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마법의 양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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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마법의 양탄자
  • 그렉 케이블
  • 승인 2014.01.2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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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투트가르트 교외의 아우토반. 은색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가 매끈하면서도 조용하게, 그리고 자신 있게 두둥실 떠간다. 비단결 같은 기어변속을 타고 7단으로 오를 때, S500의 V8 4.7L 트윈터보 엔진음이 희미하게 들렸다. 이어 엔진 회전수는 다시 2,000rpm 밑으로 떨어졌다. 고요히 고속도로 위를 달렸다. 아득한 타이어음과 루프를 타고 넘는 가녀린 바람소리를 제외하면, 시속 160km에서도 정숙성은 놀랍기만 했다. 힘들이지 않아도 속도는 탄력적으로 올랐고, 기적과 같은 승차감과 고요가 함께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 디터 제체는 신형 S-클래스가 구형과는 아주 다른 사명을 띠고 있다고 시인했다. 자그마치 6개 버전으로 세상에 나온다. 먼저 숏 휠베이스와 롱 휠베이스 모델이 시장에 나온다. 뒤이어 내년에 더욱 긴 롱 휠베이스 모델이 등장한다. 새 버전은 리무진급으로 벤틀리 뮬산 및 롤스로이스 고스트와 맞선다. 아울러 2도어 쿠페와 카브리올레도 선보인다.
 

S-클래스의 스타일 업데이트는 성공적이다. 외부 디자인은 보디에 조각미를 더해 구형과 거리가 멀지 않으면서도 진화된 세련미를 과시했다. 한층 두드러진 그릴과 더 크고 각진 헤드램프는 고상한 자태를 뽐낸다. 한편 두드러진 스웨이지 라인은 옆구리의 조형미를 더한다. 여기서 시승했던 차종은 롱 휠베이스 버전. 구형 S-클래스와 외부 규격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신형모델은 구형보다 길이 21mm, 너비 29mm, 높이 11mm씩 늘었다.

또한 S-클래스는 보디를 철저히 손질했고, 외부 패널은 완전히 알루미늄으로 바뀌었다. 내부구조는 알루미늄, 고장력 열연강판과 아울러 플라스틱 부품을 썼다. 그럼에도 이번에 시승한 S500은 무게가 5kg 늘었다. 공식 제원에 따르면 1,940kg. 무게가 약간 늘었지만 강성은 극적으로 증가했다. 그에 따라 진동이 줄고 승차감은 훨씬 매끈해졌다.
 

엔진 라인업은 구형과 대체로 같다. 출시 초기에 나오는 S350 블루텍의 V6 3.0L 디젤엔진은 258마력. S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207마력 4기통 2.1L 디젤엔진에 27마력 전기모터를 곁들여 총 출력 231마력. 둘 다 비범한 연비를 자랑한다. 각기 20km/L와 22.7km/L에 이른다. 이들 둘이 영국시장에서 S-클래스의 약 80%를 차지할 전망이다.

아울러 영국에 진출할 S400 하이브리드가 있다. 구형에서 물려받은 휘발유-전기 구동계는 306마력 V6 3.5L 자연흡기 엔진과 27마력 전기모터가 짝지어 종합연비 15.9km/L. 하지만 우리 시승차는 출시초 최고 버전인 S500. 세계시장의 베스트셀러 S-클래스이고 2014년 가을 영국에 상륙할 새 모델의 하나다. V8 트윈터보 엔진으로 5,250rpm에 455마력. 구형 S500보다 20마력이 더 나온다. 토크는 전과 같이 1,800rpm에 71.3kg·m. 메르세데스의 7G-트로닉 7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를 굴린다.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4매틱(Matic) 옵션은 선택된 시장에만 나오고, 영국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신형 S-클래스 디자인은 신세대 디자인팀의 영향을 받았다. 실내는 단순하고 우아한 대시보드가 깔끔하게 도어까지 감싸고 돌아간다. 편의기능에는 옵션인 열선 암레스트, 앞좌석의 온돌식 마사지 기능, 향수분무기와 초고성능 24스피커 부메스터 하이엔드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다.

S-클래스는 과거 어느 때보다 안락하다. 좌석은 쿠션기능이 한층 뛰어나고 몸 받침이 여유 있고 조절기능이 올라갔다. 고급소재를 골라 서로 치밀하게 짜 맞췄다. 결과적으로 S-클래스는 럭셔리와 감촉에서 롤스로이스 고스트와 벤틀리 콘티넨탈 플라잉 스퍼의 경지에 도달했다.
 

새 모델은 구형에 비해 앞좌석 머리공간이 12mm, 어깨 공간 14mm와 팔꿈치 공간이 10mm 늘었다. 한편 뒷좌석은 무릎 공간 14mm, 어깨공간이 9mm 커졌다. 통틀어 5개의 서로 다른 뒷좌석이 있다. 고정된 벤치시트에서 이른바 ‘1등급 뒷좌석’(First Class Rear)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고 버전은 마이바흐와 같은 조절능력과 접이식 테이블을 받아들였다.

