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ing, Maserati Q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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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ing, Maserati Q4
  • 최주식
  • 승인 2014.03.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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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이탈리아의 설국에서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Q4와 기블리 Q4를 타고 달렸다. 안락한 GT카의 여유를 보여준 콰트로포르테와 빠르고 스포티한 기블리 모두 빙판에서 놀라운 안정성을 보여주었다

새벽 6시 반 간헐적인 사이렌 소리에 잠을 깨 창밖을 보니 제설차가 부지런히 오가며 눈을 치우고 있다. 어제 오후부터 내린 눈은 아직 그칠 줄 모른다. 눈은 팥빙수를 만들기 위해 제빙기에서 갈아낸 얼음처럼 작고 고운 입자로 쉼 없이 떨어진다. 고장 난 기계처럼 눈은 도무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키 큰 나무들이 유령처럼 하얀색 옷을 걸치고 서 있다. 이런 곳에서 마세라티 시승회라니….

스위스의 영봉 마터호른이 바라보이는 이곳 헤르미티지 호텔에 마세라티 Q4 윈터 이벤트의 베이스캠프가 차려졌다. 일주일간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열리는 행사의 첫날 한국팀은 아랍에미리트, 레바논 그리고 이탈리아 등의 나라와 함께 참석했다. 제품설명에 이어 콰트로포르테 S Q4와 기블리 S Q4의 테스트 드라이브가 이어진다. 마세라티는 겨울왕국인 이곳에서 4WD 시스템의 위력을 과시하려 한 것 같다. 그도 모자라 아예 아이스 트랙을 직접 만들었다.

스위스에서는 마터호른이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체르노비아라고 부른다. 이곳 지명 이름이기도 하다. 이 산을 경계로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이 나뉜다. 스키어들의 천국. 총연장 17km에 이르는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올라 스키를 타고 내려온다. 정상은 해발 4,000m에 다다르고 발을 디딘 이곳은 2,000m 고도다. 케이블카는 중간에 두 번 갈아타는데 스키어들은 자신이 원하는 높이에서 내려 활강을 즐긴다. 어디가 구름인지 눈이지, 그리고 하늘인지 경계를 알 수 없는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펼쳐진다.

마세라티에게 Q4의 Q는 콰트로의 이니셜 즉 4를 의미한다. 콰트로포르테가 4도어의 의미라면 Q4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말한다. 4X4라는 얘기. 마세라티에게 4WD 적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개발자와 엔지니어, 테스트 드라이버들까지 이 새로운 4X4를 뜻밖의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즐거워하고 자긍심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눈인사를 나눈 누군가 “퍼펙트 데이”라고 말했다.

“AWD(올 휠 드라이브, 상시 네바퀴굴림)를 표방하지만 평소에는 모든 마세라티 모델처럼 FRD(프론트 엔진 리어 휠 드라이브)의 운전방식과 다름없다”고 수석 엔지니어는 전했다. 바퀴가 노면의 이상을 감지하는 순간 빠르게 구동력을 앞으로 분배하는데, 순식간에 50대 50의 최적화된 비율이 되어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잡는다는 것. AWD지만 FRD와 비슷한 연료효율, 향상된 성능, 모든 날씨에 사용할 수 있다는 효용성이 Q4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이어서 그는 Q4의 4가지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타이트한 코너에서 횡가속성의 향상으로 안전성을 높인다. 둘째, 빠르고 점진적인 토크 배분으로 편안한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셋째, 필요할 때 즉각적인 토크 전환의 효율성을 나타낸다. 넷째, 뒷바퀴굴림과 같은 핸들링의 즐거움, 낮은 그립에서도 뛰어난 밸런스 등을 꼽았다.

V6 3.0L 410마력 엔진을 얹은 콰트로포르테 S Q4의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4.9초. V8과 비교해서도 단 0.2초밖에 뒤지지 않는 고성능을 자랑한다. 향상된 승차감도 6세대 콰트로포르트의 자랑이다. 마세라티 개발총괄 베네데토 오르비에타니 씨는 콰트로포르테의 편안하고 안락한 고성능을 강조했다. 그랜드 투어러의 여유, 여기에 네바퀴굴림을 더했으니 사계절 어느 지역에서나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 기블리는 좀 더 반응이 빠르고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했다.

