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11년에 준중형차를 선택할 때만 해도, 아반떼는 좋은 선택 중 하나였다. 가끔 장거리를 다니는지라 고연비 디젤 엔진을 원했지만, 현대 i30 디젤은 좋은 편의장비를 갖춰 상대적으로 비쌌다. 쉐보레 크루즈 디젤도 염두에 뒀지만 상대적으로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마음은 간사하다. ‘더 뉴 아반떼’를 타보니 ‘2년만 기다릴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의 폭은 크지 않았지만, 새로 라인업에 추가된 디젤 엔진과 좀 더 세밀하게 조율된 서스펜션, 추가된 편의 장비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반면 차가운 이성은 이 차를 기존 아반떼 오너의 입장에서 미운 놈 쳐다보듯 깐깐하게 분석했다.
변화의 핵심은 디젤 엔진. 최고출력 128마력을 4000rpm에서 낸다. 최대토크는 수동변속기를 맞물리면 26.5kg·m이지만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28.5kg·m로 늘어난다. 단, 최고출력은 같으며, 최대토크 구간은 1,900~2,750rpm으로 동일하다. 복합 연비는 수동이 18.5km/L, 자동이 16.2km/L이다.
디젤 엔진을 얹으며 서스펜션 또한 새롭게 조율했다. 기존 모델의 서스펜션 감각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스포티한 감각을 추구했지만 쇼크업소버와 스프링의 궁합이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부드러운 쇼크업소버에 따로 노는 탄탄한 스프링을 끼운 듯했다. 그래서 연속된 요철 구간을 타고 넘을 때 높게 떠올랐고 잔 진동을 길게 남겼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적정 속도를 넘어서 마구 내달리면 불안감이 들기 시작한다. 서스펜션 세팅의 한계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MDPS(전동식 조향장치, Motor-Driven Power Steering)다. 스티어링 휠의 감각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노면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정보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스티어링 휠의 답력을 키워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아 차가 미세하게 흔들리는지 아닌지 스티어링 휠을 통해서는 전혀 판단할 수 없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아반떼는 디젤 엔진의 경제성, 더 좋아진 주행감각을 더해 매력을 한층 키웠다. 그래서 이 차는 젊은 가장을 위한 차로 제격이다. 별 4개를 아낌없이 주려 했건만 아쉬움이 남았다. 별 2개를 지워도 시원치 않은, 전 모델에 비해서 하나도 개선되지 않은 MDPS가 더 뉴 아반떼의 매력에 흠집을 냈다. 매력적인 동생을 만나고도 애차 아방이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다. 다만 새로 등장한 여동생이 예뻐 보일 뿐이다.
글: 안민희 기자
HYUNDAI THE NEW AVANTE 1.6 VGT MODERN A/T
가격: 2천90만원
크기: 4550×1435×1775mm
휠베이스: 2700mm
엔진: 직렬 4기통, 1582cc, 터보디젤
최고출력: 128마력/4000rpm
최대토크: 28.5kg·m/1900~2750rpm
CO₂ 배출량: 119g/km
복합연비: 16.2k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