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3, 스포티한 주행과 운전자 중심의 감성
상태바
기아 K3, 스포티한 주행과 운전자 중심의 감성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10.11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작 포르테는 스타일이 좋은 차였다. 세단은 물론 해치백, 쿠페도 예뻤다. 포르테의 뒤를 잇는 K3은 그런 만큼 디자인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베일을 벗은 K3은 현행 K시리즈의 패밀리룩이라는 ‘제한’을 따르면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성공한 느낌이다. 뒷모습에서는 살짝 아우디의 잔상을 보지만 매끈하게 다듬은 보디라인은 공기저항계수(cd) 0.27이라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K3은 길이 30mm, 너비 5mm 늘어났으나 높이는 25mm 낮아졌다. 차체를 키우면서도 날렵하게 보이겠다는 의지다. 특히 휠베이스를 50mm 늘려 실내공간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았다. 포르테가 예쁜 차였다면 K3은 세련된 이미지다. 그런데 그 느낌이 강하다. 포르테가 여성 오너들도 좋아할 차였다면 K3은 남성적인 분위기의 차라는 얘기다.

차체가 커졌다고 하지만 실제 커보이지는 않는다. 보닛을 보면 같은 플랫폼을 쓰는 아반떼와 비슷하지만 보닛의 면적이 작다. 헤드램프가 차지하는 면적이 더 크기 때문인데, 촘촘한 LED를 박은 헤드램프를 보면 중형차급에 써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려하다. 자,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차체 곳곳을 살펴보면 중형차급 또는 그 이상의 장비가 넘쳐난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으니 앞쪽 지면의 신차 소개 코너를 참조해주기 바란다.

세미 버킷 타입의 시트가 첫 방문한 집안 분위기를 반영한다. 스포티하다. 열선은 물론 통풍 기능까지 갖추었다. 두 개의 원형 계기 가운데 정보창을 둔 계기판은 기능적으로 익숙한 방식이다. 스티어링 휠에 버튼이 좀 많은 편인데 웬만한 계기조작을 다 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기아차는 최근 스티어링 휠에 기능을 많이 다는 추세를 보여준다. 그리고 운전자 쪽으로 돌아선 센터 페시아가 두드러진다. 내비게이션을 보는 시선이라든지 계기조작이 한결 쉽다. 그런데 옆좌석에 앉아보니 왠지 소외된 느낌이다. 결국 K3이 운전자 중심의 차라는 것을 말해준다.

1.6L GDI 엔진은 140마력의 힘을 낸다. 차체 무게는 자동 기준으로 1,191kg. 포르테가 1,190kg이었으므로 거의 변화가 없다. 차체가 커진데 비하면 체중변화에 각별히 신경 쓴 편이다. 초기가속에서는 부밍음이 제법 크게 들려온다. GDI 엔진의 특성이기도 하다. rpm 상승이 가파르다. 킥다운을 시도하면 금세 레드존까지 솟구친다. 경우에 따라 거슬릴 수도 스포티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아무래도 여성 운전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세팅일 수 있다. 일단 가속이 붙고 나면 의외로 빨리 차분해진다. 불량기 가득한 소년이 갑자기 온순해지는 것처럼. 인상적인 것은 시속 100km를 넘나드는 고속에서 실내가 조용하다는 것. 시속 120km의 속도에서 2,500rpm을 유지하고 시속 140km에서도 3,000rpm을 넘지는 않았다. 하체에 언더커버를 달아 공기흐름을 좋게 한 것도 영향을 준 듯하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좀 더 속도를 올리고 싶을 때 반응은 더디다. 이때 수동 기어 레버 또는 패들 시프트를 사용해 시프트다운을 해주면 답답했던 가속감이 되살아났다. 패들 시프트는 뜻밖의 선물 같은 것으로 스포츠 세단의 기분을 고조시켜 주었다. 특히 와인딩 로드를 달릴 때 운전재미를 더해주었다. 스티어링 휠 역시 고속에서 조금 느슨한 느낌이었는데 스포트 모드로 바꾸어주자 타이트한 감각이 더해졌다. ‘노멀’ ‘컴포트’ ‘스포트’ 세 가지 세팅의 ‘플렉스 스티어’는 상급 모델에 이미 선보였던 것인데, 이번 K3에 이르러 그 효과가 더욱 선명해진 느낌이다. 아무튼 달리면서, 조금씩 사귀어가면서 K3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승차에 신긴 17인치 휠은 편평비가 45에 불과해 이 차급에서는 의외다 싶을 정도로 고성능을 지향한 타입이다. 기본형 타이어는 15인치 휠에 편평비 65다. 고성능 타이어는 달리기는 좋지만 연비와 승차감은 어느 정도 손해 보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아무튼 시승차의 승차감은 다소 딱딱한 편인데 하드한 서스펜션의 움직임과 더불어 핸들링 특성은 좋았다. 첫눈에 확 와 닿지는 않지만 조금씩 운전재미에 빠져들게 되는 차의 성격이다.

시승차는 노블레스 풀옵션 모델로 찻값 1천939만원에 유보 내비게이션(후방카메라 포함137만원), 선루프(44만원), 전자식 룸미러+자동요금징수 시스템(25만원), 가죽시트+앞좌석 통풍시트(59만원), 패밀리(뒷좌석 히티드 시트 등, 34만원), 슈퍼비전 클러스터+주차조향보조지원 시스템(44만원)을 더하면 2천282만원이 된다. 준중형차로서는 너무 비싸다고 할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기본형 디럭스는 1천345만원에 시작하고, 주력 모델은 1천677만원의 럭셔리 모델이다).

유보(UVO) 시스템도 직접 사용해보았다. 룸미러에 달린 버튼을 누르니 마치 114에 전화를 건 것처럼 안내원 음성이 들렸다. 목적지를 말하자 원격으로 내비게이션을 설정해주었다. 이를 이용하려면 어시스트 팩에 가입해야 하고, 월 이용료 6천원, 정보이용료 건당 900원을 내야 한다. 편리하긴 하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기아 K3은 준중형시장에서 쉐보레 크루즈와 르노삼성 SM3과 경쟁하지만 실제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현대 아반떼다. 아반떼의 아성을 한번 넘어보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여기서 의욕의 과잉이 엿보인다. 디자인과 더불어 좀 더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의 차별화는 성공했다. 수납공간 위에 커버를 단 것이라든지 실내의 구성도 마찬가지. 여기까지면 좋은데 고급 장비는 너무 나간 경향이 있다. 당연히 가격 인상 논란이 따르고, 차의 본질적인 가치는 뒷전이 된다. 이게 좀 아쉽다는 생각이다.

글 : 최주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