아이스 트랙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기실 사방이 온통 아이스 트랙인 셈이다. 그럼에도 회전구간과 가속구간 등을 계산에 넣은 제대로 된 트랙을 만들었다. 전문 드라이버의 옆자리에 앉아 트랙을 달리는 데모 런으로 시승 일정은 시작되었다. 먼저 기블리의 옆자리에 앉았다. 랠리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는 드라이버는 스키를 타듯 얼음 위에서 기블리를 능숙하게 다루었다. 각각의 랩을 아이스, 매뉴얼, 스포트 세 가지로 바꾸어가며 구동력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빙판으로 이루어진 가파른 오르막 중간에 차를 세우고 다시 출발해도 전혀 뒤로 밀리지 않는다. 기블리는 콰트로포르테보다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움은 그대로다. 이어서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는다. 출발에 이어 첫 번째 코너를 감아 돌면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으라는 주문이 떨어진다. 살짝 옆으로 밀리는 듯하지만 이내 중심을 바로잡는다. 그리고 코너 앞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아 최대한 속도를 늦춘다. 코너의 절반을 살짝 넘을 때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코너를 탈출해나간다. 시트는 피트감이 좋고 다이내믹한 느낌이다.

아이스 모드에서는 확실히 구동력이 안정적이다. 빙판이라는 것을 의식하기 어렵다. 매뉴얼 모드에서는 패들 시프트를 사용한다.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가감속을 하는데 효과적이다. 물론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차가 미끄러지지는 않지만 말이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전자장비의 개입이 차단된다. 그만큼 조심해야 하지만 재미는 더 커진다. 사운드 역시 한층 스포티해진다.

몇 바퀴의 랩을 돌고 트랙에 익숙해지면 조금씩 자신감이 붙는다.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풀 액셀러레이터의 사용횟수가 늘어날수록 Q4의 접지력에 대한 신뢰가 쌓여간다. 주행안정시스템과 더불어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타입의 기블리에 달린 스카이훅 서스펜션 시스템은 AWD와 맞물려 탄력적인 몸놀림을 보인다. 이 몸놀림은 안정적인 것과 동시에 편안한 승차감을 유지시켜준다.

기블리 S Q4에 얹은 트윈 터보 V6 410마력 엔진은 마세라티의 V6 엔진 중 가장 강력하다. 콰트로포르테 S Q4의 것과 같지만 콤팩트하고 무게가 적게 나가는 만큼 성능은 더 커진다. 두 개의 터보차저를 수평으로 달아 관성 모멘트를 줄임으로써 터보랙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터보랙을 느끼기 힘들었고 응답성이 빨랐다. 이를 바탕으로 기블리 S Q4는 0→시속 100km 가속 4.8초, 최고시속 284km를 낸다.

콰트로포르테 S Q4를 타고 일반도로 주행에 나선다. 거리는 60km 남짓. 일반도로래야 빙판과 다르지 않다. 눈은 계속 내리고 여러 대의 제설차 역시 부지런히 오가며 눈을 치운다. 도로가에 어깨 높이까지 쌓인 눈이 도로를 구분 짓는 표식이 된다. 차창 밖으로 온통 새하얀 세상 속으로 사람들이 스키를 타고 내려온다. 점점 속도를 높여 눈 터널 속을 벗어난다. 여전히 젖은 노면이지만 시커먼 아스팔트가 드러난다.

산악지대인 만큼 코너가 연이어 이어진다. 또 다른 콰트로포르테 Q4가 눈앞에서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코너 앞에서 꼬리를 감추었다. 먹잇감을 놓칠 새라 맹렬하게 그 뒤를 따른다. 네 발에 날카로운 발톱을 지닌 야수는 한 치 미끄러짐 없이 코너를 감아 사라진 꼬리를 밟는다. 그리고 야수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평온함을 되찾는다. 유유히.

