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8 스파이더, 고성능 포르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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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8 스파이더, 고성능 포르쉐가 왔다
  • 그렉 케이블
  • 승인 2013.07.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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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포르쉐 918 스파이더가 코너를 돌며 휘발유 전기 드라이브라인에서 나오는 높은 엔진음이 우리의 귀를 자극한다. 피트 월을 순식간에 스쳐지나 직선코스의 끝에서 코너로 들어가면서 거대한 리어 윙을 드러낸 후 곧 시야에서 사라진다.

내가 포르쉐의 라이프치히 테스트 트랙까지 간 이유는, 랠리의 전설 발터 뢸이 포르쉐의 새로운 68만2천 파운드(약 11억7천580만원)짜리 주력모델을 타고 선보이는 주행실력을 구경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엔지니어 팀을 제외하고 918 스파이더를 최초로 운전해본 사람이 될 기회를 잡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불가능한 목표를 이루려다 보니 차가 복잡해진 듯하지만, 사실 918 스파이더는 콘셉트 모델에서 프리 프로덕션 모델까지 2년여의 시간 동안 많은 발전을 했다. 심지어는 내가 작년에 시승했던 첫 로드고잉 모델에서도 많은 기술적, 시스템적인 부분을 수정하여 현재의 모델에 이르렀고, 그 완성도는 두려울 정도이다.

자연흡기 V8 4.6L 엔진은 8,600rpm에서 607마력을 발휘하여, 리터당 132마력을 낸다. 전방과 후방 액슬에 위치한 두 개의 모터는 각각 156마력, 129마력을 발휘해 279마력이 추가적으로 발휘된다. 세 가지의 동력원을 모두 합하면 총 887마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이렇게 918 스파이더는 포르쉐 역사상 가장 파워풀한 로드카의 자리에 올랐다. 그에 비해 뒷바퀴굴림 카레라 GT의 자연흡기 V10 5.7L는 611마력을 낼 뿐이다. 하지만 887마력으로 과연 충분할까?

자연흡기 V12 6.3L 엔진과 HY-KERS 시스템을 갖춘 새로운 라페라리는 963마력, 트윈 터보차저 V8 3.8L 엔진과 싱글 일렉트릭 모터를 갖춘 맥라렌 P1은 916마력을 발휘하는데, 두 차 모두 1,640kg인 포르쉐보다 각각 385kg, 240kg 더 가볍다.

시승을 위해 스파이더가 피트레인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보니, 확실히 작으면서도 넓은 외관이 특이하긴 했지만, 페라리나 맥라렌에 비해 비주얼적인 측면이나 심미학적 효과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탄소섬유 모노코크의 도어틀이 너무 높고 넓어서 탑승하기가 어려웠지만, 3점식 안전벨트 덕분에 적어도 시동 걸기 전부터 풀 레이스 하네스와 씨름해야 하는 수고는 생략할 수 있었다.

시동을 걸었다. 곧바로 V8 엔진의 반응을 느낄 순 없었고, 우선적으로 회전하는 일렉트릭 모터의 소리가 희미하게 들릴 뿐이었다. 앞 유리의 가시성은 훌륭했지만, 엔진 위에 얹은 경량 티타늄 배기구 때문에 뒤 유리는 없었다. 대신 후방 카메라와 최소화된 선회권이 우리가 피트를 빠져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드디어 출발. 918 스파이더는 레이싱카를 표방하지만, 소리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첫 번째 코너로 진입하면서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는 타이어와 휠 아치에 튕기는 돌멩이 소리 이외에는 어떠한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충분히 충전된 배터리가 E-파워 모드가 작동되면 전방의 전기모터가 차체를 출발시킨다. 포르쉐의 첫 번째 앞바퀴굴림 모델이 있게 한 주인공이다.

