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올즈모빌 에어로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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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올즈모빌 에어로텍
  • 임재현 에디터
  • 승인 2016.04.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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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 기록을 갈아치우며 속도의 새 역사를 쓴 올즈모빌의 기념비적 자동차

1984년 말, 올즈모빌은 ‘쿼드 4’(Quad 4)라는 이름의 신형 4기통 2.3L DOHC 엔진 개발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쿼드 4는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2.1kg·m을 냈는데, 이는 경쟁사의 6기통 엔진과 대등한 성능이었다. 참고로 당시 혼다 V6 2.5L 엔진이 151마력을 발휘했다.


노쇠한 브랜드 이미지로 골머리를 앓던 올즈모빌의 경영진은 쿼드 4를 과시하고 싶었다. 이에 올즈모빌의 수석 엔지니어이자 쿼드 4의 아버지이기도 한 테드 라욱스(Ted Loucks)는 새 엔진의 우수성을 알리고 브랜드 이미지도 쇄신할 대담한 계획을 세웠다. 쿼드 4 엔진을 단 자동차로 속도 기록을 세우는 것이었다.

라욱스는 그해 인디 500에서 우승한 경주차 ‘마치(March) 84C’의 섀시를 가져와 개조해 쓰기로 마음먹었다. 차체는 카본파이버로 자체 제작하기로 했다. 엔진은 당연히 쿼드 4이어야 했다.
 

개발 팀을 재빨리 조직했고, 내구 경주 팬이자 올즈모빌 부수석 디자이너였던 에드 웰번(Ed Welburn)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웰번이 스케치를 시작한 것은 1985년 초. 최고위 임원들은 웰번의 초기 디자인 안을 마음에 들어 했고, 최종 승인이 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웰번의 디자인은 미시건 주 워렌에 위치한 GM 테크니컬센터에서 풍동 시험을 거쳤다. 풍동 시험을 통해 노즈와 캐노피 형태를 다듬었고, 공기흡입구 위치를 바꾸기도 했다. 차체 밑바닥은 앞뒤 다운포스 분배를 조절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 공기역학 설계에 심혈을 기울였고, 차 이름도 공기역학 기술을 뜻하는 ‘에어로테크’로 정했다.


웰번의 초기 구상은 르망을 제패한 포르쉐 917LH에서 영감을 받은 롱 테일(long tail) 디자인이었다. 공기저항을 극단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다. 반면, 라욱스는 숏 테일(short tail) 형태에 리어 스포일러를 달아 다운포스를 극대화하길 원했다. 그는 타원형 트랙 코너에서 강력한 다운포스를 내주기를 바랐다.
웰번과 라욱스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숏 테일(ST) 버전 2대와 롱 테일(LT) 버전 1대를 제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엔진도 두 가지를 준비했다.


쿼드 4는 좋은 엔진이었지만, 150마력의 작고 연약한 힘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쿼드 4는 대대적인 개조를 거쳐 싱글터보 버전 ‘RE’와 트윈터보 버전 ‘BE’로 재탄생했다. 최고출력은 RE가 900마력, BE가 1,000마력으로 추정된다. 에어로테크 ST에는 RE, 에어로테크 LT에는 BE 엔진을 넣었다.
 

1987년 8월 26일, 에어로테크 3대가 텍사스 주 포트스톡턴 인근에 위치한 12.4km 길이의 테스트 트랙에 모였다. 운전대를 잡은 것은 인디 500에서 4회 우승한 앤서니 조셉 포이트(Anthony Joseph Foyt)였다.
이날 신기록을 세운 것은 에어로테크 LT였다. 포이트는 평균시속 413.799km로 내달렸고, 직선구간에서는 시속 466.7km 이상으로 몰아붙였다. 1979년 메르세데스-벤츠 C111이 세운 종전 기록(시속 403.978km)을 깨며 폐쇄형 코스(closed course) 부문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 뒤, 에어로테크 팀은 다시 포트스톡턴을 찾았다. 이번에는 V8 4.0L 오로라(Aurora)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한 신형 에어로테크와 함께였다. 국제자동차연맹(FIA), 미국자동차클럽(USAC), 미국자동차경주위원회(ACCUS)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록 주행을 지켜봤다. 

 

2세대 에어로테크는 1992년 12월 6일부터 14일까지 매일 24시간 트랙을 돌았다. 총 20명의 드라이버가 투입됐고, 드라이버 및 타이어 교체, 연료 보충 시간을 제외하곤 8일간 쉬지 않고 달렸다. 이 기간 동안 FIA 앱솔루트 월드 레코드 10,000km 부문과 25,000km 부문에서 각각 평균시속 274.813km와 54.898km로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고, 이것 역시 아직 깨지지 않았다. 그밖에 FIA 인터내셔널 랜드스피드 레코드 18개, USAC 내셔널 랜드스피드 레코드 18개, USAC 아메리칸 랜드스피드 레코드 9개 등 총 47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즈모빌은 수년 간 에어로테크를 브랜드 홍보에 이용했다. 비록 미국 젊은이의 마음을 되돌려 노쇠한 이미지를 걷어내기엔 역부족이었지만, 에어로테크가 세운 대기록은 아직까지도 대부분 깨지지 않고 남아 있다. 에어로테크를 디자인한 에드 웰번은 지난 2003년 GM 북미 디자인 수장이 된 데 이어, 2005년에는 GM 글로벌 디자인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현재 GM 디자인을 총괄하며 전 세계 7개국에 위치한 10개 디자인센터 네트워크를 총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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