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90 D5, 프로토타입을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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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90 D5, 프로토타입을 타다
  • 빅키 패롯(Vicky Parrott)
  • 승인 2016.05.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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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신형 S90은 참신하게 차별화된 차를 겨냥했다. 다시 말하면, 대단히 세련되고 안락한 중역형 대형 세단이다

 

집을 사러 다닐 때 현관을 들어서면 곧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자동차가 그보다 더 빨리 반응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결국 수많은 고객들이 차 안에 들어가 앉아보기도 전에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말이다. 신형 볼보 S90이 그런 대상이다. 디트로이트모터쇼의 조명 아래 볼보의 대시보드가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 다가왔다. 그때 개성이 떨어지는 다른 라이벌에 비해 엄청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전망이다. 볼보 딜러에서 이 차의 흠잡을 데 없는 인체공학적 소파에 몸을 담기도 전에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게다가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사진으로 보아 정교하지만 수더분한 분위기에 끌린다면 실물 앞에서는 감탄을 금할 수 없다.

S90은 BMW 5시리즈보다 약간 길다. 허리가 높고 내리꽂힌 스타일이 대형차와 같은 인상을 준다. 우리가 시승한 프로토타입은 위장하고 나왔어도 그런 인상을 감추지 못했다. 실내도 예상보다 큰 느낌을 줬다. 차폭이 넓고 시원했다.
 

푹신한 안락의자 같은 좌석은 더없이 편안했다(XC90과 같다). 눈길을 잡아끄는 실내를 즐기기에 최상의 자리였다. 우리 시승차는 라인업의 정상. 하지만 실내 소재의 감촉과 논리적이고 깔끔한 레이아웃이 어우러져 진정으로 최고의 디자인만이 가능한 초연하고도 값비싸고 단순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대형 컬러 터치스크린이 실내를 압도했다. 모든 S90에 내비게이션을 완비한 터치스크린은 기본장비. 반응이 빨랐고, 쓰기 쉬웠으며, 고급스러웠다. 아울러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곁들였다. 실내의 좀 더 높은 위치에 달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데 볼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그 문제를 해결했다.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뒷좌석. 주요 라이벌보다 더 넓었다. 등받이를 뒤로 편안히 눕힐 수 있어 편안했다. 500L 트렁크는 라이벌과 거의 비슷했고, 골프 클럽이나 큰 가방을 쉽게 넣을 수 있었다.

우리는 232마력 D5를 몰고 나갔다. 네바퀴굴림에 2종의 4기통 디젤 가운데 강력한 버전이었다. 앞바퀴굴림 188마력 D4가 베스트셀러로 꼽혔고, 회사차 경쟁에서 BMW 520d와 정면대결할 공산이 커보였다. 그밖에 유일한 또 다른 엔진은 T8. 402마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2.0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쓴다. CO₂ 배출량을 44g/km로 끌어내리는 데 큰 몫을 한다. 친환경을 내세우는 CEO를 위해 안성맞춤이라고 할까.

모두가 8단 자동박스를 기본으로 달고 나온다.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차선 지원과 자동 비상 브레이크(보행자, 자전거, 사슴과 교차로의 대향차를 가려낸다)를 비롯한 능동적 안전장비를 두루 갖췄다.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기본 안전장비로 평가된다.
 

D5를 몰고 출발하자 주요 자질로 꼽히는 세련미가 즉각 드러났다. 수많은 4기통 엔진의 고질인 껄끄러운 엔진 사운드는 전혀 없었다. 엔진은 회전대를 매끄럽게 타고 올랐다. 불필요하게 밟아대지 않는 한 놀랄 만큼 조용했다. 동급 최고의 정숙성을 뽐냈다. 아주 진지하게 정숙하다는 아우디 A6 울트라보다 더 고요했다. 바람도 볼보의 A필러 위를 조용히 미끄러졌다. 시승 조건에 비춰 타이어 소음을 평가하기는 어려웠으나 S90 D5는 분명히 한 차급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갖췄다.
 

중회전대 성능이 믿음직했고, 변속기를 건드리자 예리하게 반응했다. 심지어 저회전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파워펄스’(PowerPulse)라는 장비가 큰 몫을 했다. 이름만으로는 차세대 제세동기와 같은 인상을 줬다. 하지만 실제로 D5에만 달린 압축공기 시스템이었다. 이 장치는 배기가 작동하기 이전에 터보를 돌려 래그를 줄였다. 아주 섬세하지만 액셀에 어떤 압력을 가하든 매우 활기찬 초기 반응으로 제 구실을 해냈다. 출력 파에 전혀 구김살이 없어 파워 전달이 매끈했다.
 

게다가 8단 자동박스는 바라는 대로 거의 완벽하게 변속했다. 열심히 조작해야 하기보다는 느긋하게 등을 기대고 즐길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볼보에 따르면 S90은 역동적 성능에 일장이 있었다. 우리 시승차에 달렸던 옵션인 에어서스펜션을 받아들이면 기본으로 따라오는 가변 드라이브 모드가 큰 역할을 했다. 스티어링은 비중이 뛰어났고, 턴인의 반응이 부드러우면서도 직접적이라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차분하게 달리는’ 상태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차가 분명했다.

심지어 단단한 눈길에서도 액티브 네바퀴굴림이 안정된 핸들링을 뒷받침했다. 때문에 D5를 몰고 B급 도로를 아주 힘차게 몰아붙이면서도 그립에 대한 불안이 없었다. 하지만 핸들링이 5시리즈와 맞설 수 있을까? 노, 그렇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승차감이 5시리즈보다 더 좋았나? 글쎄, 아무래도 난처한 질문이다. 그 대답은 S90의 즐거운 안도감을 약간 훼손하게 된다. 어떤 세팅이든 에어서스펜션은 고주파 구간과 굽이치는 도로에서 흠 없이 눈부신 고속도로 크루저의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더 힘차게 밟거나 날카롭게 몰아붙이자 상당한 노즈 다이브가 일어났다. 그리고 영국의 누더기 도로에서 지나치게 단단한 세팅을 알리는 놀랍도록 큰 서스펜션 충격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S90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 단계에서도 실로 인상적이었다. 아름다운 실내, 탁월한 세련미와 흔들리지 않는 성능 사이에서 마음에 드는 매력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리가 시승한 지금보다 앞으로 안락감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그거야말로 최상급 꿀단지에 빠진 파리이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우리는 기본 서스펜션을 달고 나오는 S90으로 진실을 밝혀낼 것이다. 그때까지 S90은 어느 모로나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어느 때보다 개성이 넘치는 S90은 볼보를 찬란한 미래로 이어주는 교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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