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에 더한 효율성, 볼보 XC60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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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에 더한 효율성, 볼보 XC60 D3
  • 최주식 편집장
  • 승인 2015.09.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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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라인업의 맏형다운 듬직함, 안정적으로 달리며 활용성이 좋다

볼보 디자인은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 아, 볼보구나 하는 느낌은 거기서 끝이다. 너무 강한 아이덴티티는 더 이상의 해석을 방해하는 듯하다. 늘 골목 어귀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를 보는 것처럼. 이번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XC 60을 보며 꽤 근사하다는 느낌이 든 것은 아마 그 나무를 잠시나마 집에 옮겨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세히 바라보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비단 사물만은 아니겠지만. 
 

XC 60은 스케치북에 펜으로 휙휙 그은 듯한 선이 살아 있지만 필치는 부드럽다. 그린 이의 마음이 전달될 때 좋은 그림인 것처럼 볼보는 탑승자의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두툼한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면 보호받는 느낌이 드는 이유다. 정형화된 인테리어 역시 단조로운 감이 있지만, 기능에 우선하는 디자인이다.
 

안전의 볼보는 이제 모듈러 엔진의 볼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볼보의 엔진 전략은 모든 모델에 적용 가능한 엔진 패밀리를 만드는 것. 오늘 만나는 D3도 그중 하나다. 볼보는 아무래도 4기통과 사랑에 빠진 듯하다(다음 차례는 3기통이 되겠지만). 기통 당 배기량 500cc로 모듈화 된 엔진은 휘발유와 디젤, 터보와 슈퍼차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조합으로 다양한 출력 값을 갖게 된다. 
 

XC 60 D3은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150마력. 고출력은 아니지만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의 양을 키워 보다 풍부한 힘을 내게 했다. 심폐량을 강화하면 순발력과 지구력이 좋아지는 이치다. 자동 8단 기어는 여유롭게 힘을 분배한다. 느긋한 성격이지만 바쁠 때는 빠릿빠릿하게 움직인다. 최대토크 35.7kg·m는1,500~2,500rpm 구간에서 발휘된다. 고속에서 눈에 띄게 힘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액셀 워크를 꾸준하게 유지해야 한다. 
 

덩치에 비해 경쾌한 움직임, 앞바퀴굴림의 빠른 조향성이 운전을 쉽게 도와준다. 코너를 감아나가는 동작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꽤 안정적이다. 코너 트랙션 컨트롤(CTC)이 좌우 구동력을 컨트롤한다. 타이어는 17인치로 D4의 18인치보다 작은 사이즈. 하지만 사이드 월이 넓어 작아 보이지는 않는다. 연비에 유리하며 편안한 승차감을 돕는다. 주변이 어두운 밤의 도로를 달렸을 때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방향으로 헤드라이트의 범위가 넓게 펴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XC 60 D3는 오프로드를 달리는 SUV보다는 도심형 크로스오버 성격이다. 넓고 탄탄한 트렁크는 활용성이 뛰어나다. 한편 새로운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조작법은 독일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족과 불만족의 경계를 넘나든다. 내비게이션 안내는 좀 과묵했다. 너무 수다스런 것보다는 나은데, 말해야 할 때도 안하는 게 함정. XC 60 D3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의 몇 가지 장비는 빠진다. 하지만 시티 세이프티Ⅱ 등 볼보 특유의 안전장비는 빠짐이 없다. 가격은 이전 D4보다 500만원 정도 낮아진 5천220만원. 문턱이 낮아진 만큼 구매가치는 높아졌다. 

글 · 최주식 편집장 (road@iautocar.co.kr)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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