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기능의 넉넉함, 쌍용 티볼리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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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기능의 넉넉함, 쌍용 티볼리에어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6.05.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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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구성이 탄탄한 티볼리의 확장 버전. 적은 금액으로 트렁크를 하나 더 얻는 기분이다

티볼리 에어의 발표 소식을 들으며 “티볼리가 첫선을 보인 지 벌써 1년이 지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쌍용을 위기에서 구한 차. 이것이 티볼리를 바라보는 기자의 시선이다. 콤팩트 SUV들의 인기몰이가 시작된 시장 상황도 좋았지만, 쌍용차에 기대하는 우직한 차 만들기를 제대로 이뤄낸 공이 컸다. 기본기를 제대로 갖춘 차였다. 게다가 경쟁 모델들과 비슷하거나 앞서는 수준의 성능과 장비를 갖춘 차를 더 싸게 내어주니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다시 쌓는 데 성공했다.

티볼리의 성공이 쌍용차에 커다란 변화를 준 것은 분명하다. 일단 브랜드 전략이 달라졌다. 티볼리 에어에는 티볼리를 브랜드로 끌어올리려는 쌍용의 시도가 담겨 있다. 티볼리 에어는 쌍용차 엠블럼이 아닌 전용의 엠블럼을 사용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티볼리 변형 모델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SUT 세그먼트를 개척한 코란도 스포츠처럼 뒤에 적재함이 달린 티볼리 스포츠를 기대해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티볼리 에어의 디자인은 티볼리와 거의 같다. 기반을 공유하는 모델이니 당연하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디자인에 대해 “티볼리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다이내믹함을 더했다”고 밝혔다. 날개를 펼친 새 모양을 본뜬 그릴, 바벨 타입 범퍼 등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주로 사용했다.  티볼리 에어에는 쌍용차의 디자인 관점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헤드램프는 모양은 다를지언정 코란도 시리즈의 것을 떠올리게 한다. 쌍용차 SUV 고유의 특징인 넓은 C필러도 그렇다. 티볼리에서 인기를 끌었던 투톤 루프가 기본 적용되었다. 시승차는 흰색 차체와 검은색 지붕의 대비로 멋을 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선루프를 고르면 투톤 루프를 고를 수 없는 것. 멋을 내면서 환기도 편하게 하고 싶은 이들에겐 좀 아쉬울 부분이다.
 

실내 구조와 공간은 티볼리와 같다. 휠베이스를 늘리지 않았기 때문. 그럼에도 공간은 적당한 수준이다. 중앙의 센터 페시아를 바탕으로 양쪽이 대칭 구조를 이루는 구성. 단순하고 실용적인 구조를 유지하되, 카본 문양의 도어트림, 붉은색 스티치 등 멋 내기 요소를 더했다. 손으로 쓸어봤을 때 플라스틱 및 실내 재질의 품질은 적당한 수준이다.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리 공간은 차급을 생각했을 때 적당한 편으로 보인다. 센터 터널을 낮춰 조금 더 공간을 확보했다. 뒷자리 다리 공간은 차급을 생각하면 꽤 넓은 편이다. 뒷좌석도 열선 시트를 지원해 뒷좌석에 앉아도 금방 따뜻해진다. 리클라이닝 기능도 있다. 2열 등받이 각도가 27.5˚인데 최대 5˚도를 추가로 기울여 32.5˚로 눕힐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차체다. 길이가 4,195mm에서 4,440mm로 245mm 늘어났다. 늘어난 길이는 대부분 트렁크 공간을 넓히는 데 쓰였다. 티볼리 에어의 적재용량은 720L로, 티볼리의 423L에 비해 1.7배다. 아웃도어 스포츠에 유리한 부분이다. 트렁크 쪽에는 220V 인버터도 달았다. 바깥에서 전기를 쓸 때 유용할 부분이다. 늘어난 트렁크 공간 덕분에 뒷좌석을 접지 않고도 대부분의 짐은 넉넉하게 실을 수 있지만, 스키 등 긴 장비를 싣는다면 6:4로 나뉘어 접히는 2열 좌석을 접으면 된다. 최대 1,440L까지 트렁크 공간이 늘어난다,

시승차는 직렬 4기통 1.6L 디젤 엔진에 네바퀴굴림 구동계를 더한 조합. 최고출력 115마력을 4,000rpm에서, 최대토크 30.6kg·m을 1,500~2,500rpm에서 낸다. 저회전부터 강한 토크를 끌어내는 쌍용차 디젤 엔진의 특징은 그대로다. 공회전에 가까운 1,000rpm에서 최대토크의 55%를 넘긴다. 주행 내내 넉넉한 토크를 내주는 세팅이다. 디젤 특유의 엔진음과 진동을 완전히 막은 것은 아니지만, 실내는 꽤 조용하다. 방음재를 넉넉히 쓴 티가 난다.
 

