링에 평가를 내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우리는 H7의 광활한 뒷좌석, 많은 장비, 홍기가 역사를 담았다 주장하는 디자인은 좋아했다. 하지만 실내 품질과 힘없는 구동계, 운전자를 빼놓은 운전 감각은 이 차를 모자란 차로 만들었다. 정성이라면 의심할 여지없이 들인 차다. 하지만 완전 혼동되는 부분이 많다. 뒷좌석 장비의 수준은 높으나 싼 재료로 빚어낸 실내 품질이 부족하다. 또한 운전 감각은 운전자를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다.
 

총평을 내리자면, 홍기 H7은 목표한 경쟁자의 근처도 가지 못한다. 게다가 가격은 한화로 2.0L 터보 모델 최저가가 약 4천8백만원, V6 3.0L 모델 최고가는 약 7천8백만원에 달한다. 그 돈이면 재규어 XF,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벤츠 E-클래스에 의해 완전히 박살날 것이다.

글: 마크 앤드류(Mark Andrew)

Hongqi H7 2.0T Executive
0→시속 100km 가속: 10초
최고시속: 220km
복합연비: 8.5km/L(추정)
CO₂ 배출량: 유로 5 적합
무게: 1800kg
엔진: 4기통, 1995cc, 터보차저, 휘발유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6.5kg·m
변속기: 6단 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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