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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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까?
  • 앤드류 프랭클 (Andrew Frankel)
  • 승인 2015.04.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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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3D 프린팅을 이용해 44시간 만에 자동차 한 대를 만들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프린터에 쓰이는 소재는 종이만이 아니다. 최신 기술 덕분에 이제 프린터는 2차원 세계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예를 들면 3D 프린팅으로 만든 플라스틱 총도 있다. 기존의 금속 탐지기로는 찾아낼 수 없지만, 총알을 발사할 수 있다.

자동차는 어떨까? 사람이 들어가 몰고 다닐 수 있는 물건이다. 최신 007 제임스 본드 영화 <스카이폴>에 나온 애스턴 마틴 DB5을 생각해보자. 총탄 자국이 숭숭 뚫려 있는 모습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 차는 축소모형이었을 뿐 아니라 프린터로 만든 차였다.
 

그러나 진짜 자동차일 경우는 어떨까? 사람이 들어가 몰고 다닐 수 있는 차 말이다. 올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프린트 차량의 선구자, 로컬 모터스가 바로 그 일을 해냈다. 모터쇼가 끝난 뒤 몰고 나갈 계획을 세우고, 전시장에서 자동차 프린트 작업을 시작했다. 결코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전에 만들었던 프린트 차량도 전시장에 내놨다.

3D 프린트 차는 대단히 강력한 호소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필자는 이들이 상업용으로 시장에 나간다면, 까다로운 문제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공구제작 이외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로컬 모터스 마케팅 총괄이자 프린트 카 전도사로 유명한 엘 셸리의 말. 그녀가 스트라티라고 이름 지은 차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차에 부품이 몇 개나 들어갈 것 같나?” 나는 멍하니 되는 대로 넘겨짚었다. “300개?”
 

“47개.” 그녀가 대답했다. 기존의 일반적 차량은 약 3만5천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만일 로컬 모터스의 꿈이 이뤄진다면, 일은 이렇게 진행될 것이다. 전 세계에 초소형 공장이 무수히 솟아난다. 모든 프린트 카는 크라우드 펀드의 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크라우드 디자인 전략을 쓰게 된다. 따라서 각 지방에서 경쟁이 벌어진다. 여기서 최고 디자인이 선발되어 프린트에 들어간다. “100만대를 팔아야만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시대는 막을 내릴 것이다.” 셸리의 말. “1천대만 팔아도 이익을 낼 수 있다.”

사실 현재의 자동차 메이커는 새 차를 디자인하는 데 5년이 걸린다. 하지만 스트라티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후, 겨우 5개월 만에 몰고 다닐 수 있는 차로 탈바꿈했다. 다만 파워트레인과 구동장치는 르노 트위지의 도움을 받았다. 그 다음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프린트하는 데 44시간이 걸렸다. 뒤이어 거친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는 데 2시간 가량이 들었고, ‘레고처럼’ 짜 맞추는 데 하루를 보냈다.
 

정상적인 자동차 오너들은 차를 상품으로 팔거나 자신이 사용한다. 그와는 달리 프린트 카는 디자인에 싫증이 나면 공장으로 가져가 녹인 다음 새 디자인의 차를 만든다. 그것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하드웨어’라고 한다.

사실 스트라티는 양산차가 아니다. 로컬 모터스에 따르면 연말 이전에 양산차에 가까운 모델이 나올 예정. 가격은 “1만8천~3만 달러(약 1천980만원~3천300만원)” 정도가 된다. 무게는 750kg 이하로 대단치 않아 보이지만 배터리·전기모터·서스펜션을 제공하는 르노 트위지의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셸리에 따르면 “우리가 협상 중인 포르쉐 엔진”에 이르는 다양한 동력원을 달 수 있다.
 

하지만 혁신적인 방법으로 차를 만들 때는 많은 문제에 부닥친다. 쇼카에 적용되는 GCSE 디자인&기술 기준이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셸리에겐 긴 적격검사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로컬 모터스는 세계 각지에서 100개가 넘는 초소형 공장을 열 계획이다.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 수도 워싱턴과 피닉스에 3개의 공장이 있다.

로컬 모터스는 스트라티와 후속 프린트 카가 미국에서 합법화될 때까지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 세계 많은 곳에서 프린트 카의 인기가 높을 것이다.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는 특히 아주 큰 기회의 땅이다.” 셸리의 말. 이처럼 지극히 단순한 자동차는 수요가 엄청날뿐더러 현지에서 부품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셸리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로컬 모터스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차”를 비웃기는 쉽다.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그들은 자신의 창작품에 대단한 열정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 살아 있는 100년 전 헨리 포드의 제작 원리를 무시하는 시도를 용감하게 밀고 나간다.

로컬 모터스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적어도 자동차 부품을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마우스 클릭으로 기존 공정보다 빠르고 경제적으로 부품을 만든다는 말이다. 자동차 제작의 미래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일부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면 완전한 차는? 되돌아보면 자동차를 일시적인 유행이라 치부한 시대도 있었다. 3D 프린팅 자동차 만들기의 장래를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글 · 앤드류 프랭클 (Andrew Fra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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