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프레임, 더 뉴 모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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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프레임, 더 뉴 모하비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6.04.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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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신형 엔진과 8단 변속기 얹고 돌아온 국산 SUV계의 큰형님

모하비가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2008년 1월. 기아차 SUV 라인업 최상위 모델로 등장했다. 당시 현대·기아는 현대 제네시스와 함께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뒷받침할 프리미엄 SUV로 모하비를 내세웠다. 하지만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때문에 시작은 순조롭지 못했다. 첫 해에는 1만8천대를 팔겠다는 초기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놀라운 반전이 따랐다. 대부분의 차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고가 줄어든다. 그런데 모하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고가 늘었다. 다른 차에는 없는 모하비만의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국산차 중 V6 3.0L 디젤 엔진을 얹은 프레임 방식의 SUV는 모하비가 유일하다.
 

프리미엄 SUV라는 설정에 맞춰 구성한 설계, 패키징,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모노코크 SUV 이상의 안락함을 안겼다. 그래서 모하비는 국산 SUV를 대표하는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수입 SUV와 정면으로 비교되는 위치에 서면서 모하비의 인기가 꾸준히 올랐다는 생각이다. 화려함은 부족할지언정, 가격 대비 우위에 있고 넉넉한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
 

아무튼,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모하비는 등장 8년 만에 ‘더 뉴 모하비’로 페이스리프트 됐다. 디자인은 기존 모하비의 연장선. 크게 바뀐 것은 없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꾸고 스키드 플레이트를 입체감 있는 디자인으로 바꿔 앞부분 인상을 살짝 바꿨다. 더 강한 이미지를 넣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그대로지만, 사이드미러와 휠에 크롬을 적용해 번쩍이며 눈길을 끌도록 했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의 구성을 그대로 잇되, 센터 페시아의 구성을 슬쩍 바꿨다. 새로운 멀티미디어 시스템 및 공조기 디자인을 적용해서다. 버튼들이 큼직해 장갑 낀 손으로도 만질 수 있을 정도. 시트의 디자인도 바뀌었다. 나파가죽에 퀼팅 기법을 더해 좀 더 고급스러운 실내 느낌을 강조했다. 우드 그레인도 두 가지 색상으로 바꿨는데, 밝은 색으로 화사함을 강조했던 기존 디자인에 비해 짙어졌다. 한결 안정감을 주는 실내 배색이다.
 

더 뉴 모하비에는 유로 6에 맞춰 성능을 강화한 V6 3.0L 디젤 S2 엔진이 실린다. 요소수를 적용한 SCR 방식으로 성능을 개선했다. 현재 국산 SUV 중 유일한 V6 디젤 엔진이라는 점이 강점.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m을 낸다. 기존 세팅 대비 저회전 토크를 강화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기존 엔진은 1,500rpm에서 46kg·m의 토크를 냈는데, 신형 엔진은 24.1% 증가한 57.1kg·m를 낸다. 저회전부터 넉넉한 힘을 끌어내니, 회전수를 높여 달릴 일이 많지 않다. 자동 8단 변속기 또한 인상적이다.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나가는데, 회전수 증가가 크지 않다. 4단까지의 기어비를 가속형으로 짧게 잡고, 그 이후 기어비를 조금씩 늘려나가는 구성. 그래서 항상 저회전을 유지하며 달리기 유리하다. 저회전 토크를 강화한 이유다. 고속 주행에서 한층 유리한데, 시속 100km에서 엔진회전수는 1,500pm, 시속 120km에서 1,800rpm이다.
 

서스펜션 세팅의 완성도는 한층 높아졌다. 위아래 움직임에 여유를 뒀음에도 흔들림이 크지 않다. 전반적으로 승차감에 중점을 둔 세팅으로 보이나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뛰어났다.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아차는 승차감을 위해 앞뒤 서스펜션 지오메트리 및 쇼크업소버를 튜닝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속주행에서 차체를 안정시키고 코너링 성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앞 서스펜션에는 유압식 리바운드 스프링이 새로 적용됐다. 핸들링 성능을 개선하는 효과라지만,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보다는 안정감 있게 움직이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모하비의 스티어링 기어비는 큰 편에 속해,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것보다 앞바퀴가 꺾이는 각도가 적기 때문이다. 고속으로 달릴 차는 아니지만, 빠른 순항에서도 편안하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조용한 실내를 원하는 국내 취향에 맞춰 흡차음재를 개선, 쓰이는 부분을 늘려 엔진음의 실내 유입을 막았다. 휠의 강성을 높이고 실내 재질 또한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서 노면 소음의 유입을 막는 효과를 거두는 등, 조용한 차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다고 기아차는 밝혔다.
 

모하비를 산다면 네바퀴굴림 구동계를 사는 것을 권한다. 다이얼 하나로 설정을 바꿀 수 있어 편리한데다, 험로를 가뿐하게 통과하는 성능을 지녔기 때문. 오프로드 주행을 노린 저단 기어는 없지만, 수동으로 1단이나 2단 기어에 고정한 상태로 달리면 느릿하게 장애물을 타고 넘는다. 쉽사리 접지력을 잃지 않으며, 행여나 한쪽 바퀴가 미끄러져도 순식간에 접지력을 찾는다. 꼭 험로가 아니더라도, 뒷바퀴굴림 구동계를 사용하는 기본 설정에 비해 안정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네바퀴굴림 구동계의 이점이 크다.

모하비의 안전·편의 장비 구성은 국산 SUV 중 최고 수준. 후측방 경보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 등 안전 관련 사양을 강화한 것은 수입 SUV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장점이 될 것이다. 편의 장비로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운전자의 동승석 시트 조절 기능, 기아차 전용 스마트폰 제어 시스템(UVO) 등의 구성이 인상적이다.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자동차와 연결하면 기본적인 제어가 가능하다고. 더운 여름에 미리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켜놓는 데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결론을 내리자면, 모하비는 국산 SUV 중에서 최고의 모델이다. 국산 SUV 중 가장 강력한 엔진을 얹고 여유로움을 뽐내는 단 하나의 모델이다. 단단한 강성을 책임지는 프레임 방식이라는 것도 이점이다. 커다란 덩치, 넉넉한 수납공간, 5명의 편안한 이동을 보장하는 승차감 등 이점이 많다. 레저 활동을 즐기는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끌릴 부분이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이미 후속 모델로 점쳐지는 콘셉트가 공개된 상황이다. 기아차가 내놓은 텔루라이드 콘셉트는 현행 모하비에 비해 훨씬 매력적인 디자인을 뽐낸다. 다만 승차감 부분에서 유리한 모노코크 구조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등장 시기 또한 아직 불투명하다. 그래서 프레임 방식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라면 지금 모하비를 사는 것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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