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토요타 아발론, 닛산 쥬크, BMW 4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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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토요타 아발론, 닛산 쥬크, BMW 4시리즈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11.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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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아발론
토요타의 신형 아발론(Avalon)이 국내에 들어왔다. 아발론은 토요타 브랜드에서는 가장 대형 승용차 모델이다. 일견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로 렉서스가 있는데, 토요타에 대형 승용차 모델이 따로 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미국시장을 놓고 본다면 그렇지도 않다. 한국에서는 차체가 크면 그것이 곧 고급 승용차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미국시장에서는 차체가 크다고 해서 모두 고급 승용차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승용차들의 차체가 크기 때문인데, 가령 미국에서 경찰순찰차로 쓰이는 쉐보레 임팔라(Impala)나 포드의 크라운 빅토리아(Crown Victoria) 같은 차들은 차체가 큰 대형 승용차이긴 하지만, 대중적인 승용차들이다. 그래서 미국의 대형 승용차들은 순찰차뿐 아니라, 가족용 승용차나 택시 등으로도 널리 사용된다. 미국의 이런 대형 승용차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모델이 바로 아발론(Avalon)이었다.

1995년에 처음 나왔던 1세대 모델은 중형 승용차 캠리의 전륜 구동 플랫폼을 이용해서 개발된 모델이었다. 캐빈의 크기는 캠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후드와 트렁크의 길이를 늘여서 전형적인 미국식 대형 승용차의 특징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차체 디자인도 마치 미국의 대형 승용차들을 연상시키는 약간 보수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1세대 아발론은 미국의 토요타 디자인 센터에서 디자인되고 설계되어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어 팔리는, 그야말로 미국제 승용차였다. 이후 1999년에 등장한 2세대 아발론 역시 미국시장을 겨냥한 대중적인 대형 승용차로 개발되었고, 차체 폭을 더욱 늘려서 미국식 대형 승용차로 개발된다. 그렇지만 차체 디자인 이미지는 1세대 모델보다 오히려 더 일본차 느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아발론은 2005년에 등장한 모델이 많은 호응을 받았다. 2010년에는 페이스리프트 된 모델이 4세대 모델로 등장해서 판매되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아발론은 미국식 차체 디자인의 느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차체 측면의 비례를 보면 마치 해치백 승용차를 연상시키는 짧은 트렁크와 크게 누운 뒤 유리를 가지고 있어서 유럽식 차의 느낌이 있다.

그러나 실내 계기판 디자인은 폭을 강조하는 느낌으로 디자인되어 미국식 대형 승용차의 느낌이 강하다. 전반적인 토요타의 승용차들은 통일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지는 않고, 차종 별로 독립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어쩌면 대중 브랜드로써 일상적인 성격을 지향하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평범한 용도로 탈 수 있는 ‘보통차’를 추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닛산 쥬크
닛산의 소형 SUV 쥬크(Juke)가 국내에서 시판되기 시작했다. 쥬크는 국산 소형 SUV 투싼 정도의 크기이다. 그런데 헤드램프가 강조된 매우 특이한 앞모습을 비롯해서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느낌의 형태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지붕의 선은 직선으로 잘라낸 듯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서 차체의 다른 부분과는 동떨어진 인상이다.

게다가 C필러로 연결되는 차체의 윈도 그래픽 형태는 입체적인 덩어리와는 다르게 만들어져 있고, 그런 형태 위에 다시 마치 알파벳 L자 형태로 구부러진 모양의 테일 램프와, 굴곡이 있는 테일 게이트의 형태 등등이 디자인돼 있다. 앞모습은 마치 개구리 왕눈이처럼 생긴 커다란 원형 헤드램프가 라디에이터 그릴 양쪽에 물려 있는 것처럼 붙어 있고, 앞 펜더의 위쪽으로는 또 다른 형태로 튀어나온 램프의 하우징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앞 범퍼 아래쪽의 공기흡입구는 세 개의 원형 구멍이 크게 뚫려 있고, 그 양쪽으로 안개등이 달려 있는 식으로 배치돼 있다. 실내의 이미지도 놀랍다. 기어 레버가 달린 앞쪽 콘솔은 차체 색과 동일한 컬러로 칠해져 있었다. 이런 처리를 한 이유는 실내 디자인이 모터사이클의 형태 이미지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거의 모든 승용차들은 차체 스타일에서 가능한 한 기계적인 요소를 감추고 매끈하고 광택이 나는 차체의 형태와 질감으로 덮여 있지만, 모터사이클들은 일부의 레이싱용 바이크를 제외하고는 엔진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이 복잡한 기계요소를 바이크의 디자인 요소 중 하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쥬크 역시 매끈한 차체에 전반적으로 통일된 형태를 사용하기보다는 각각의 형태의 특징을 더 강조하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펴보자 쥬크의 특이한 차체 디자인이 조금은 이해되기도 한다. 닛산의 차들이 개성적 디자인으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 중에서도 특히 쥬크는 개성의 끝이 어떤 모습인가를 시험하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신형 쥬크는 그동안의 닛산의 디자인에서 ‘이방인’이고 ‘반란자’인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자동차 디자인이 점점 더 개성과 감성을 중시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것을 보면, 쥬크는 그러한 변화의 폭을 풀 스윙으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BMW 뉴 4시리즈
BMW에서 4시리즈가 나왔다. BMW의 4시리즈는 3시리즈 세단의 쿠페형 모델이다. 그래서 4시리즈의 앞모습은 신형 3시리즈 세단과 거의 동일하다. 재작년에 신형 3시리즈 세단이 나왔을 때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연결된 디자인의 이른바 ‘옆트임’으로 그동안의 거의 고정적인 이미지였던 BMW의 키드니 그릴의 디자인에서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그렇지만, 3시리즈는 세단과 쿠페로 배리에이션을 가지고 있으면서 3시리즈 하나로 통일하는 방법을 썼지만, 이제는 쿠페를 4시리즈로 구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쿠페를 독립된 차종으로 구분하는 것은 BMW의 다른 모델 라인업에서도 동일하다. 가령 5시리즈의 쿠페는 6시리즈로 구분하고, 7시리즈 쿠페는 8시리즈로 구분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에는 850 모델이 있었기 때문에, 대형 쿠페가 나온다면 850의 부활, 혹은 8시리즈로의 구분이 예측되는 이유다. BMW는 세단을 홀수로 구분하고 쿠페를 짝수로 구분하는 방법을 쓰는데, 같은 독일 메이커인 아우디는 오히려 반대로 세단을 짝수로 구분하고 해치백이나 쿠페 차종을 홀수로 구분하는 방법을 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아우디에서는 홀수가 쿠페나 해치백에 어울리는 느낌인 반면 BMW에서는 짝수가 쿠페에 어울리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아무튼 새로운 BMW의 4시리즈는 쿠페가 세단의 파생차종이 아니라, 독립된 하나의 모델로써 더 존재감을 강화하는 조치의 결과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단지 세단에서 문을 두 개 없앤 모델이 아니라, 보다 강한 개성을 가진 독립된 차종으로 존재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4시리즈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차체의 조형 요소는 세단과 비슷한 구성을 보여준다.

단지 뒷좌석의 머리 공간을 줄여서 좀 더 날씬한 프로파일을 가지게 한 것이 형태의 변화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시각적인 요소 이외의 엔진이나 서스펜션 등 보다 성능을 높이는 조치를 취한 모델이 등장하면서 4시리즈의 개성을 더욱 더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가령 고성능 모델의 M시리즈에서는 고성능 쿠페로 보다 더 확연한 존재감을 가지는 디테일의 디자인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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