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70, ‘실용주의’가 돋보이는 크로스컨트리 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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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70, ‘실용주의’가 돋보이는 크로스컨트리 왜건
  • 김석민
  • 승인 2014.02.14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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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활용성이 돋보이는 왜건에 온·오프로드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크로스컨트리 성향을 더한 볼보 XC70을 만났다. 근래에 유연해져가는 볼보 디자인과는 달리 XC90과 같은 옛 볼보의 정취가 감돈다. 길이 4,840mm, 너비 1,875mm, 높이 1,605mm로 풍채는 제법 듬직한 느낌. 보디 하단 주변부를 감싼 플라스틱 패널과 앞뒤 스키드 플레이트는 자갈이나 흙먼지가 빈번한 비포장도로 주행에 용이하다.

외모는 2014년형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몇 가지를 고친 정도다. 그만큼 개선점은 미묘한 편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변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얼굴 중심부에 자리한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 구조는 단조로운 기존 사각형 구조에서 벌집 구조와 같은 육각형 모양으로 속을 촘촘히 매웠다.

그 가운데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볼보의 상징, ‘아이언 마크’는 여전하다. 안개등 주변부를 감싼 장식물은 ‘ㅁ’자에서 ‘ㄱ’자로 바꾸면서 선이 좀 더 갸름해졌다. 속살을 꽉 채운 18인치 알루미늄 휠은 다이아몬드 컷 공법으로 다듬었다. 루프까지 솟아오른 테일램프는 XC70의 특징 중 하나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사뭇 익숙한 분위기다. 전체적인 배경은 XC70의 것을 이어받았지만, 디지털식 계기판,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 디자인, 기어노브 등은 볼보자동차의 최신 흐름들을 따랐다. 차분한 느낌의 은은한 ‘모던 우드’ 재질과 유려한 곡선으로 이어진 디자인, 다루기 쉬운 버튼 배치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핵심이다.

특히, 계기판은 볼보 XC60과 V40에서 소개된 것과 같다. 주행정보나 연비, 순간출력 부분 등을 모두 그래픽으로 표기한다. 해상도가 높고, 디자인이 명료해 시인성은 상당히 우수하다. 선택모드는 총 3가지. 엔진 회전수와 속도표시에 집중한 퍼포먼스(Performance), 유연한 디자인과 색감이 돋보이는 엘레강스(Elegance), 각종 연비 정보를 표시하는 에코(Eco)가 있다.

2,815mm의 휠베이스 안에 널찍하게 실내공간을 꾸렸다. 그만큼 뒷좌석의 다리 공간은 부족함이 없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폭신한 뒷좌석 아래에 숨겨진 2단 부스터 시트가 그렇다. 쿠션을 접어 올리면 좌석 높이를 최대 110mm까지 높여준다. 어른 체형에 맞춘 안전벨트가 아이에게는 맞지 않아서다. 때문에 좌석 높이를 높여 아이의 안전한 착용을 돕는다.
 

XC70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은 곳은 트렁크 공간. 그만큼 빈번하게 여닫을 테일게이트는 전동식이다. 4:2:4로 분할된 뒷좌석시트를 90°로 완전히 젖히면 최대 1,600L의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키 180cm의 성인 남자 2명이 누울 수 있을 정도다.

좌석과 짐 공간 사이엔 칸막이를 둘 수도 있다. 급제동 시 짐이 화물칸에서 객석으로 유입되는 우려를 예방할 수 있는 셈. 평상시에는 안전망같이 생긴 알루미늄 칸막이를 접었다가 펼 수 있고 2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땐 등받이 뒤에 달린 안전 그물망을 당겨달아 격벽을 만들 수 있다.

국내 출시되는 XC70 라인업은 D5 모델이 유일하다. 최고출력 215마력을 내는 직렬 5기통 2.5L 트윈 터보 디젤 엔진과 기어트로닉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출력을 각 네 바퀴에 분배하는 역할은 할덱스(Haldex) AWD 시스템이 맡는다.

가볍지 않은 무게(1,940kg)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가속한다. 5명의 성인과 여행용 짐을 채워도 출력에 대한 갈망은 그다지 없다. 1,500rpm부터 시작되는 44.9kg·m의 최대토크는 차체를 시원하게 앞으로 내보낸다. 운전자세는 세단보다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세단보다 높은 시트높이로 스티어링 휠을 다룰 때나 오른쪽 암레스트에 팔을 얹을 때 한층 더 자연스럽고 편하다.

시속 100km에서 엔진회전수는 2,000rpm 이내. 엔진회전수를 높이지만 않는다면 실내 소음처리는 디젤 모델 수준에서 만족스럽다. 보닛 안에 씌워진 인슐레이터나 각 부분의 흡음재를 잘 채운 느낌이다. 하부에서 들이치는 노면 소음의 유입도 적당하다. 단, 옵션인 루프 박스의 세찬 풍절음은 고속주행에서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변속시점은 최대토크의 끝자락인 3,000rpm 부분에서 진행된다. 가속에 필요한 힘만큼만 뽑아낸다. 기어레버를 ‘D’에서 오른쪽으로 가볍게 쳐내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엔진회전수를 최대 5,000rpm까지 짜낼 수 있지만, 차종의 성향과 출력 및 연비손실을 생각해보면 무의미한 쪽에 가깝다. 사실, XC70의 연료효율성은 경쟁 모델에 비해 떨어진다. BMW 525d xDrive 투어링은 14.7km/L, XC70 D5 AWD는 11.1km/L다.

배기량 차이는 나지만, 수치로 느끼는 연비 차이가 더 크다. 연료효율성으로 대비되는 경제성을 위해, 오토 스타트 & 스톱의 적용이나 타력주행이 포함된 듀얼 클러치 변속기 등의 기술 도입이 절실한 부분으로 꼽힌다.

서스펜션 구조는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조합. 하체는 온·오프로드의 다양한 성향을 다재다능하게 소화해낸다. 잘 포장된 아스팔트에선 느긋하게 순응하며, 거칠게 솟고 움푹 파인 비포장도로에서는 노면의 충격을 덜어내면서 지형에 맞춰 바삐 움직인다. 비록 지상고는 210mm로 오프로드 공략 차종들에 비하면 상당히 낮지만, 온로드형 모델들에 비하면 꽤 높다. 그래서, 자갈길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 정도는 거리낌 없이 나아갈 수 있다.

부족한 연료효율성이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가격은 경쟁 차종들 중에서 가장 싸다. XC70 D5 AWD의 가격은 6천80만원. 이 가격으로 공간 활용성이 좋은 실내와 부족함 없는 출력, 그리고 볼보의 자랑인 ‘안전’도 얻을 수 있다.

글: 김석민 기자

VOLVO XC70 D5 AWD
가격: 6천80만원
크기: 4840×1875×1605mm
휠베이스: 2815mm
무게: 1940kg
최고시속: 205km
0→시속 100km 가속: 8.3초
엔진: 직렬 5기통, 2401cc, 트윈 터보 디젤
최고출력: 215마력/4000rpm
최대토크: 44.9kg·m/1500~3000rpm
복합연비: 11.1km/L
CO₂ 배출량: 181g/km
변속기: 6단 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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