8단 ZF 변속기를 통해 동력을 전달하는 V6 엔진은 부드러우면서 앙칼진 사운드를 낸다. 구동력 변화는 계기판을 통해 즉각적으로 보인다.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잘 잡아주고, 드라이빙 포지션 또한 낮아 긴 차체에도 불구하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GT카의 여유와 고성능을 동시에 지닌 콰트로포르테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만 4WD 시스템을 단 S Q4는 한마디로 놀랍다는 표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짧지만 인상적인 트랙에서 만난 기블리 S Q4와 함께… 어메이징 마세라티 Q4!
 

-인터뷰
“Q4는 매우 안정적이고 유니크하다”

베네데토 오르비에타니(마세라티 차량개발총괄)

Q. 마세라티의 새로운 4WD 시스템은 유니크함을 강조한다. 어떤 부분이 그런가?
A. Q4의 유니크함은 콤팩트한 크기로 60k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 1/1000초 만에 반응하는 빠른 응답성을 들 수 있다. 기어박스가 뒤에 위치하는 뒷바퀴굴림의 편향성이 다른 4WD와 차별화되는 요소다. 기어박스가 프론트 액슬에 전달하는 속도는 1/10000초로 빠르다.

Q. Q4의 차별화된 작동원리는 무엇인가?
A. 그립 컨디션을 판단하는 슬립 컨트롤 로직, 스티어링 각도와 엔진 토크, 기어와 액셀러레이터 위치, 요(yaw) 앵글 등을 조절하는 프리 컨트롤 로직, 브레이크 컨트롤(ABS & ESP) 로직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려 안정적인 네바퀴굴림의 성격을 발휘한다. 이를 통해 언더 스티어 또는 오버 스티어를 예방한다.

Q. 주행 시 구동력 배분과 드라이빙 특징은?
A. 0→시속 100km 가속 시에는 앞 구동력 35 뒤 65의 비율을 나타낸다. 젖은 노면에서의 가속은 앞뒤 50:50이지만 마른 노면에서는 100% 뒷바퀴를 굴린다. 최고속도를 향해 갈 때 더욱 그렇다. ATC(액티브 토크 컨트롤) 시스템을 동반한 AWD로 익사이팅한 드라이빙 성능을 향상시켜준다.

Q. 마세라티는 시장 확대를 노린다. Q4는 특히 미국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A. 마세라티 Q4의 최대수요처는 미국이 맞다. 그렇다고 미국시장만을 겨냥해서 개발한 건 아니다.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은 유럽이다.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지역의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콰트로포르테 Q4의 경우 유럽 수요가 기블리보다 더 많다. 모델마다 시장의 수요는 조금씩 다르다. 중요한 건 어느 지역 어느 기후에서도 마세라티를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Q. 르반떼에 달리는 Q4도 같은 것인가?
A. Q4는 기본적으로 르반떼에 쓰이는 것과 같은 시스템이다. 하지만 차의 성격이 다르다. 르반떼에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튜닝될 것이다. 르반떼는 우아한 마세라티 고유의 스타일에 강력한 스포츠 성능을 지닌 SUV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글: 최주식(오토카 코리아 편집장), 사진: 마세라티 AG

Maserati Quattroporte S Q4
가격: 1억6천810만원
크기: 5265×1950×1475mm
휠베이스: 3170mm
무게: 2090kg
최고시속: 284km
0→시속 100km 가속: 4.9초
엔진: V6, 2979cc, 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410마력/5500rpm
최대토크: 56.1kg·m/1650~5000rpm
복합연비: 7.6km/L
CO₂ 배출량: 238g/km
변속기: 8단 자동


Maserati Ghibli S Q4
가격: 1억3천390만원
크기: 4970×1945×1455mm
휠베이스: 3000mm
무게: 2070kg
최고시속: 284km
0→시속 100km 가속: 4.8초
엔진: V6, 2979cc, 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410마력/5500rpm
최대토크: 56kg·m/5000rpm(오버부스트 시 56.1kg·m)
복합연비: 7.6km/L
CO₂ 배출량: 238g/km
변속기: 8단 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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