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나쁜 놈은 죽는다 - 메르세데스-벤츠 CLA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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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나쁜 놈은 죽는다 - 메르세데스-벤츠 CLA 200
  • 신지혜
  • 승인 2016.04.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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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주.
중국인인 그는 여자친구와 영국 유학까지 같이 갔지만 실연당한 뒤 나름 복잡한 마음을 안고 부산에 정착해 초등학교에서 중국어 교사로 지내고 있다. 하지만 이조차도 녹록치 않아서 어린 꼬마소녀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고 그로 인해 빚어진 오해로 교장에게 야단을 맞기 일쑤다. 나쁜 일 한 적도 없고 그저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이상하게 일상은 살짝 살짝 꼬여가고 짜증이 늘고 있다.

그래서 중국에 있는 친구들과 동생을 불러 이제부터 신나게 여름방학을 즐기려고 한다. 기왕 즐기는 거 멋지게 제대로 즐겨보자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창주는 푸른색 벤츠 CLA 200을 렌트했다. 차를 보고 환호하는 친구들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난 도로를 거침없이 달리며 네 청년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흥분되고 좋은 기분이다.
 

그런데 인적 없는 도로에 사고가 난 차가 있고 젊고 예쁜 여자가 의식을 잃고 있다. 이 착한 네 청년은 여자를 도와주고자 벤츠로 여자를 옮겨 태우고 가방까지 챙긴다. 그런데 이 선한 행동이 뜻하지 않게 네 친구를 어처구니없는 일로 몰아간다.

<나쁜 놈은 죽는다>
영화의 제목처럼 이 영화는 단순한 지향점을 갖고 있다. 선량하고 평범하게 살아오던 창주와 친구들은 절대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며 영화는 분명 행복하게 끝날 것이라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냉담한 표정으로 말도 없이 이들의 뒤를 쫓는 남자와 그를 사주하는 목소리의 주인은 틀림없이 낭패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관객들은 은연중에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가 깨어나자마자 느닷없이 총을 쏘는 의문의 여자 지연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 이 여자가 결백하다면, ‘나쁜 놈’이 아니라면 살아남아서 좋은 결말을 맺겠지만 ‘나쁜 놈’이라면 결국 이 여자는 좋지 못한 결말을 맞게 될 것이다.
 

이 단순하고도 명쾌한 길을 따르는 이 영화는 그래서 상황을 조금씩 비틀며 잔재미를 주면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단연 큰 공로가 있는 것은 창주가 마련한 렌터카 벤츠 CLA 200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친구들의 눈을 둥그렇게 만든 것처럼 관객들의 마음도 앗아간다. 오우, 멋진 차인 걸! 그리고 벤츠는 그 멋진 모습으로 영화 내내 창주와 함께 이야기를 끌어가는 또 하나의 캐릭터가 된다.

창주네를 태우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누비고 지연과 만나게 하고 지연을 함께 태우며 예상치 못한 사건 속으로 함께 뛰어들고 지연이 모는 대로 어디든지 가주었으며 결국 사건이 정리되는 그 현장에도 함께 해주는 의리의 친구 같은 벤츠 CLA 200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의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과 맛깔난 조연들이 함께한 이 영화는 사실 제주도의 이곳저곳,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내고 있어 풍광을 잡은 장면이 엽서처럼 예쁘다. 손예진, 장백림 그리고 제주도의 풍광 거기에 함께 있는 푸른색 벤츠 CLA 200은 그야말로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사실 영화를 보다보면 이 푸른색 벤츠에 자꾸만 눈이 가고 그 벤츠가 달리는 제주도의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보면 생각은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나도 저렇게 달리고 싶다!

더구나 영화의 마지막 장면. 창주와 지연은 역시나 해피엔딩, 연인이 되고 ‘나쁜 놈’들은 자신의 죄과를 받아 마음이 편해지는 그때 창주의 친구들은 우연한 행운을 손에 얻는다. 그 역시 그들이 ‘착한 일’을 했기 때문에 얻어진 선물이었을까? 어찌 되었든 친구들은 또 하나의 빨간 벤츠(이번엔 컨버터블이다)를 몰고 제주도의 멋진 도로를 또다시 달려간다.

글 · 신지혜 (시네마토커, CBS-FM <신지혜의 영화음악> 제작 및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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