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더 콜 - 토요타와 링컨
<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 더 콜 - 토요타와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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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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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911콜센터에서 근무하는 그녀는 침착하고 유능한 요원이다. 하지만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은 그녀에게 치명타를 입히고야 만다. 부모님이 외출하고 홀로 집에 있는 십대 소녀의 전화를 받은 조던은 매뉴얼대로 경찰을 출동시킨다. 소녀를 안심시키고 지켜내기 위해 몇 가지 지시를 하고 침입자를 거의 밖으로 끌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갑자기 전화가 끊어지고 조던은 무심코 재다이얼을 누른다.

이 전화 벨소리는 침입자를 집안으로 다시 끌어들이고 범인은 조던에게 ‘이미 늦었다’고 내뱉고는 소녀를 납치, 살해해 유기하고야 만다. 이 일로 충격을 받은 조던은 전화기 앞을 떠나 후배들의 교육을 맡는다. 교육 중이던 조던은 6개월 전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되고 전화기 앞에 앉는다. 그녀의 허리는 꼿꼿이 펴지고 그녀의 눈빛은, 다시는 어린 동생 같은 소녀들을 잃을 수 없다는 결연함으로 가득 찬다.

전화를 걸어온 소녀는 쇼핑몰에서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트렁크에 갇힌 상황. 자신의 폰은 망가졌고 친구가 떨어뜨리고 간 충전폰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소녀의 이름은 케이시. 조던은 케이시와 친밀한 대화를 나누면서 소녀를 안심시키며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경찰이 추적할 수 있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이제 케이시와 조던은 끊어져서도 안 되고 끊어서도 안 되는, 또한 절대 들켜서는 안 되는 통화를 이어 나간다.

쇼핑몰에서 느닷없이 납치된 케이시는 빨간색 구형 토요타 캠리의 트렁크에 갇히고 헨젤과 그레텔이 빵조각을, 조약돌을 떨어뜨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간절하게 바랐듯 발로 브레이크 등을 깨고 페인트를 흘리며 엄마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초조하게 바란다. 그런 케이시의 마음은 조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다시는 소녀를 잃을 수 없는 조던은 그 어느 때보다 침착하고 명료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조던의 기지와 케이시의 용감한 실천은 장애물을 만나고 케이시는 검은색 링컨 타운카의 트렁크로 옮겨진다. 링컨은 토요타와 달리 신형이라 브레이크 등을 발로 깰 수도 없고 페인트를 흘릴 수도 없다. 이제 조던이 할 수 있는 일은 꺼지지 않은 케이시의 폰에 희망을 걸고 경찰과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받고 전달하며 케이시의 위치를 추적해내는 것뿐.

이 영화의 압권은 사실 두 여자의 통화 장면이다. 꽤 긴 시간 할애되는 이 시퀀스는 전화 저 너머에서 들리는 누군가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며 연대를 맺는 과정이다. 그 신뢰와 연대는 짜릿하고 강렬하게 맺어지고 가늘지만 단단한 희망의 끈이 된다.

영화 속에서 중요한 공간이 되는 곳은 바로 차의 트렁크. 빨간색 토요타는 눈에 띄는 색에 구형이라 케이시가 개입할 여지가 있었지만 검은색 링컨 타운카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고 신형이라 케이시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관객들은 케이시가 토요타에 있을 때는 빨리 구출될 수 있지 않을까 성급한 희망을 걸다가 링컨 타운카로 옮겨지면서 스멀스멀 기어드는 초조함과 절망감에 마음을 졸이게 된다.

하지만, 조던과 케이시는 카프리콘의 전사들이며 연대하는 사람들이고 서로의 약속을 훌륭히 지켜내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종반부, 영화는 갑자기 힘이 빠지는 듯하지만 조던과 케이시의 강렬한 연대를 바탕으로 영화를 살려내고 있다.

글: 신지혜(시네마토커, CBS-FM <신지혜의 영화음악> 제작 및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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