안전장비는 백과사전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다만 그중 상당수는 옵션. 안전벨트와 에어백을 결합한 새로운 뒷좌석 벨트백, 나이트 비전과 자동제동기능을 곁들인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이 옵션이다. 멀티미디어 시스템의 일부분인 포괄적인 연결기능도 마찬가지. WLAN 핫스팟 헤드장비 바탕의 포괄적인 연결 장비도 마찬가지다.
 

최첨단 럭셔리에 어울리지 않게 구식 플라스틱 스마트키로 시동을 걸자 엔진 사운드가 들릴 듯 말 듯 희미했다. 기어를 1단에 놓고 출발했다. 이 차의 중요한 자산 중 하나는 첨단 서스펜션과 노면충격을 흡수하는 비상한 능력. 겨우 1km 달리자 완벽하게 평탄한 승차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S500은 매끈하게 스피드를 올렸다. 기계기능의 정밀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메르세데스의 노력이 드러났다. 아우디 A8, BMW 7시리즈, 재규어 XJ와 정교한 드라이브라인 경쟁에 돌입했다. 나아가 비단결 같은 가속력으로 롤스로이스 실버 스퍼와 고스트를 겨냥했다. 여기서 메르세데스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스포티한 성격보다는 럭셔리에 한층 몰입하는 성향을 강화했다.
 

힘은 충분했다. 공식 제원에 따르면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4.8초. 구형보다 0.2초 빨랐다. 최고시속 250km(제한)에 접근할 때도 가공할 안정성을 뽐냈다. S-클래스는 경이적으로 침착하게 질주했다. 정속주행에서는 안정된 달리기를 보여줬다. 여유 있는 기어와 합리적이고 강력한 토크가 지극히 느긋하고 유연한 성격을 뒷받침했다.

성능과 세련된 구동계는 걸작의 경지에 올랐다. 한데 S-클래스는 승객을 포근히 감싸면서 그 성취의 정상에 도달했다. 시가지의 저속과 아우토반의 고속에서 다 같이 최고의 승차감과 흔들리지 않는 보디 컨트롤을 자랑했다.
 

부정적인 요소는 속도 감응 전자-기계식 스티어링. 구형 S-클래스보다 더 뛰어난 비중으로 자신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이따금 중심을 벗어날 때 명쾌하지 않고 확신이 떨어졌다. 고능률 차선유지 기능을 비롯해 몇몇 기술상의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있었다.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다. 새 모델은 꼬부랑 시골길을 자신 있게 누볐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그토록 탁월한 차가 코너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그보다 더 뛰어난 피드백을 내지 못해 아쉬웠다.

높은 뒷좌석 뒤쪽의 선반과 커다란 뒷좌석 머리받침이 기울어진 뒷유리, 가느다란 C필러와 함께 뒤쪽의 시야를 제약했다. 사각지대컨트롤과 같은 최신기술 장비가 등장하면서 탁 트인 시야와 같은 기본요소를 희생하게 됐다. 트렁크 용량도 줄었고, 이처럼 큰 차로는 분명히 실수였다. 그밖에 약간 평범한 점화키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신형 S-클래스는 단순히 점진적 발전형 이상이었고, 구형에 비해 결정적 도약이었다. 첫 시승 뒤에 경이적인 수준의 전체적인 우수성이 힘차게 다가왔다. 그 경탄할 성취가 얼마 되지 않는 약점을 덮고도 남았다.

메르세데스의 대형 럭셔리 세단은 세대를 달리하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기술적으로 럭셔리 카 세계에서 확실한 선두주자로 나섰다. 다만 실로 폭넓고 눈부신 옵션을 받아들이려면 엄청난 웃돈을 준비해야 한다. 떠나는 구형처럼 상당히 많은 장비가 옵션이다. 무섭도록 포근한 운전 머신. 빠르고, 합리적으로 경제적이고 안락하고 조용하고 아늑하다. 감각과 기능이 모두 즐거운 실내였다. 거기에는 강렬한 독일적 목적의식이 담겼다. 하지만 동시에 영국적인 감각이라 할 섬세함이 살아 있었다. 지금까지 나온 가장 뛰어난 메르세데스 벤츠였다.

글: 그렉 케이블(Greg Kable)

Mercedes-Benz S500L
0→시속 100km 가속: 4.8초
최고시속: 250km(제한)
복합연비: 11.6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199g/km
무게: 1940kg
엔진: V8, 4663cc, 트윈-터보,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RWD
최고출력: 455마력/5250rpm
최대토크: 71.3kg·m/1800rpm
무게당 출력: 234마력/톤
리터당 출력: 97마력/L
변속기: 7단 자동
길이: 5246mm
너비: 1899mm
높이: 1491mm
휠베이스: 3165mm
연료탱크: 78L
주행가능거리: 906km
트렁크: 470L
서스펜션: (앞)맥퍼슨 스트럿, 에어 스프링, 안티롤바
          (뒤)멀티링크, 에어 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앞)370mm V 디스크
          (뒤)360mm V 디스크
휠: 8J×18in
타이어: 245/50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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