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경계, 프랑스 파리의 전기차 대여 서비스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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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경계, 프랑스 파리의 전기차 대여 서비스 체험
  • 힐튼 홀로웨이(Hilton Holloway)
  • 승인 2015.04.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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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을 걱정하는 여러 대도시에서는 전기차를 그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오토카>에서 프랑스 파리에서 시행 중인 전기차 대여 서비스를 경험해보았다

세계의 대도시들은 번잡한 도로를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정책들을 논의하고 있다. 2차 대전 이후의 대중교통 확보, 도로와 터널 증설, 도로 축소, 보행자 전용도로, 자전거 도로, 임대제도, 주차공간 축소, 통행료 등에서부터 최근의 카쉐어링 제도에 이르기까지 기념비적인 논쟁들이 항상 존재해왔다.

파리에서 실시 중인 오토리브는 전용 전기차를 단기간 대여해 파리 시내를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대도시 교통수단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 그리고 서비스 시작 3년차에 접어들며 현재는 대도시 교통수단에 대한 논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새롭게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대기오염이다.
 

오토리브를 실제로 보기위해 파리를 방문하기 며칠 전, 파리 시장 안 이달고는 “2020년까지 프랑스의 수도에서 모든 디젤자동차들이 사라지길 원한다”는 말을 했다. 즉, 현재 꽤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변화는 파리의 평균 이산화질소 수준이 EU 허용치의 두 배인 82.5 마이크로그램이라는 유럽환경청의 최근 발표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런던은 94마이크로그램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 250대의 전기차로 시작해 엄청난 성장을 기록 중인 오토리브사는 이런 소식에 더욱 힘을 받고 있으며, 회사는 지금 2천900대의 전기차와 같은 수의 주차공간, 충전기를 확보 중에 있다. 현재 6만6천 명의 시민들이 연간회원권을 가지고 있으며, 회사 측은 전체 사용자가 19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오토리브 서비스는 런던에서도 시작될 예정으로 그 시작은 다음 여름이 될 것이다. 런던 내 자가용 비율 축소에 대한 중요한 국면이 곧 시작되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사진기자인 루크 레이시와 나는 세인트 팽크라스역에서 유로스타를 탔다. 그리고 오전 7시, 센트럴 파리 역에 내려 오토리브의 홍보담당 바네사 콜롬비에가 타고 있는 블루카에 올랐다. 첫인상은 예전 메르세데스 벤츠 A 클래스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지만 사실은 프랑스의 볼로레 사를 위해 피닌파리나사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차이다.
 

이 차는 2008년, 피닌파리나 B0(비 제로)로 첫선을 보인 후, 이탈리아에서 제작되어 볼로레의 블루카로 다시 태어났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배터리로 볼로레사가 20년에 걸쳐 자체 개발하였다. 우리에게 친숙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아닌, 리튬 메탈 폴리머 방식으로 디자인되었다. 볼로레는 배터리에 대해 “매우 안정적인 상태이며, 굉장히 강력하면서 기후적 영향에 민감하지 않다”고 밝혔다. 배터리 팩이 제작되는 곳은 프랑스 브리타니와 캐나다 두 곳이다.
 

블루카가 다른 주요 제작사의 전기차보다 돋보이는 것은 배터리 때문인데 용량이 매우 크다. 예를 들어, 30kWh 유닛은 닛산의 리프가 장착하고 있는 24kWh 유닛보다 그 효율성에서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볼로레사의 설명에 따르면 300kg의 배터리 팩은 약 15만5천 마일(약 25만km)을 달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는데, 블루카는 일 년에 약 1만2천 마일(약 2만km)을 달린다. 오토리브사는 완충된 배터리로 블루카가 달릴 수 있는 거리는, 도심의 교통상황에서 155마일(약 250km), 고속도로에서 93마일(약 150km)이라고 밝혔다.
 