채 한 바퀴를 돌기도 전에 난 이미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드로틀 반응과 엄청난 섀시의 신속성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으며, 타오르는 V8 엔진이 9,150rpm을 향해 달리며 내지르는 소리에 등골마저 짜릿해져 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효율성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잡아내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라이브라인은 다섯 개의 모드를 갖췄다. E-파워 모드가 기본으로, 918 스파이더가 전방 전기모터의 추진을 받으며 시속 25km 이상이 되면 후방 전기모터가 작동된다. 다이얼을 하이브리드로 맞추면 두 개의 모터와 엔진이 함께 가동된다.

하지만 V8 엔진은 항상 작동하지는 않는다. 다이얼을 한 칸 더 옆으로 돌리면 스포츠 하이브리드 모드가 선택된다. 이 모드에서는 V8 엔진이 항상 작동하면서 전기모터 또한 거의 항상 작동하게 된다. 레이스 하이브리드 모드는 토크를 앞바퀴에 보내면서 필요할 때 후방 모터가 작동해 전방 모터를 충전해준다. 그것도 부족하다면 핫 랩 모드가 있다. 이 모드에선 두 개의 모터에서 모든 에너지의 90% 혹은 평상시보다 20% 많은 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다.

레이스 하이브리드 모드 상태에서의 3단 기어는 유체이탈을 경험하기에 적합하다. 3가지 동력원이 동시에 작동하며, 완전 부하를 받는 V8 엔진의 엔진음은 굉장히 강렬하다. 이는 4단에서도 마찬가지인데, 5단에서는 잠깐 쉬어가는 느낌이 든다. 토크가 너무 강력하여 더 높은 속력으로 가기 위해서는 드로틀이 잠깐의 휴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918 스파이더는 맞춤형 회생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했고, 두 개의 모터도 최대 0.5g의 감속을 제공한다. 하지만 브레이크 페달을 밟기 전까지는 재생이 시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드로틀을 들어 올리면 바로 탄력 주행 기능이 작동된다. 이런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카본세라믹 브레이크는 놀랍도록 효과적이며, 충실한 감각을 전달한다.

나는 고속으로 연속 커브에 진입하였다. 앞과 뒤의 차축이 동시에 움직이는 스티어링은 918 스파이더에게 엄청난 민첩성을 제공했다. 전기기계식 시스템의 무게 배분은 생각보다는 가벼웠지만 타이어는 매우 강하게 붙잡아주었으며, 약간의 롤은 있었지만 차체 앞부분은 굉장히 차분했다. 지속되는 언더스티어나 갑작스런 오버스티어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엄청난 그립과 중립성만이 있었다.

이런 운전 원활성의 비밀은 918 스파이더의 주요 드라이브 시스템이 수평 센터 라인 아래에, 그리고 휠베이스의 안에 있기 때문이다. 세 개의 동력원이 중력의 중심에 가능한 한 가장 가깝도록 굉장히 낮게 배치되었다. 리어 드라이브 어셈블리의 중심을 예로 들면, 엔진과 7단 자동 듀얼클러치 기어박스, 후방 모터가 지면에서 겨우 273mm 위에 위치하며, 6.8kWh 리튬 이온 배터리는 더 아래에, 70L 연료 탱크의 사이로 위치한다.

포르쉐가 전방 전기모터를 채용한 이유는 추진력뿐만이 아니라 앞바퀴에 전해지는 토크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거나 감소시켜 핸들링을 조정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방지해 고정비 기어박스를 통해 앞바퀴에 전해지는 추진력 또한 918 스파이더의 대단한 트랙션과 주행의 원동력이 된다. 서스펜션은 앞바퀴에 더블 위시본, 뒷바퀴에 멀티링크를 달았다.

이는 사실상 완전한 레이싱카 셋업인데, 가변 스프링과 댐퍼, 금속-금속 관절로, 높이는 최대한 낮추면서도 실제로 느껴보지 않으면 믿지 못할 만큼의 감촉을 구현해내었다. 거기에 스파이더가 커브 길에서 레이싱카처럼 부서지지 않도록 충분한 안전 기준을 준수했다.

