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프라 본, 폭스바겐 ID 3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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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프라 본, 폭스바겐 ID 3 넘어설까?
  • 피어스 워드(Piers Ward)
  • 승인 2022.02.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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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프라는 폭스바겐 ID 3을 넘어서는 브랜드의 첫 번째 순수전기차를 만들려고 애썼다. 성공적이었을까?
본은 그립이 좋고 성실한 느낌이지만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다

자동차 시장에서 턱걸이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다. 자동차 전문기자와 제조사 대표의 허황된 대화 속에서도 다른 의견을 내놓는 마니아들은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내부든 외부든 흥미로운 주제이면서도 점차 다른 전기차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모두가 곧 찾아올 변화에 대해 알고 있지만,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현상이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는 것이다.

많은 제조사들이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되는 부분이다. 규모의 경제는 재정적으로 이치에 부합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폭스바겐그룹이 내연기관 자동차로 수년간 이어 왔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MEB 플랫폼과 관련된 숫자들은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 일각에서는 MEB로 5000만 대의 전기차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형 가전이 될 것으로 보는 EV 세계에서는 심각하게 우려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리저리 살펴보면, 우리를 한 발 더 나아가도록 설득하는 데 필요한 것은 모든 게 다 잘 될 거라는 낙관적 전략이다. 그 전략에 의한 것이 바로 쿠프라의 탄생이다. 

원래 세아트 엘-본 콘셉트에서부터 확신을 가졌다. 하지만, 시간은 지났고 폭스바겐그룹은 쿠프라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시작 가격은 3만1500파운드(한화 약 5040만 원)로 가장 기본적인 모델이다. 세아트에서 기대하는 낮은 소비자 가격은 아니다. 

 

서류상으로는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폭스바겐 ID 3의 쿠프라 버전이기 때문에 어감상으로는 약간 더 스포티한 모델처럼 느껴진다. 쿠프라를 위한 새로운 시대와 브랜드에서 만들어내는 첫 번째 순수전기차이기도 하다.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앙에 배터리팩을 담은(알루미늄 구조 안에 얹히지만 여전히 350kg 정도의 무게가 더 나간다. 배터리팩은 세 가지 다른 타입으로 제공된다. 45kWh, 58kWh, 그리고 77kWh이다. 주행가능 거리는 211마일(340km)에서 336마일(540km)이고 세 가지 다른 출력을 낸다. 우리는 201마력과 228마력의 중간과 최상위 모델을 탔다. ‘쿠프라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는 것으로 201마력에서 228마력으로 증가하는 일시적 파워 부스트도 사용해 봤다. 148마력의 본 모델도 있다.

충전은 라이벌과 경쟁할 수 있다. 125kW DC 급속 충전기로 5-80%까지 충전하는 데 35분이 소요된다. 경쟁을 위해 쿠프라 브랜드를 단 홈 차저도 마련했다. 

ID 3 형제차처럼 본은 후륜구동이다. 싱글 모터가 액슬 위에 있고 단속 기어가 물려 있다. 값이 좀 나가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뒤쪽에 맥퍼슨 스트럿이 앞쪽에 적용됐다.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DCC)은 228마력 모델에 옵션으로 제공된다. 본의 다이내믹함을 높이고 싶다면, 가격에 따라 추가하기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ID 3와 매우 흡사하다. 본은 근본적으로 같은 차이기 때문에 쿠프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더 넓은 타이어가 제공되고, 215/45 R20이 앞쪽에 그리고 ID 3보다 10mm 낮은 것이 뒤쪽에 달렸다. 다만, 235 너비의 것도 제공된다. ID 3보다는 15mm 좁은 앞쪽에 뒤쪽이 10mm가 낮다. 꽤 민첩한 스티어링은 넓은 타이어 폭으로 본 라인업이 모두 비슷한 성향을 띤다. 자세제어 장치를 꺼도 가능할 정도의 광폭 타이어다. 게임 체인저라고 할 수 있을까? 글쎄, 나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조금 더 영리하게 살펴본다면, 분명 닮은 부분이 있다. 측면 프로파일은 ID 3과 여지없이 닮았지만, 실루엣이 두 차를 더욱 폭스바겐 골프와 쿠프라 레온에 가깝게 보이도록 한다. 아무리 화려한 범퍼나 리어 윙을 단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객관적인 시점으로 말하자면 이 리어 스포일러는 분명 잘 작동하고 있을 터다. 

여전히 노즈 부분에서는 다른 모습이 보인다. 구리로 레터링을 한 쿠프라는 디테일도 남다르다. 곳곳에 구리로 만든 요소들이 있다. 전체를 볼 때 괜찮은 해치백 외관이 눈에 들어온다. 

 

터치스크린은 ID 3와 공유한다

구리로 된 똑같은 디테일이 실내에도 적용됐다. ID 3에서 봤던 12인치 터치스크린이 압도적인 모습이고 작은 디지털 다이얼들이 운전자 앞쪽에 위치해 있다. 

