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기아 K7 3.3 노블레스, 클래스의 한계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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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기아 K7 3.3 노블레스, 클래스의 한계를 넘다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1.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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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K7은 준대형차의 패키징에 충실하다. 3.3 풀옵션은 그야말로 첨단장비의 향연. 클래스의 수준을 넘어서는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자동차의 클래스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어쩌면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타협의 연속이 아닐까. 가령 차체 사이즈는 여기까지, 성능은 여기까지, 편의장비는 이 정도까지라고 하는, 클래스의 한계를 지키면서 타협해나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다. 디자인은 약간 다른 차원이긴 하지만 경쾌함이나 중후함 등 클래스의 성격을 고려하면 이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아무튼 문제는 그 한계가 소비자들의 생각과 어디까지 일치하느냐 하는 것이겠지만.

개발자들과 얘기해보면 승차감과 성능 즉 라이드 앤 핸들링의 갈림길에서 많은 고민을 토로한다. 어느 한쪽에 치중하면 다른 한쪽은 손해 보기 마련이므로. 성능의 극한을 추구한 슈퍼스포츠카의 경우 승차감이 좋지 않은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발자들이 노력한 결과로서 그 경계는 많이 허물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더 뉴 K7은 페이스리프트인 만큼 앞뒤 모습의 변화가 눈에 띈다.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LED와 크롬을 쓴 세련된 터치가 한층 숙성된 분위기다. 오늘 만나는 3.3 노블레스는 시리즈 최고수준을 보여주는 모델. 여기서도 옵션을 모두 더한 완전 풀옵션 모델이다. 보통 풀옵션까지 가게 되면 가격대가 높아지게 되고 그러면 그 윗급과 비교하게 되면서 고민에 빠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K7 3.3은 그 고민의 타깃을 수입차로 겨냥했다. 2.4, 3.0L 라인업에 3.3L를 더한 것부터 그러한 포석이다. 그리고 빠짐없는 장비의 수준을 보면, 한마디로 클래스의 수준을 넘어선 듯하다.

운전석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계기의 배열이 편안하고 굳이 사용설명서를 보지 않더라고 어떤 기능들을 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다. 아이폰 잭을 연결하자마자 바로 저장된 음악이 나온다. 성격 급한 한국인을 위한 세팅이다. 몇 가지 버튼을 찾아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JBL 스피커의 음량은 풍부하고 깊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아날로그시계가 디지털 기계로 가득 찬 가운데서 차분한 안정감을 준다.

스티어링 휠 왼쪽으로 차의 움직임과 소리에 관련된 버튼들, 그리고 기어 레버 아래를 보면 드라이브 셀렉트 모드(에코, 노멀, 스포트)가 보인다. 똑바로 선 계기판 숫자는 스포트 모드로 바꾸면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지면서 시각적인 변화도 보여준다. 컬러가 바뀌면 더 확실하겠지만 이 정도도 예전에 볼 수 없던 변화다. 스티어링 휠 표시 버튼이 두 개인데, P는 평행주차 모드이고 나머지 하나는 열선이다. 그 옆으로 뒤창을 가리는 자동 선바이저 버튼이 자리한다. 센터콘솔 박스를 열면 좀 휑하기는 해도 수납함으로서 공간은 널찍하다.

기존의 차선이탈경보시스템에 더해 사각지대를 레이저로 감지하는 후측방경보시스템이 더해졌다. 3.3에는 시트진동경보시스템도 달린다. 모두 안전에 도움을 주는 장비지만 차선을 바꿀 때 경고음이 울리고 시트를 툭툭 치는 게 신경 쓰이기도 하다. 컨디션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약간 피곤한 상태에서 장거리운전을 해야 할 때는 이런 장비들이 특히 유용할 것이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작동도 직관적이다. 어드밴스드의 효과는 역시 앞차와의 거리가 좁아질 때 저절로 속도를 줄이고 멀어지면 세팅한 속도까지 다시 밀어 올리는 것이다.

직분사 3.3L의 가속감은 시원스럽다. 스티어링 휠은 가벼운 편이지만 고속에서는 무게감을 유지한다. 가속할 때 스트레이트한 상승감이라기보다는 반 박자 정도 숨을 고른 다음 뻗어나간다. 미미한 차이지만 취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중고속대에서 이런 느낌이 있지만 고속에서의 상승감은 좀 더 직선적이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약간 출렁인다 싶을 때 견고하게 자세를 바로잡아준다.

핸들링이 날카롭지 않은 것은 중후한 승차감을 위한 세팅인 듯, 19인치 휠은 안정감이 있다. 드라이브 셀렉트를 스포트 모드로 바꾸면 하체를 조여주는 느낌으로 차체의 반응이 빨라진다. 이때 연비를 손해 보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에코 모드와 노멀 모드의 전환은 그 차이가 미미해 보인다. 에코일 때는 아무래도 심리적인 안심감이 크지 않을까. 저도 모르게 운전태도를 연비 모드로 바꾸게 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웨이스트라인은 딱 어깨에 올 정도, 시트 높낮이 조절폭이 커 체형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겠다. 뒷좌석의 웨이스트라인도 적당해 바깥 풍경을 보기에도 좋고 답답한 느낌이 없다. 무엇보다 레그룸이 넉넉하다는 게 장점이다. 뒷좌석만 놓고 보더라도 대형차 수준으로 편하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열면 뒷좌석 루프도 창으로 개방된다. 다만 그 창을 열 수는 없고 앞 루프 창이 그 위로 포개진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이 모든 동작은 원터치로 이루어진다. 트렁크는 창고처럼 넓다.

더 뉴 K7은 패밀리카로서 그리고 비즈니스 세단으로서 적당히 성능을 즐기는 차로서 나무랄 데 없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 달린 것을 보고는 “이런 장비까지…” 할 만큼 놀랐다. 풀옵션은 흔히 사치라고 생각하지만, 클래스와 내용을 비교하는 선택의 입장에서는 고민을 깊게 한다. 만약 디젤 엔진을 갖춘다면 K7의 경쟁력은 배가되지 않을까. 특히 동급 수입차를 타깃으로 하는 경쟁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글: 최주식, 사진: 김동균 기자 

더 뉴 기아 K7 3.3 노블레스
가격: 4천270만원
크기: 4970×1850×1475mm
휠베이스: 2845mm
엔진: V6, 3342cc
최고출력: 294마력/6400rpm
최대토크: 35.3kg·m/5300rpm
연비: 10.0km/L
CO2 배출량: 178g/km
변속기: 자동 6단(수동 기능)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45/40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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