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리즈 뒤에 ‘GT’라는 독자적인 서브 네임을 붙였지만, ‘F34’라는 BMW의 코드 네임 규칙으로도 알 수 있듯이 3GT는 형태와 가족관계를 보면 3시리즈의 5도어 해치백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보통 GT(Gran Turismo = Grand Tourer)는 주로 장거리 운행에도 좋은 고성능 크루저의 의미가 강하다. 이 같은 원론적인 GT와는 조금 달리 BMW 3GT는 BMW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콘셉트를 만들었다고 하겠다.
소문에 의하면, BMW 내부에서는 GT시리즈, 즉 5GT에 이어 등장한 3GT에 대해서도 찬반양론이 컸다고 한다. 연구진들은 이 차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오히려 경영진에서는 적극 찬성하는 쪽이었다는데, 이 차는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정치적인 입김이 많이 작용한 케이스라고 하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라졌다. 의외로 5GT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었고, 거기에 힘입어 3GT의 개발과 출시에도 탄력을 받았던 셈이다.
또한 차의 높이는 세단보다 81mm가 커졌다. 지붕은 전반적으로 높고, B필러와 C필러를 거쳐 트렁크로 내려오는 루프라인은 둥근 호를 그리는 식으로 기울기가 완만하게 내려오며 마치 쿠페처럼 길게 빼냈다. 이 같은 설정은 실내 크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실내 크기에서 앞좌석 좌우 너비는 1,465mm로 세단보다 14mm가 늘어났지만, 뒷좌석의 폭은 3mm가 좁아졌다.
분할 비율 역시 일반적인 60:40이 아닌 40:20:40이며, 트렁크에 마련된 레버로 쉽게 접을 수 있으며, 버튼 하나로 리어 해치도어를 자동으로 닫는 기능도 기본으로 적용했다. 트렁크 용량은 520L가 기본이고, 시트를 접으면 1,600L까지 늘릴 수 있다. 3GT의 운전석 높이는 기존 세단보다 59mm 올라갔다. 3GT의 앞부분이 길어지고 차고가 올라간 만큼 시트 포지션도 조정된 것이다. 그럼에도 앞좌석 헤드룸은 세단이나 투어링보다 25mm나 더 여유가 있다. 물론 시트 포지션의 상승에는 장단점이 있다.
크기를 비롯한 전반적의 실루엣의 변화, 확대된 실내공간, 뒷좌석과 트렁크의 활용성 등을 제외하면 엔진과 변속기, 앞좌석의 대시보드 레이아웃, iDrive를 비롯해 주행 환경이나 운전성향에 따라 에코 프로,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까지 네 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 등 대부분의 기술적인 내용은 기존 3시리즈 세단이나 투어링과 동일하다.
이 액티브 스포일러는 속도가 110km 이상이면 자동으로 올라오고, 속도가 70km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자동으로 내려가며, 실내에서 버튼을 이용해 수동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5GT에서는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에 일종의 셔터를 달아 공기 흐름을 제어하는 ‘액티브 에어 벤트(Avtive Air Vents)’가 있었던데 비하면 3GT는 공기를 다스리는 분야에서 또 다른 성과를 이뤄낸 셈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본적으로 휠베이스가 길어진 것만큼 승차감은 훨씬 부드러워졌다. 차고가 상승하고, 댐핑 스트로크도 약간 길어진 듯하며, 결정적으로 스트로크 스피드가 빠르게 촐랑거리지 않고 완만한 움직임을 갖고 있어 3시리즈 세단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훨씬 더 부드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핸들링 역시 스포티함보다는 컴포트 타입으로 선회했다. 예를 들어 핸들링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센터 포인트 필링이 3시리즈 세단과는 완전히 다르다.
글: 김태천
BMW NEW 320d GRAN TURISMO
가격: 5천430만원
크기: 4824×1828×1489mm
휠베이스: 2920mm
0→100km 가속 7.9초
최고시속: 226km
엔진: 직렬 4기통, 1995cc, 트윈파워 터보 디젤
최고출력: 184마력/4000rpm
최대토크: 38.8kg·m/1750~2750rpm
복합연비: 16.2km/L
CO₂ 배출량: 120g/km
변속기: 8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 뒤 모두)V 디스크
타이어: (앞, 뒤 모두)225/55R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