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와 안정감의 조화, 인피니티 Q70 A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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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와 안정감의 조화, 인피니티 Q70 AWD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6.03.11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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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감각의 준대형 세단, 완성도 높은 네바퀴굴림으로 안정감을 더하다

Q70은 인피니티의 기함. 그들이 지향하는 럭셔리와 퍼포먼스의 조화를 잘 담아낸 차다. 자연을 담은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편안한 주행감각, 화끈한 달리기 모두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2010년 5월 출시된 3세대 모델은 말 그대로 ‘럭셔리 퍼포먼스 세단’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성공한 모델. 당시 이름은 ‘M’이었으나, 인피니티가 새로운 라인업 구축을 천명하며 모델 이름을 알파벳 ‘Q’에 숫자를 붙이며 Q70이란 이름을 새로 달았다. 이름만 바꾼 것은 아니다. Q50에서 적용된 인피니티 차세대 디자인을 적용해 브랜드 기함의 위치를 확고히 다졌다. 
 

인피니티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강조하는 브랜드. 물결처럼 다듬은 라인에 맞물려 다림질하듯 팽팽하게 펼친 면의 조합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또한 응축된 힘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옆면은 달리는 치타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부풀린 앞뒤 펜더와 차체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캐릭터라인의 조합이 그렇다고. 사실 치타가 단박에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차가 달리기를 갈망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Q70의 공기저항계수는 0.27Cd에 불과한데, 공기 흐름을 잡기 위해 타이어 디플렉터, 엔진 언더커버, 센터 플로어 커버, 배기 커버, 플로어 사이드 페어링, 리어 디퓨저 등의 위치를 철저하게 계산해 달았다고.
 

물결치는 디자인은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실내의 디자인 콘셉트는 ‘더블 웨이브’(Double Wave). 두 개의 물결이란 뜻이다. 실내 구조는 센터 페시아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 가죽과 우드트림의 조합으로 따뜻한 느낌 내는 한편, 제 색깔 드러낸 알루미늄 소재를 곳곳에 적용해 멋을 냈다. 센터 페시아 가운데 컨트롤러를 달아 버튼이 많아 보이긴 하지만, 시속 200km로 달리면서도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배치하는 등 설계에 공들였다고 인피니티는 밝혔다. 운전 자세에는 흠잡을 곳 없지만,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의아하다. 그리고 센터 페시아 스크린의 해상도 또한 지나치게 낮다. 좀 더 선명하게 보였으면 한다. 
 

2,900mm의 긴 휠베이스를 여유롭게 쓰는 덕에 뒷좌석 다리 공간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 Q70 3.7 AWD 모델에는 리어시트 패키지가 적용됐다. 버튼 하나로 좌석을 밀어 좀 더 편하게 기댈 수 있고, 열선, 차양막, 온도 및 오디오 컨트롤러도 있다. 대형차만큼 큼직하게 누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Q70은 국내 기준으로 보면 준대형에 가깝다. 이 급의 차에서 뒤로 편하게 기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점이 있다는 생각이다.
 

최고출력 333마력을 7,000rpm, 최대토크 37kg.m을 5,200rpm에서 내는 V6 3.7L 엔진은 평소에는 넉넉한 힘으로 여유롭게 달리기 좋다. 하지만 회전수 높여 달릴 때 본색을 드러낸다. 7,500rpm까지 회전하며 빠듯하게 달리는 재미가 있다. 회전 질감은 철저히 기계적. 고회전 반응이 좋아 마음을 달군다. 그래서 직접 기어를 바꾸며 달리고 싶은데 패들 시프트가 없다. Q70이 중역용 세단이란 사실을 다시금 확인한다. 
 

회전수 낮춰 부드럽게 달릴 때는 아주 조용하다. 차체 곳곳에 방음, 방진, 진동 흡수용 소재를 넉넉하게 덧댄 덕분이다. 들어오는 소리 지워줄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도 달았다. 소음과 반대되는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없앤다. 음악을 틀 때도 마찬가지라고. 음악 청취를 방해하는 소음 주파수와 반대되는 음파를 내보내면 두 음파가 겹쳐 사라진다고. 그럼에도 엔진 소리는 약간 들리는 편이다. 퍼포먼스 강조하는 브랜드 성격으로 볼 때, 엔진음을 완전히 지우지 않은 것은 다분히 의도된 설정이다. 물론 회전수 낮춰 조심스레 달릴 때는 잘 들리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노면을 단단하게 붙잡는 네바퀴굴림 구동계가 주는 안정감. Q70 3.7 AWD는 ‘아테사’(ATTESA E-TS)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아테사는 닛산을 대표하는 네바퀴굴림 구동계의 이름이다. 전지형을 위한 진보된 통합형 트랙션 기술 시스템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뒤에 붙은 E-TS는 전자식 토크 배분 시스템의 머리글자다. 닛산 최고의 자동차 GT-R BNR32(1989년)에 처음으로 적용되어 지금까지 개선을 거듭해왔다. 뒷바퀴굴림 기반의 네바퀴굴림으로, 필요에 따라 구동력을 앞바퀴에 최대 50%까지 보낸다.
 

구동력 배분이 아주 자연스럽다. 코너를 빠져 나올 때면 앞바퀴에 힘을 보내 좀 더 적극적으로 달리는 맛도 누릴 수 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도 느낄 수 있는 이점이라면 역시 안정감이 아닐까. 뒷바퀴굴림이 주는 편안함에 네바퀴굴림이 주는 안정감만 고스란히 더했다. 타이어의 접지력을 넘어설 정도로 달려도 타이어의 비명만 들릴 뿐, 자세를 잃지 않는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사용할 수 있던 이유다. 인피니티의 서스펜션 세팅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 꽤 탄력적인 편에 속한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위아래 움직임에 여유를 두고,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는 타입이다. 
 

단단한 차체와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결합은 일본차 특유의 세팅인데, 인피니티의 것은 좀 더 미국 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노면 위를 떠다니는 느낌에 가깝다. 그런데, 이리저리 몰아붙여 봐도 하체는 언제나 노면을 꽉 붙들고 있다. 네바퀴굴림의 이점인 강력한 트랙션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하체를 세팅한 반면, 서스펜션은 안락함을 위해 최대한 유연하게 만들었다. 전통적인 승차감을 중시한 세팅의 약점을 네바퀴굴림 구동계의 기술로 지워나간다는 것. 그것이 Q70 3.7 AWD가 추구하는 방향인 것이다. 
 

Q70 3.7 AWD의 가격은 6천440만원. 비슷한 가격의 경쟁자들에 비해 좀 더 큰 엔진을 얹은 것은 약점이자 장점이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데 이어, 편의 장비를 넉넉하게 갖췄다는 부분을 고려하면 마음이 쏠릴 것이다. 

글 · 안민희 에디터 (minhee@iautocar.co.kr)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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