회전수를 낮춰 달리면 느긋하지만, 고회전에서는 엔진음이 크게 들린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정도다. 초기 가속은 활기차다. 1단과 2단의 기어비를 짧게 잡아서다. 3단부터 기어비 간격을 벌려 가속한다. 순항에서도 승차감은 살짝 단단하게 느껴지는 정도.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정도는 평균 정도다. 실용 영역에선 충분한 달리기 성능을 보인다. 속도를 한껏 올리기보다는 여유롭게 달리는 것이 어울리는 차다.
고속주행 및 코너링 성향이 기존의 티볼리와는 달랐다. 네바퀴굴림 구동계 덕분이다. 궤적을 그리며 코너를 통과할 때 균형을 잃지 않으려 버티는 느낌이다. 네바퀴굴림을 얹으며 뒷바퀴 서스펜션을 멀티 링크로 바꾼 영향 같다. 티볼리에 적용된 네바퀴굴림 구동계는 전자 제어 커플링식.

평소에는 앞바퀴만으로 달리다가 눈길, 빗길 등에서 자동으로 네바퀴굴림으로 바뀐다. 앞뒤 분배량을 정해 달릴 수 없다는 것은 좀 아쉽다. 대신 낮은 속도로 험로를 통과할 때 사용할 ‘록’(Lock) 기능이 있다. 시속 40km 이하에서만 작동한다. 험로 탈출용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자체 보호 기능이 있어 구동계 과열 시 뒷바퀴에 보내는 힘을 줄인다.
 

티볼리 에어의 안전장비 구성은 평이한 수준이다. 차량 제어 시스템, TPMS 등의 장비는 다른 콤팩트 SUV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구성. 하지만 티볼리 에어의 차이점은 분명 있다. 단단한 차체를 위한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충돌 시 안전성을 확보한 것. 차체의 71.1%가 고장력 강판이며, 중요 10개 부위에는 핫 프레스 포밍 방식으로 만든 1500Mpa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다. 승객석 대부분을 600Mpa 고장력 강판으로 감싸고, B필러 및 루프 라인을 1500Mpa 이상의 핫 프레스 포밍 적용 강판으로 감싸 전복 시 안전성을 확보한 것. 늘어난 트렁크 공간에 맞춰 뒷부분까지 고장력 강판을 넉넉히 대었다.

편의 장비로는 듀얼 에어컨, 7인치 AVN 시스템, 전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 우적감지 와이퍼 등이 있다. HDMI 케이블을 통해 미디어 플레이어의 화면을 센터 스크린에 비출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한 부분. 하지만 시선을 뺏기지 않도록 주행 시에는 화면이 아닌 음성만 지원한다.
 

티볼리가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으로 시장을 사로잡았듯, 티볼리 에어 또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 티볼리 에어의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2천106만원부터 시작한다. 티볼리 디젤 모델과 비슷한 편의 장비로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약 100만원 정도. 티볼리의 장점 중 하나는 기본형 모델부터 나름 장비 구성이 쏠쏠하다는 것.

이는 티볼리 에어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본형 모델에 좀 더 눈길이 간다. 기자는 티볼리 디젤보다는 티볼리 에어 기본형에 마음이 간다. 티볼리 디젤에서 상위 트림을 고르는 것보다, 추가 트렁크 공간을 고르는 기분이랄까. 100만원 주고 트렁크 공간을 추가할 수 있는 차는 흔치 않다.
 

티볼리 에어는 앞으로의 쌍용을 기대하게 만드는 차다. 티볼리로 위기를 빠져나온 쌍용은 이제 판을 굳힐 것이 확실해 보인다. 기본형 모델인 티볼리와 큰 차이 없는 가격은 콤팩트 SUV에서 단단하게 자리 잡으려는 쌍용의 승부수가 아닐까. 쌍용은 SUV 전문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SUV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쌍용차 특유의 개성도 녹여내야 한다. 다행히도 티볼리 에어는 과녁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그래서 티볼리 브랜드로 등장할 다음 모델 또한 그럴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코란도 스포츠를 닮은 티볼리 스포츠를 기대해보는 이유다. 한발 더 나아가 뉴 코란도에서 선보였던 소프트탑 버전은 어떨까? 티볼리가 청춘의 상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남자’ 매력을 풍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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