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더 뉴 아반떼 1.6 VGT, 아쉬운 스티어링 휠 감각이 많은 장점을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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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더 뉴 아반떼 1.6 VGT, 아쉬운 스티어링 휠 감각이 많은 장점을 해친다
  • 안민희
  • 승인 2013.09.26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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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애차, ‘아방이’는 2011년 5월생이다. 함께한 지 만 2년이 조금 지났다. 자동차 오너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애착을 갖고 아껴왔다. 그 때문에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아반떼’가 영 달갑지 않았다. 애차가 순식간에 옛 모델이 되는 것이 싫어서다. 게다가 연비 좋은 디젤 엔진을 달고 나온다는 사실이 또 속을 쓰리게 했다.

사실 2011년에 준중형차를 선택할 때만 해도, 아반떼는 좋은 선택 중 하나였다. 가끔 장거리를 다니는지라 고연비 디젤 엔진을 원했지만, 현대 i30 디젤은 좋은 편의장비를 갖춰 상대적으로 비쌌다. 쉐보레 크루즈 디젤도 염두에 뒀지만 상대적으로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기자는 아반떼를 택했다. 1.6L 직분사 엔진이 동급 최고의 성능을 자랑해서였다. 같은 엔진을 얹는 프라이드 해치백 수동이 경쾌함을 앞세워 유혹했지만 이겨냈다. 아반떼의 넉넉한 공간이 가족들 맘에 들어서다. 기자는 애차 아방이와 함께 지난 2년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가족을 위한 차로 아반떼는 본분을 다했고, 비록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크게 아쉬운 것은 없었다.

하지만 마음은 간사하다. ‘더 뉴 아반떼’를 타보니 ‘2년만 기다릴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의 폭은 크지 않았지만, 새로 라인업에 추가된 디젤 엔진과 좀 더 세밀하게 조율된 서스펜션, 추가된 편의 장비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반면 차가운 이성은 이 차를 기존 아반떼 오너의 입장에서 미운 놈 쳐다보듯 깐깐하게 분석했다.

페이스리프트지만 디자인의 변화는 크지 않다. 앞부분의 헤드램프, 범퍼, 안개등의 디자인을 바꾸고, 뒤는 테일램프에 LED를 수놓고 범퍼의 색깔을 나눠 투톤으로 칠했다.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변경만 더했다. 실내도 그렇다. 기존의 레이아웃을 유지하며 단점들을 개선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예를 들면, 에어컨 조작부의 디자인을 바꿔 큼직한 버튼들로 채웠고, 아래에 있던 송풍구를 위로 끌어올렸다. 더불어 뒷좌석 송풍구도 새로 생겼다.

변화의 핵심은 디젤 엔진. 최고출력 128마력을 4000rpm에서 낸다. 최대토크는 수동변속기를 맞물리면 26.5kg·m이지만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28.5kg·m로 늘어난다. 단, 최고출력은 같으며, 최대토크 구간은 1,900~2,750rpm으로 동일하다. 복합 연비는 수동이 18.5km/L, 자동이 16.2km/L이다.

엔진의 반응은 약간 무디다. 회전수를 살짝 높게 유지하면 반응속도가 빨라지지만 예리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대신 토크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부드럽다. 저회전부터 충분한 힘을 내며 중간회전대까지 꾸준하게 힘을 더한다. 대신 고회전으로 밀어붙일 때 힘이 빠져나간다. 변속을 미루면 4,700rpm까지 엔진을 빨갛게 달구지만 실익이 별로 없다.

디젤 엔진을 얹으며 서스펜션 또한 새롭게 조율했다. 기존 모델의 서스펜션 감각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스포티한 감각을 추구했지만 쇼크업소버와 스프링의 궁합이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부드러운 쇼크업소버에 따로 노는 탄탄한 스프링을 끼운 듯했다. 그래서 연속된 요철 구간을 타고 넘을 때 높게 떠올랐고 잔 진동을 길게 남겼다.

하지만 새롭게 조율된 서스펜션은 그 아쉬움을 날려버렸다. 노면의 충격은 적당히 다독였고, 연속된 요철 구간에서 잔 진동은 일지 않았다. 고속에서는 노면의 상태에 따라 노면을 타는 경향이 있지만 나름 든든히 버텼다. 연속으로 스티어링 휠을 꺾어도 반응이 균일했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적정 속도를 넘어서 마구 내달리면 불안감이 들기 시작한다. 서스펜션 세팅의 한계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MDPS(전동식 조향장치, Motor-Driven Power Steering)다. 스티어링 휠의 감각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노면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정보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스티어링 휠의 답력을 키워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아 차가 미세하게 흔들리는지 아닌지 스티어링 휠을 통해서는 전혀 판단할 수 없다.

디젤 승용차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면, 진동과 소음을 걱정할 것이다. 현대차 또한 가장 정성을 쏟은 부분이 진동 및 소음 절감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엔진에서 나는 소리를 줄이고, 실내로 들어오는 소리를 막았다. 엔진에는 실린더 블록 커버, 오일팬 커버를 달았고, 대시 판넬에는 발포 제진재를 쓰고, 카울 판넬은 제진재 크기를 키우고 두께도 늘렸다. 실제로 진동은 잘 억제되었으며, 엔진음 또한 잘 들리지 않는다. 회전수를 올려 보채면 조금씩 엔진음이 새어 들어오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휘발유 엔진과 비견될 정도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더 뉴 아반떼는 디젤 엔진의 경제성, 더 좋아진 주행감각을 더해 매력을 한층 키웠다. 그래서 이 차는 젊은 가장을 위한 차로 제격이다. 별 4개를 아낌없이 주려 했건만 아쉬움이 남았다. 별 2개를 지워도 시원치 않은, 전 모델에 비해서 하나도 개선되지 않은 MDPS가 더 뉴 아반떼의 매력에 흠집을 냈다. 매력적인 동생을 만나고도 애차 아방이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다. 다만 새로 등장한 여동생이 예뻐 보일 뿐이다.

글: 안민희 기자

HYUNDAI THE NEW AVANTE 1.6 VGT MODERN A/T
가격: 2천90만원
크기: 4550×1435×1775mm
휠베이스: 2700mm
엔진: 직렬 4기통, 1582cc, 터보디젤
최고출력: 128마력/4000rpm
최대토크: 28.5kg·m/1900~2750rpm
CO₂ 배출량: 119g/km
복합연비: 16.2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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