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더 뉴 K5, 변화보다 숙성을 택한 스타일리시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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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더 뉴 K5, 변화보다 숙성을 택한 스타일리시 세단
  • 김동균
  • 승인 2013.07.02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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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를 거친 K5는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동안 지적되어 온 단점들을 충실히 보완했다

광고 문구를 하나 빌리자면 단언컨대, K5는 기아 역사상 가장 완벽한 중형세단이다. 피터 슈라이어 부임 후, ‘디자인의 기아’가 빚어낸 수작들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려왔다. 해외에서는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상들을 거머쥐며 기아 브랜드의 신분상승을 이끌었고, 외국 소비자들이 기아차를 ‘경제성’ 때문만이 아니라 ‘스타일’에 끌려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까닭일까? 3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K5는 외관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기아가 올해 초 K9을 통해 새로운 패밀리룩을 선보인 후, 앞서 페이스리프트 된 K7과 풀체인지된 카렌스에 이를 적용했지만 K5는 예외로 둔 것. 대신 디테일을 새롭게 그려 넣어 보다 화려하게 치장했다. 4개의 큐브 형태로 이루어진 LED 안개등과 면발광 타입 LED로 장식한 리어 램프가 변화의 핵심. 여기에 새로운 디자인의 18인치 휠을 곁들였다.

오히려 변화의 체감 폭이 큰 것은 실내. 사실 이전 K5는 외관 디자인에 비해 인테리어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단조롭고 밋밋한 플라스틱으로 도배된 센터페시아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세련되게 단장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과 기어 노브로 분위기를 바꿔 외관만큼 스타일이 살아있는 실내 공간을 만들었다.

엔진 라인업은 변함없이 2.0L 자연흡기와 터보 두 가지. 시승차의 자연흡기 휘발유 엔진은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0.5kg.m의 힘을 발휘한다. K5의 2.0L 휘발유 엔진은 2013년형 모델 출시 때 세타∥ 엔진에서 CVVL 기술을 더한 누우 엔진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CVVL은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Continuous Variable Valve Lift)의 약자로, 기존의 가변 밸브 타이밍(VVT)에서 한 단계 진화된 기술.

엔진 회전 속도에 따라 흡기 밸브를 제어하는 기능은 같지만, 기존 VVT가 밸브의 열리는 시간을 조절했던 반면, CVVL은 추가로 밸브의 높이까지 조절한다. 이를 통해 고속 구간에서는 공기의 주입량을 늘리고, 저속 구간에서는 공기 주입을 줄여 성능과 연비를 모두 개선했다.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 역시 그대로지만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이 추가되어 에코, 노말, 스포츠 등 세 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 버튼을 눌러 조작할 수 있으며 연료분사, 변속 타이밍, 스티어링 휠의 감도를 제어해 모드에 적합한 특성을 구현한다. 전반적으로 2.0L CVVL 엔진은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시속 100km 부근까지는 제법 빠르게 속도를 붙여나가고 이후부터 힘든 내색을 보이지만 차의 성격과 배기량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속력이다. 엑셀러레이터 반응은 제법 민감한 편이어서 초반 가속 시 다소 성질 급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반면 브레이크는 그보다 느긋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하체는 노면에 부드럽게 반응하지만 탄탄한 뒷맛을 뚜렷이 남긴다. 신형 K5에서 강조하는 또 한 가지 부분은 승차감과 정숙성의 개선. 최고의 자동차 시트 전문가인 택시 기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는 새로운 시트는 양 허벅지가 닿는 부분의 쿠션을 보강해 더욱 편안하면서도 코너에서 몸을 잘 지탱해준다. 아울러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전면에 기본 적용하고, 흡·차음재 보강을 통해 정숙성을 향상시켰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확실한 개선효과를 느낄 수 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엔진이 보다 고회전 중심으로 변화하며 한층 혈기왕성해지지만 그리 좋은 음색을 들려주진 않는다. 역동적인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 스티어링 휠 역시 감도의 변화는 느껴지지만 스포티한 감각과는 거리가 멀고, 하체는 급격한 움직임에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스포츠 모드를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배기량과 차의 성격이 갖는 한계는 감안해야한다. 한식 주방에서 중식과 같은 불 맛을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차가 출시될 때면 항상 가격에 대한 불만이 들끓고 날선 비판이 오고 가기 마련. 하지만 이번 K5에 대한 반응은 꽤나 호의적이다. 쉽게 말해 인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불어 라인업 중간에 위치한 트렌디 트림에 18인치 휠, LED 안개등 및 리어 램프, 앞, 뒤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등 선호도 높은 사양을 대거 포함시킨 점도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K5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장점은 그대로 유지한 채,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사항들을 충실히 개선했다. 일단 변화보다 숙성을 택한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K5는 남은 생애 동안 성공적인 역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

글: 김동균

KIA K5 2.0 CVVL NOBLESSE
가격: 2천785만원*
크기: 4845×1835×1455mm
휠베이스: 2795mm
무게: 1415kg
엔진: 직렬 4기통, 1999cc, 휘발유
최고출력: 172마력/6700rpm
최대토크: 20.5kg·m/4800rpm
복합연비: 12.0km/L
CO₂배출량: 145g/km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25/45 R18
(*옵션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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