포르쉐 측은 이제 918 스파이더가 단 2.8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7.9초 만에 시속 200km에 도달할 수 있으며, 최대시속은 340km로, 시속 150km까지는 전기모터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의 기준으로 이것은 매우 훌륭한 성능인데, 여기에 회사가 발표한 30.3km/L의 연비와 79g/km의 CO₂ 배출량이 결합되면 더더욱 스파이더의 뛰어난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수치들을 실제로 검증하는 단계가 아직 남아 있지만 포르쉐는 슈퍼카의 효율성 측면에서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낸 듯하다.

하지만 직선코스를 달리던 중에 경험한 드로틀이 4단 기어에서 고정되는 느낌은 918 스파이더 토크 때문에 발생한 불안한 현상이었다. V8 엔진의 54.1kg·m 토크는 6,600rpm에서 한계가 찾아오지만, 곧 전기모터의 힘이 더해지면서 이를 돌파한다. 모든 동력원의 힘이 더해지면서 130kg·m의 엄청난 토크가 발휘되는데, 81.6kg·m이 넘는 토크가 800rpm에서 5,000rpm 사이에서 발휘가 가능해 차의 성향을 매우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포르쉐는 아직 최종 새시 튜닝을 승인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918 스파이더의 트랙션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개발팀 대표 프랭크 발리서는 “아직 배워가는 단계이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드라이브 시스템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 높은 속력으로 다음 코너에 들어섰을 때 스파이더가 보인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차의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매우 기민하게 운전자의 요구에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적어도 918 스파이더의 프리프로덕션 시승차는 기대 이상이었다. 엄청난 속도, 전력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능력도 뛰어났지만, 가장 비범했던 측면은 퍼포먼스의 접근성이었다. 가격을 신경 쓰지 않을 수만 있다면, 분명 이 차는 누구든지 간절히 운전해보고 싶을 만한 훌륭한 차다.

글: 그렉 케이블(Greg Kable)

Porsche 918 Spyder
0→시속 100km: 2.8초
최고시속: 340km
복합연비: 30.3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79g/km
무게: 1640kg
엔진: V8, 4593cc, 휘발유, 전기모터
구조: 미드, 세로, 4WD
최고출력: 887마력(복합)
최대토크: 130kg·m(복합)
무게당 출력: 484마력/톤
리터당 출력: 132마력/L
압축비: na
변속기: 7단 듀얼 클러치 자동
길이: 4643mm
너비: 1940mm
높이: 1167mm
휠베이스: 2730mm
연료탱크: 70L
주행가능거리: na
트렁크: 110L
서스펜션: (앞)더블위시본,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어댑티브 댐퍼
             (뒤)멀티링크,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어댑티브 댐퍼
브레이크: V 카본 세라믹 디스크
휠: (앞)20in
    (뒤)21in
타이어: (앞)265/35 ZR20
           (뒤)325/30 ZR21 미쉐린 파일럿 컵

 
Ferrari LaFerrari
0→시속 100km: 3.0초 미만
최고시속: na
복합연비: na
CO₂ 배출량: 333g/km
무게: 1345kg(추정), 1255kg(건조)
엔진: V12, 6262cc, 휘발유, 전기모터
구조: 미드, 세로, RWD
최고출력: 963마력/9000rpm
최대토크: 98.9kg·m/6750rpm
무게당 출력: 717마력/톤(추정)
리터당 출력: 154마력/L
압축비: 13.5:1
변속기: 7단 듀얼클러치 자동
길이: 4702mm
너비: 1992mm
높이: 1116mm
휠베이스: 2650mm
연료탱크: na
주행가능거리: na
트렁크: na
서스펜션: (앞)더블위시본,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어댑티브 댐퍼
              (뒤)더블위시본,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어댑티브 댐퍼
브레이크: V 카본 세라믹 디스크
휠: (앞)19in
    (뒤)20in
타이어: (앞)265/30 ZR19
           (뒤)345/30 ZR20 피렐리 P 제로 로쏘 코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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