바네사는 우리가 탄 블루카의 속도를 높여 세련된 주차장 지하에 숨겨진 오토리브사의 워크샵으로 데려다 주었다. 이곳에서 자동차들은 파리의 다양한 기술로 재생산되고 있었다. 입구부터 쌓여 있는 나무상자들에는 새로운 배터리 팩이 가득 차 있었다. 문제가 생기려는 조짐이 보이자마자, 블루카의 주요부품은 교체되었다고 오토리브사는 설명했다.

워크샵을 돌아보면서 블루카의 단순함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배터리까지 포함한 무게는 겨우 1,000kg에 불과했다. 워크샵에 있는 차들 중 한 대는 트랜스미션을 교체 중이었다. 노즈 부분에 들어가는 유닛은 매우 작고 단순해 보였다. 전기모터는 1단 트랜스미션과 전기 제어 부품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새로이 완성된 트랜스미션은 나무상자에서 차의 노즈 부분에 장착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부품교체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로 보였다. 동시에 하루에 20시간 가동되는 워크샵은 특수한 유압식 플랫베드 리프트를 갖추고 있어 배터리 교체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있었다.

수리가 필요한 블루카에 필요한 부품은 대부분 새 범퍼와 타이어에 불과했다. 대여용 블루카의 차체는 알루미늄 프레스 공법으로 제작되어, 표면 부식을 막는 간단한 코팅이 더해진다. 이외에도 기존 인테리어의 때가 잘 타는 천을 비닐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 중에 있었다.
 

기계적으로 보면 단순하지만, 인테리어는 만족스러울 만큼 기본에 충실하고 다부진 인상을 주며, 블루카는 위성내비게이션까지 갖추고 있고, 오토리브 콜센터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오토리브사의 말에 따르면, 2천900대의 차들 중, 약 8%의 차는 파리를 벗어나기도 한다. 회사에는 ‘사절’ 팀이 따로 존재하고, 이들은 500개의 충전소를 돌아다니며 차들을 분배한다. 파리의 임대 오토바이 서비스처럼 차들도 특정 장소에 집중되어 다른 구역에는 부족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차와 목적지의 주차공간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은 40분간 5.6마일(약 9km)을 달리는 사용경향을 가지고 있다. 70%의 사용자들은 파리 중심부에 있고, 그들 중 65%는 남자이다. 연간이용료는 120유로(약 16만원)이고, 30분 이용료는 5.5유로(약 7천300원)이다. 충전소와 도로변의 키오스크(면허증 스캔과 요금 지불용) 설치에 투자되는 막대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오토리브사는 내년 중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볼로레사의 배터리 기술은 대중교통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했다. 회사는 이미 트램이라 불리는 미니버스를 설계했다. 이 버스는 21명의 승객이 탈 수 있으며, 정차하여 승객을 태우는 동시에 충전을 한다. 이 버스는 이미 로마 중심부를 비롯한 몇 곳에서 서비스 중에 있다. 90인승의 단층 버스도 현재 설계 중이다.

볼로레사의 본사에서 나는 블루서머라는 이름의 4인승 오픈톱 모델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블루카와 동일한 기술적 구조로 되어 있었다. 시트로엥의 메하리나 미니의 모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분명해 보였는데, 개인 구매자들이 별장이나 휴양지에서 사용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었다.
 

나는 블루카를 타고 볼로레의 본사를 떠나 파리 중심부로 돌아왔다. 주행감은 다른 전기차들과 비슷했다. 물론 유명 제조사들의 그것과 비교하자면 정교함과 세련미가 떨어지지만, 충분히 민첩하고, 안정적으로 혼잡한 도심을 달릴 수 있었다.

블루카를 타면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유로움이다. A 장소에서 B 장소까지 빠르게, 비교적 싼 가격(지하철과 택시의 중간가격)으로 갈 수 있는 수단이 되어주며, 차를 몰고 가서는 잊어버리면 되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대도시에서 점차 입지를 넓혀가는 자가용 반대론자들이 반길 소식이라면, 우리 모두가 환호할 만하다고 해야겠다.

글 · 힐튼 홀로웨이(Hilton Holloway)
사진 · 루크 레이시(Luc Lac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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