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를 더 좋게, 알피나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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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를 더 좋게, 알피나의 새로운 도전
  • 존 매클로이 (John McIlroy)
  • 승인 2015.09.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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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년간 알피나는 좋은 BMW를 더 좋게 다듬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쌓아온 영광의 월계관에 만족할 수 없다

알피나는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끌어온 역사를 자랑한다. 그렇더라도 최근 알피나 탄생 50주년 기념행사는 실로 파격적이었다. 독일 바이에른 주 부흐로에의 알피나 공장은 1주일 동안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매일 밤 약 400명의 귀빈이 몰려들어 호화로운 만찬을 즐겼다. 일요일 오후에는 어떤 사람이든 공장을 둘러볼 수 있었고, 20여 대의 클래식 모델이 공장 안에 전시돼 있었다.

자신에 찬 기업이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는 뜻 깊은 자리였다. 2014년, 220명의 알피나 사원들은 50년 역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1,700대가 넘는 알피나가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올해 그 물량은 약간 줄어들 전망(3시리즈가 페이스리프트를 마치고 7시리즈가 신형으로 대체되기 때문), 하지만 그 뒤 다시 알피나는 회복세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BMW와 알피나의 밀접한 관계는 이전과 다름없이 유대가 튼튼하다. 두 메이커의 끈끈한 인연은 부르크하르트 보벤지펜이 BMW를 위해 트윈카뷰레터 키트를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둘은 현재 5년씩 계약을 연장하며 상생하고 있다. 계약 내용을 보면 BMW 자체 라인업을 만들어준다는 조건이 들어 있고, BMW 딜러는 알피나의 보증기간과 조건을 존중하고 있다. 알피나는 BMW의 ‘적시’(just in time) 공정 밖의 부품이 들어올 때 보관료를 내야 한다. 더불어 BMW는 앞으로 나올 모델의 CAD 데이터를 생산 시작 4년 전에 알피나에 제공한다.

이처럼 안정된 관계임에도 알피나 내부에는 전환기적 분위기가 뚜렷하다. 76세의 보벤지펜은 여전히 원기왕성하게 활동하며 공장 안에 있는 주택에서 살고 있다(엔진 다이내모 한 대에서 나오는 폐열로 그의 수영장 물을 데운다). 그는 시간을 쪼개어 알피나와 BMW의 “기본적인 신뢰”를 다지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동시에 자신이 세운 와인업체의 신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그는 더욱 장기적인 경영계획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그의 아들 안드레아스(앤디)와 플로리안이 경영직에 올랐다. 두 아들은 과반이 넘는 주식을 가졌고, 원한다면 아버지의 경영권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은 몇 차례 재량권을 행사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사례가 알피나의 첫 SUV XD3. 지난해 시장에 나와 창업자인 아버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사실 아버지는 그 프로젝트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앤디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는 SUV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VD3를 시승해보겠다고 말했고, 요즘에는 예상보다는 좋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XD3는 알피나의 히트작으로 기세를 올렸다. 바이에른의 시설부족으로 생산량이 제약되지 않았다면 더 많이 팔렸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중대한 단계는 내년 예정된 중국시장 진출. 세계적인 메이커들도 중국시장에서 현지생산에 들어갈 때 높은 장벽을 넘어야 했다. 그런데 알피나와 같은 중소 메이커가 현지생산을 하려면 더욱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게 가장 큰 난관은 엔진 크기에 따른 세금과 차종 결정 문제다.” 앤디의 말. “차종은 중국에 적합한 B7(7시리즈)의 변형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4.4L 엔진을 쓰지만,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는 4.0L로 만들 작정이다.” 
 

이 원칙은 5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B5의 직렬 6기통에도 적용될 수 있다. 어쨌든 중국의 복잡한 기업규제가 생산기준을 설정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리고 현지 모델을 중국에서 만들 때 BMW뿐만 아니라 브릴리언스(BMW의 현지 파트너)와도 이익을 나눠야 한다.” 앤디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익을 나누지 않는다고 해도 중국에서 이익을 내기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사실 한 개 모델을 개발할 때의 기본 투자가 자주 문제로 떠오른다. 알피나는 새로운 모델 라인에 약 1천만 유로(약 125억원)를 들인다. 파워트레인 개발, 섀시 튜닝, 공력연구와 마케팅에 중점적으로 투입한다. 따라서 판매초기에 최대한의 이익을 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앤디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알피나는 4기통 디젤 엔진의 D3이다. 하지만 판매량에 비해 이익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고급 모델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그리고 창업자 보벤지펜은 좋아하지 않으나 더 많은 SUV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 앤디의 말. “시장이 그쪽으로 간다면 그곳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 X4나 그보다 더 큰 모델을 만들지에 대해 결정한 것은 아니다.”

일단 사업을 확장하려면 생산시설을 늘려야 하고 부흐로에에 남아 있는 빈터가 새로운 공장부지로 지정됐다. 그러나 생산이 늘어난다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알피나는 희소가치가 있는 차를 만드는 특수 메이커이기 때문이다. 계속 생산량을 늘려가는 알피나가 언제쯤 소수의 희귀 모델이라는 주장을 포기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아직 상당한 여유가 있다.” 앤디의 말. “롤스로이스는 한 해 4천대 이상의 차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롤스로이스보다 2배나 희귀하다고 농담을 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한 해 2천~2천500대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 고객은 자신의 알피나가 희귀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다른 차가 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 재규어가 알피나를 사려고 했을 때 
대형 메이커와 협력하는 알피나의 독특한 능력은 지난 50년간 다른 브랜드에도 큰 매력으로 다가갔다. 가끔 토요타 고위인사가 바이에른을 찾아가 “비공식적으로 공장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었다. BMW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기도 했고, 몸값을 올리기 위해 다른 메이커와 만나기도 했다.

1999년 전직 BMW 간부 볼프강 라이츨레가 포드의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에 합세했다. 그는 알피나가 재규어의 고성능 모델을 만드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라이츨레는 런던에서 부르크하르트 보벤지펜을 만나 2억 마르크(약 3억4000만 달러)로 알피나를 사겠다고 제의했다. “우리 아버지는 고맙지만 사양하겠다고 말했다.” 앤디의 말.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제일 소중했다.” 

■ 알피나 클래식 베스트 6 

3.0 CSL 알피나 | 제작:72년 | 생산량: 1,265대 
BMW의 요청에 따라 알피나는 레이스용 모델을 개발했다. 독자적인 스펙에 따라 13대를 만들었다 
 

B7 S 터보 쿠페 | 제작: 1982년 | 생산량: 30대 
터보 직렬 6기통을 얹은 635 CSi. 앞좌석 사이에 있는 부스트 노브를 조작해 최고 326마력을 낼 수 있다 

B6 3.5 S | 제작: 1987년 | 생산량: 61대 
알피나 역사상 M카를 바탕으로 한 유일한 모델. E30 M3을 바탕으로 직렬 6기통 엔진을 얹고 251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B12 5.7 쿠페 | 제작: 1992년 | 생산량: 57대 
천문학적으로 비싼 가격을 자랑했다. V12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은 410마력 
 

로드스터 V8 | 제작: 2002년 | 생산량: 555대 
알피나는 BMW Z8의 전체 판매량 중 10% 이상을 소화했다. 덕분에 미국시장에서 멋진 스타트를 끊었다 

B10 V8S 투어링 | 제작: 2002년 | 생산량: 43대 
클래식 BMW의 하나. 알피나가 클래식 합금휠과 370마력 V8로 품격을 높였다 

글 · 존 매클로이 (John McIlr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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