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위에 이룬 진화, 현대 아반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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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위에 이룬 진화, 현대 아반떼
  • 김동균
  • 승인 2015.11.12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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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아반떼. 기본기의 진화를 통해 재도약을 노린다

현대차는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제 새로 출시되는 모델에서 예전처럼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의 평가는 갈수록 냉정해져 가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현대차의 외침은 바로 기본기의 혁신.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부분을 극복해 다시 한 번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어느덧 25세가 된 아반떼(현대차의 주장대로 엘란트라를 1세대로 받아들인다면)도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신형 아반떼의 외관 디자인은 세대가 바뀔 때마다 몰라보게 달라졌던 이전과는 다르게, 이제 일정한 디자인 언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또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겠지만 완성도는 분명 높은 수준이다. 이전에 비해 날카로워진 인상은 더 원숙해진 정체성과 더불어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실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진중한 표정이 드러난다. 아반떼의 구매층이 워낙 폭넓은 탓일 수는 있겠지만 외관과 더 통일성을 가지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품질은 훌륭하다. 소재의 질감이나 조작감은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뒤질 것이 없는 수준. 넓은 실내공간을 뽑아내는 현대차의 장기도 여전하다. 하지만 뒷좌석의 헤드룸이 좁은 것도 여전하다.
 

아울러 풍부하고 화려한 편의 및 안전장비도 장점이다. 앞좌석 통풍 시트와 뒷좌석 열선 시트, 스마트 트렁크 같은 것은 물론, 동급에서는 찾기 힘든 차선이탈 경보장치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연내 적용)까지도 고를 수 있게 됐다. 과도한 옵션에 대해 비판도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풍부한 옵션을 선호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신형 아반떼는 첫 출시부터 휘발유와 디젤 엔진을 모두 내놓았다. 시승 모델은 U2 1.6 디젤 엔진을 얹은 프리미엄 사양.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에 복합연비는 17인치 타이어를 신은 시승차의 경우 17.7km/L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출력과 토크는 각각 6마력, 2.1kg·m 상승했다. 더불어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가 짝을 이루며 연비도 향상됐다.
 

정숙성도 동급 디젤 모델에선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서 있을 때나 달릴 때나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반면 rpm을 올리면 가속하는 맛을 살려주는 듣기 좋은 엔진음이 들려온다. 그만큼 조율이 잘됐다는 뜻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초반부터 두터운 토크가 충분히 나와 운전이 편한 것이 디젤 엔진의 장점. 더블 클러치 변속기와의 궁합도 앞서 받아들인 모델들보다 한층 좋아져서 매끄럽게 기어를 올리고 내린다. 이전 세대에 비해 성격도 다소 차분해졌다. 저속에서 액셀러레이터를 조금만 밟아도 급하게 튀어나가던 모습은 많이 누그러졌다.
 

안정성 역시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개선의 폭에 대해 엄청난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고속에서 코너링까지 모든 부분에서 분명한 발전을 이뤘다. 이제 급제동 시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 모습. 고장력 강판 비중을 높이고 접합 부위의 강성을 높인 섀시와 하체가 이전보다 믿음직스러워진 결과다. 
 

다만 너무 헐렁한 페달이 운전 감각을 방해한다. 저항감이 부족한 솜사탕 같은 가속 페달은 발끝으로 전해지는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제대로 된 조작감을 느낄 수 없게 한다. 더불어 가벼운 스티어링 휠도 정교한 조작감보다는 편안한 운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기본기에 충실했다면, 페달이나 스티어링 휠의 감각도 조금 더 정직하게 설정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스티어링 휠의 경우는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적당히 조여지고, 변속 타이밍도 더 고회전에서 이뤄진다. 반대로 에코 모드에서는 엔진 회전수를 낮게 관리한다. 
 

디젤 모델의 트림 구성에는 아쉬움이 있다. 휘발유 모델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너무 제한적이다. LED 주간 주행등과 리어램프를 달기 위해선 반드시 최상위 트림을 골라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또한 패키지로 구성된 옵션은 정당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구매를 강요당하는 느낌을 들게 한다.
 

신형 아반떼가 기본기의 ‘혁신’을 이뤘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뚜렷한 ‘진화’를 이룬 것은 분명하다. 아직 몇몇 부분에서 동급 정상에 오르기엔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지만 그 간격을 착실히 줄여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계속 상승하는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아직 그에 비한 가치는 분명 나쁘지 않다. 

글,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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