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5 1.6 TCE,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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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5 1.6 TCE,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 최주식
  • 승인 2013.07.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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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고 기어 레인지를 D에 옮기자마자 스멀스멀 기어나가려고 꿈틀거린다. 예전에 알던 그 SM5가 아니다. 이름 하여 SM5 1.6 TCE. 여기서 TCE는 터보차저 이피션티(Turbo Charged Efficiency)의 약자. 터보 엔진을 얹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은 최근 BMW의 방향성. 물론 다운사이징과 효율성의 추구는 오늘날 대다수 브랜드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SM5 1.6 TCE는 닛산의 GDi 터보차저 190마력 엔진과 독일 게트릭사의 자동 6단 듀얼 클러치를 조합했다. 최적의 연비효율과 성능, 부드러운 변속과 다이내믹한 주행을 보여준다는 게 르노삼성의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드로틀을 열어주자 기다렸다는 듯 뛰쳐나간다. 잠깐 통과의례처럼 터보랙을 거친 다음부터는 거침이 없다. 시속 80km에서 100km까지 가속은 일반주행에서 고속주행으로 넘어가는 순간. 이때의 가속이 더디면 답답해진다. 1.6 TCE는 이 구간의 가속이 예리하게 빠르다.

춘천 가는 고속도로에 쾌속으로 차를 올린다. 190마력과 듀얼 클러치의 조합은 평범한(?) SM5를 꽤 성격 있는 차로 변모시킨 게 틀림없다. 고속도로의 대열에 합류한 뒤 웬만한 차들과의 흐름에서 자신 있는 동력임을 확인한다. 가속이 빠른 데 이어 인상적인 것은 부밍음이 크지 않다는 것.

때문에 전반적으로 조용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런 다음 문제점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액셀러레이터가 가볍다. 특히 앞부분이 가볍고 중간지점 이후 풀 드로틀로 가는 과정에서는 푹 꺼지는 듯한 느낌이 있다. 여기서는 지려 밟는 기분이 들어야 한다.

가속력이 좋은 만큼 한적한 구간에서 좀 더 속도를 올려본다. 이때 신경 쓰이는 것은 역시 하체의 움직임. 약간의 롤링과 함께 하체의 묵직함은 찾기 힘들다. 패밀리 세단에 적합한, 무난한 세팅이기 때문이다. 주먹은 세졌는데 하체는 그대로라는 얘기. 그렇다고 불안할 만큼 섀시가 허약한 것은 아니다. 또한 차체를 달래는 브레이크 성능이 듬직하다.

그러면 1.6 TCE의 성격은 무엇일까. 고성능 모델인가, 고효율 모델인가. 2.0 140마력에 비하면 확실히 고성능 모델이다. 부드러운 변속, 다이내믹한 주행? 맞는 말이다. 그런데 2.0L의 연비 12.6km/L에 비해 13.0km/L는 확실히 고효율이라 말하기 어렵다. 1.6 엔진은 또한 배기량이 1,618cc로 자동차세 감면혜택은 1,998cc에 비해 연간 1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르노삼성은 1.6 TCE의 트림이 2.0 LE급이라고 밝혔다. 2.0 LE의 가격은 2천660만원. 1.6 TCE의 가격은 2천710만원. 50만원의 차이라면 1.6 TCE의 메리트는 충분해 보인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NAULTSAMSUNG SM5 1.6 TCE
가격: 2천710만원
크기: 4885x1860x1485mm
휠베이스: 2760mm
복합연비: 13.0km/L
CO₂ 배출량: 134g/km
엔진: 1618cc, 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190마력/6000rpm
최대토크: 24.5kg·m/2000rpm
변속기: 6단 자동(듀얼 클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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