운전석 착좌감도 좋다. 반짝이는 피아노 블랙(칭찬이다) 색상을 적게 하고 소프트 터치의 수제 패브릭, 옵션의 다이내믹카를 강조한다. 쿠프라는 이미 많은 소재를 바다에 버려진 재활용 플라스틱에서 가져온다고 한다. 뭐가 더 중요할 수 있나? 지중해에서 가져온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강조할만한 일이다. 

환경적 요소를 가져온 것이 이것만은 아니다. 탄소 배출 무결성 프로그램 덕분에 그리고 공장에서 에너지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쿠프라는 본이 탄소 중립을 이룬다고 말한다. 

리어 레그룸은 인상적이다. 본의 휠베이스는 2767mm이다. ID 3의 것보다 3mm가 짧지만, 내부에서 180cm 키의 성인 남자가 앉을 수 있는 충분한 자리가 마련된다. 트렁크는 넉넉하게 385L를 제공하지만, 충전 케이블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은 마련돼 있지 않다. 

본에는 시동 버튼이 없다. 운전석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충분하다. 인테리어 스크린이 바로 뜨지는 않지만, 한 번 나오면 기어 셀렉터 옆에 마련돼 있는 인스트루먼트 비너클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할 일은 없다. 

휴식 상태에서 발을 떼는 것은 예상보다 인상적이다. 본의 228마력 버전 모델은 0→시속 100km 가속에 6.6초를 끊는다. 그리고 심지어 이보다 적은 파워를 가진 모델도 7.3초를 끊었다. 

 

스포티한 시트는 기본이다. 소재 느낌은 가격에 상응한다

항상 그랬듯,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첫 스프린트는 어떤 속도이든 괜찮은 출발이지만, 가면 갈수록 꼬리의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은 가속이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승차감 또한, 따져볼만한 큰 가치는 없다. 시승차는 20인치 휠과 로 프로파일 타이어를 신었다. 하지만, 포장도로를 타고 넘어 흘러가는 길에서 그 차이를 느껴볼 수는 없다. 그저 조금 비싼 댐퍼를 쓴 느낌이고 컨트롤이 잘 된다는 기분이 나는 정도다. 결정적으로 주행하는 동안에 서스펜션의 소음이 흘러들어오지 않는다. 즉, 전기 동력으로 달릴 때는 조용한 세계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보디 롤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앞쪽 그립감을 적당히 느끼게 해준다. 본은 타이트한 코너를 재미나게 공략한다. 조금 더 압박을 가하면 뒤쪽 바퀴에서 그립을 포기하는 게 조금 느껴지고 스핀이 발생하는 것을 느끼지만 무게감과 파워를 타이어에 전달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DCC의 스포티한 세팅은 승차감을 더해주지만, 지나치게 뻣뻣하거나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은 없다. 

전반적으로 매우 성숙한 느낌의 해치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스포티를 강조하는 브랜드인 쿠프라에서 나온 뒷바퀴굴림 EV에 조금 더 재미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섀시나 조향에서부터 얻을 수 있는 재미는 없다. 이 둘은 안전하고 유능하지만, 추가로 기대할 수 있는 건 없다. 고출력 버전의 쿠프라 드라이빙 모드(터치스크린이나 스티어링 휠의 난잡해 보이는 구리 버튼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는 무게감을 더하지만, 달라지는 점은 미세하다. 휠이나 액셀러레이터에서 조정성에 대한 감각을 느낄 수는 없다. 이건 더욱 열정적인 해치백을 판단하는 척도다. 

 

브레이크는 시승차에서 가장 열악한 부분이다. 본은 제법 부드러운 페달 느낌을 전달하지만 이는 얼마나 세게 밟든지 간에 더 풍부해지지는 않는다. 스스로 멈출 때는 기대했던 만큼의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지는 못한다. 심지어 재생 모드에서도 말이다. 

모든 것은 ID 3와 대부분 같다. 스티어링 감도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연속적으로 테스트를 해보지 않는 이상 알아채기는 힘들다. 그리고 이것이 본이 구분되는 요소다. 쿠프라는 본이 감각적이라고 말하지만, 드라이빙 경험은 조금 더 멋진 외모를 치켜세워줄 수 없으며 ID 3 형제차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 이 차가 나쁜 차인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ID 3 대신 본을 살만한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답할 수 없다. 본은 쿠프라에게는 어색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 플랫폼은 폭스바겐그룹의 베이컨을 아껴두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이런 개성에는 얼마만큼의 대가가 필요한 법이다.  

 

쿠프라 본 e-부스트 

쿠프라가 말하는 만큼 스포티함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편안하고 잘 정제된 패밀리카다

가격 4만 파운드(약 6400만 원, 예상) 엔진 동기식영구자석 모터
최고출력 228마력 / 5300-7000rpm 최대토크 31.6kg·m / 0-5000rpm 
변속기 1단 감속 기어 무게 1749kg 0→시속 100km 가속 6.6초 
최고시속 168km 배터리 62/58kWh (토탈/가용) 주행거리 420km 
CO2 0g/km 라이벌 폭스바겐 ID3, 현대 코나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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