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로드카 대결, GT3 라이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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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로드카 대결, GT3 라이벌전
  • 오토카 코리아 편집부
  • 승인 2015.05.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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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어집에는 수많은 머리글자가 나온다. 그중에도 ‘GT’만큼 남용된 사례가 있을까? 혼다, 인피니티, 기아와 폭스바겐 같은 메이커에서 GT는 트림 수준을 가리키는 데 그친다. 그리고 BMW에서는 ‘못생긴 해치백’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50여 년 전 이 글자를 유명하게 만든 모델이 있다.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 페라리 250 GT와 람보르기니 350 GT. 그리고 두 글자에 한 개의 숫자를 보태자 다시 한 번 본격적인 스릴과 흥분의 세계로 들어갔다. 바로 GT3의 세계다.

오늘날 GT3을 생각하면 당연히 포르쉐 911이 떠오른다. 1999년 1세대 911 GT3이 나왔다. 그 전에도 이 글자를 이름에 붙인 경우가 있었지만(특히 창피하게도 덜 떨어진 로터스 에스프리 GT3) GT3이라는 글자를 빛낸 메이커는 포르쉐였다.

GT3는 라인업에서 가장 빠를 수도, 빠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목적에 가장 투철한 모델이다. 기본형보다 강력하지만 911 터보와는 달리 더 가볍기도 하다. 공력장비를 대폭 손질하고, GT3 레이스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GT3 머신은 멋진 스타일을 자랑한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제작사에 돈벌이가 되는 차는 아니다. 파워트레인, 섀시, 공력장비 등 주요 부분을 모두 손질해야 하지만 판매량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만드는 것일까 라인업의 다른 모델에 청량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 SUV 중독에 빠진 브랜드의 명성을 되찾는 역할을 한다. 포르쉐가 GT3를 만드는 한 수많은 SUV 및 세단을 만들어도 문제는 없다. 아무도 포르쉐가 본격적인 스포츠카와 결별할까 두려워하지 않으니 말이다.

벤틀리와 재규어, 애스턴 마틴 역시 브랜드의 첫 SUV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여러 브랜드들이 라인업의 균형을 잡아나가기 위해 새로운 GT3를 준비하고 있다. <오토카>에서 내년에 벌어질 라이벌전을 짚어봤다
 

■ 애스턴 마틴 V12 밴티지 GT3
레이스카의 수많은 성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밴티지 GT3는, 어떤 양산차보다 높은 수준으로 애스턴 마틴을 끌어 올렸다. 애스턴 마틴이 1999년부터 써온 V12 6.0L 엔진을 받아들였지만 최고출력을 565마력에서 600마력까지 강화했다. 물론 6.3L를 밑도는 배기량으로 730마력을 뿜어내는 페라리 V12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하지만 무게가 최고 100kg나 줄어든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이전까지 밴티지는 이처럼 엄격한 다이어트를 한 적이 없었다. 먼저 일부 실내 장비를 들어내고 얇은 시트를 넣어 무게를 크게 줄였다. 동시에 오랜 모터스포츠 활동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경량 보디 패널을 써서 감량 목표를 달성했다.

아울러 밴티지의 트레드를 넓히고, 시각적으로 지금까지 나온 어느 애스턴 로드카보다 레이싱카에 가까운 공력장비로 무장했다. 이 같은 개조작업을 통해 밴티지의 성능은 현행 포르쉐 911 GT3을 완전히 넘어서고, 페라리 458 이탈리아 및 맥라렌 650S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랐다. 물론 가격도 그와 대등하게 오른다.
 

■ 포르쉐 911 GT3 RS
우리는 오랫동안 이 차를 기다려왔다. 원래 지난해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세상에 첫선을 보일 작정이었다. 하지만 GT3의 이슈 때문에 시기가 늦춰져 지난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다. 911 GT3 RS의 엔진은 GT3와 마찬가지로 자연흡기를 유지하지만, 배기량을 3.8L에서 4.0L로 높였다. 최고출력 역시 475마력에서 500마력으로 올랐다.

신형 GT3 RS는 GT3보다 상당히 가벼울 것으로 본다. 하지만 개발 작업의 중심은 공력 성능이다. 다운포스가 기본형 로드카보다는 스포츠 레이싱카에 훨씬 가깝다. 한편, 신형 GT3 RS는 자연흡기 911의 52년 역사를 마감하는 기념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올가을 911은 새 단장을 한다. 그때 라인업 전체에 터보 엔진을 도입하게 될 예정이다.

■ 재규어 F-타입 GT3
이 GT3에 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F-타입 탄생 이후 가장 화끈하고 드라이버 중심의 F-타입 쿠페가 나온다는 루머가 있을 뿐이다. 재규어는 F-타입의 레이싱 버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메이저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이미지를 높일 스포츠에 참가하지 않는 유일한 메이커이기 때문이다. 곧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한편, F-타입의 RS 버전 개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XFR-S와 XKR-S와 같은 이전의 고성능 재규어에 쓰던 전략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 하지만 새로운 GT3의 일원으로 신뢰를 얻으려면 지금까지 나온 어느 R-S보다 폭넓게 손질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섀시와 공력 성능 향상에 힘을 기울여야 하다.
 

■ 메르세데스 AMG-GT GT3
메르세데스-벤츠 AMG는 새로운 로드카를 GT3라 부르지 않을 것이다. AMG 총수 토비아스 뫼르스의 말을 빌리면 “그 이름은 다른 회사의 것”이다. 같은 도시의 건너편에 있는 포르쉐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더라도 뫼르스는 메르세데스-AMG GT에 GT3의 자질을 담아내는 것을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다. 또한, 게다가 어떤 작전을 쓸지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우리는 어느 분야에서도 단연 뛰어난 패키지를 쓰고 싶다. 0→시속 100km 가속에 2.8초를 내는 데 그칠 드랙스터를 만들 생각은 없다. 파워를 올리고, 무게를 줄이며, 공력 성능을 강화하고, 다른 서스펜션을 쓸 생각이다. 목표는 무게당 출력비를 높이고, 랩타임을 줄이며, 황홀한 감각을 담아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GT의 무게를 80~100kg 줄이게 된다. 뫼르스에 따르면 4.0L V8 엔진은 약 550마력을 내야 한다. 2016 시즌에 맞춰 GT 레이싱 버전 개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 로드카 버전까지 나오려면 2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 벤틀리 콘티넨탈 GT3
벤틀리는 지난해 한정판 GT3-R을 내놓으며 이미 GT3에 발을 담궜다. 그러나 벤틀리가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자세라는 루머가 끈질기게 돌고 있다. GT3-R은 기본형 GT3 방식을 따랐다. 실제로 바탕을 이룬 기본형 컨티넨털 GT V8 S보다 가볍고 더 강력했으며 공력성능이 더 뛰어났다. 하지만 개조작업은 비교적 온건했고, 네바퀴굴림 하드웨어도 들어내지 않았다.

지난해 벤틀리 총수 볼프강 뒤르하이머는 GT3 로드카를 타고 “한층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보다 치밀한 뒷바퀴굴림 방식에도 길을 열어 놓았다. 이후 GT3 레이싱 프로그램이 성공함에 따라 그런 차가 출현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벤틀리가 본격적으로 뒷바퀴굴림 로드카 GT3을 만든다면, 기술진은 그에 상응하도록 무게를 줄이기를 바란다. 가능하다면 2,000kg 이하를 겨냥한다. 이미 GT3-R은 4.0L V8에서 572마력을 끌어내고 있다. 다시 600마력까지 올리기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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