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20d GT, 투어링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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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20d GT, 투어링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 리차드 브렘너
  • 승인 2013.05.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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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시리즈 GT는 공간이 넓고, 뒷좌석과 트렁크가 굉장히 여유롭다. BMW의 대형 세단 뒷좌석에 자주 앉아본 사람이 아니라면, 너무 넓은 레그룸 때문에 적응이 안 될 정도이다. 또한 세 명이 GT의 뒷좌석에 앉아서 적어도 30분 이상은 편하게 앉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랄 수도 있다. 이것이 가족들, 특히 3시리즈 투어링이나 혹은 5시리즈 세단에서 제공되는 것보다 더 넓은 공간을 원하는 가족들을 위한 뉴 3시리즈 GT다.그런데 3GT는 5시리즈 GT만큼의 이상한 외관은 아니지만, 어쨌든 5GT의 더 새롭고 작아진 형제 모델이다.

5GT도 넓은 공간을 제공하긴 하지만, 사실상 BMW 중 가장 미학적인 부분이 떨어지는 차가 아닌가 싶다. 다행히 3GT는 후방의 범퍼 부분과 리어 필러가 지나치게 무거워 보인다는 점만 제외하면, 그보단 좀 더 조화로운 디자인을 지녔다. 이처럼 3GT는 BMW 중 가장 아름다운 차는 아니지만, 날렵한 스포티함을 지닌 5도어 MPV 쿠페라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상당히 매력적인 차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차가 3시리즈 세단의 뒷좌석에 오랫동안 앉아본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을, 더 넓은 공간에 대한 바람과 SUV의 높은 좌석을 실현하기 위해 탄생했다는 배경을 알게 되면 그 매력은 배가 될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이 차와 동급인 스포츠 해치백을 찾기는 어렵다. 지난 수십 년간 사용된 GT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긴 하지만 확실한 점은, 이 차가 심미학적인 측면에서 5GT보다 더 조화롭고 역동적인 외관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실용성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트렁크가 투어링보다 큰 520L인데, 거기다 뒷좌석까지 접으면 1,600L의 엄청나게 넓은 공간으로 바뀐다. 등받이가 좌석과 함께 내려가서 격벽과 편평한 바닥이 되는 방식이 아니라, 단순히 좌석 위로 접히는 방식이라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공간만큼은 엄청나게 넓어진다.

각각의 등받이는 핸들로 내릴 수 있고, 다시 원위치로 되돌리려면 손으로 직접 올려야 한다. 등받이가 15개의 포지션과 19개의 각도로 고정되기 때문에, 뒷좌석을 빼지 않고도 커다란 서랍장 정도는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또한 바닥 아래의 수납공간과 데크 바닥판 아래의 2칸으로 된 단단한 후방 화물 선반, 잠금 레일, 후크, 래싱 등으로 구성된 특별한 편리함을 제공한다. GT의 테일게이트는 구조 자체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전자식으로 작동되고, 위로 올려지는 형태로 열린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운전석 문 근처에 설치된 버튼이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모든 여유 공간에 대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GT 자체의 사이즈가 크기 때문이다. 운전석의 높이 또한 X1과 동일하고, 3시리즈 GT의 무게중심은 당연히 투어링보다 높다. 그렇다면 이 모든 사항들이 동력학적인 측면에선 어떤 영향을 미칠까? GT 프로젝트의 수장인 마틴 델리츠는 이 질문에 “가족친화적인 차이기 때문에 편안함에 중점을 뒀지만, 동시에 3시리즈만의 민첩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예민한 3시리즈 운전자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750파운드(약 127만원)의 일렉트로닉 M 스포트 댐퍼를 달면 주행감이 한층 더 유연해지긴 하지만, 가끔씩 세단에선 경험하지 못했던, 덜컹거리거나 차체가 상하로 출렁이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트 모드로 전환하면 전체적인 유연성은 떨어지지만, 롤 현상이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2.0L 디젤 드라이브트레인이 저회전, 하이기어드인 절감 상태에서 깨어난다. 컴포트 모드에서 너무 가볍게 느껴지던 스티어링이 스포트 모드에서는 좀 더 평균적인 느낌으로 변하고, 가끔씩 약간의 탄력적인 저항감도 느낄 수 있다.

이 두 가지 세팅에서 코너링을 할 때는 50/50으로 배분된 GT의 높은 중량감을 느낄 수 없고, 엔진 때문에 부족했던 다이내믹함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 BMW의 2.0L 엔진은 오래된 티가 났다. 공전할 때도, 회전할 때도, 전반적으로 심하게 거슬렸다. 토크 곡선은 만족스러운 편이었지만, GT라는 이름의 차와는 어울리지 않게 느렸다. 도심주행이나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충분한 성능이지만, 소음이 너무 심했다. 트랜스미션은 더욱 인상적인데, 스포트 모드에서는 알맞은 기어를 매우 신속하게 찾아준다.

어쩌면 빠른 변속이 필요할 때, 적당한 위치에 배치된 패들 쉬프터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될 때도 있겠지만, 이 기어 박스는 매우 믿을 만하다. 그리고 연료를 절감하는 에코 프로 모드에서는 저회전, 하이기어드의 절감 전략을 구사하는데, 엔진음이 더 커지는 현상이 발생하긴 하지만, 연료 소비 절감에는 굉장히 효과적이다. 나머지 사항들은 3시리즈와 거의 흡사하다. 대시보드도 동일하고, 트림의 세부 디자인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트림은 세단이나 투어링카와 마찬가지로, SE, 스포트, 모던, M 스포트 트림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SE와 M 스포츠가 선호될 것으로 전망된다.

GT 보디 스타일은 투어링카보다 1천300파운드(약 220만원), 세단보다는 2천600파운드(약 440만원) 더 비싸기 때문에 구입에 앞서 넓은 공간이나 다용도의 실용성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항목인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M 스포트 패키지는 GT의 외관을 현저하게 향상시켜주기 때문에 추가할 가치가 있고, 어댑티브 댐퍼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 차는 저렴한 3 시리즈도, 외관이 뛰어난 것도 아니며, 기복이 심한 주행감과 시끄러운 엔진 같은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살짝 스포티한 느낌의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가족용 차를 원한다면, 3GT는 현존하는 차들 중 가장 뛰어나다.

글: 리차드 브램너(Richard Bremner)

BMW 320d GRAN TURISMO SE SPORT AUTO
0→시속 100km: 7.9초
최고시속: 225km
복합연비: 20.4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129g/km
무게: 1575kg
엔진: 4기통, 1995cc, 터보디젤
구조: 프론트, 세로, RWD
최고출력: 185마력/4000rpm
최대토크: 38.7kg·m/1750~2750rpm
변속기: 8단 자동
연료탱크: 57L
트렁크: 520~1600L
휠: 18in, 합금
타이어: 224/45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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