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PSA 그룹 회생의 주역, 카를로스 타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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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PSA 그룹 회생의 주역, 카를로스 타바레스
  • 스티브 크로폴리(Steve Cropley)
  • 승인 2016.08.08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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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타바레스는 PSA 그룹 CEO이며 <오토카>가 선정한 2016년 '이시고니스 트로피' 수상자. 지난 30년간 자동차계에서 혼신의 정력을 다했고, 마침내 3개 브랜드(푸조·시트로앵·DS)를 거느린 PSA 그룹의 정상에 올랐다. 58세인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강력한 주말 레이스 드라이버의 위상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1983년 이후 한 시즌에 줄잡아 10개 경기에 출전하고, 대상 차종은 세단에서 1인승 경주차에 이르기까지 폭이 넓다.


그러나 최근 그의 가장 큰 성공은 돌발적이고 뜻밖인 PSA의 회생이다. 사실 PSA는 2012년만 해도 파산의 벼랑 끝에서 흔들리던 부실기업이었다. 겨우 2년 만에 50억 파운드(약 7조3150억원)의 적자를 냈다. 당시 PSA는 렌 공장의 문을 닫지 않을 수 없었고, 8000명의 인력을 잘라내야 했다. 가히 절망적이었다.


이런 암울한 형세를 배경으로 타바레스는 키를 잡아야 했다. 그 뒤 불과 몇 달 만에 ‘레이스 복귀’(Back in the Race)라는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곧바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경영권을 장악한 지 불과 12개월만에 액수는 수백만 파운드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뒤이어 2015년에는 당당히 순이익이 약 10억 파운드(약 1조4630억원)로 올라섰다. 그와 동시에 영업이익률 5%를 달성했다. 이제 ‘레이스 복귀’는 새로운 계획 ‘추월 작전’(Push to Pass)으로 대체됐다. 그 목표 연도는 2020년 이후까지 이어진다.
 

타바레스를 만나기로 했을 때 나는 두 가지 큰 의문에 봉착했다. 먼저 PSA의 암담한 역사를 알던 타바레스는 과연 회생시킬 자신이 있었던가? 그랬다면 PSA의 어느 구석에서 그 가능성을 찾았을까? 
 

이전에 타바레스와 나는 몇 번 만났다. 그중 몇 년 전 중부 프랑스 노가로 레이스에서 만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그는 여전히 르노의 2인자였고, 600마력 닛산 엔진의 완전 탄소섬유 1인승으로 출전했다.

나는 경험에 비춰 그가 답변을 피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건방지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회사를 바로잡을 자신이 있었다. 렌 공장폐쇄 뒤 노동자 시위 장면을 TV를 통해서 봤다. 그때 아내에게 한 말이 기억난다. 어떻게 자신할 수 있었느냐고? PSA 제품의 품질과 매력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자동차 전문가고, 훌륭한 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게 중요하다. 제품이 시장 돌파력이 있다면 회생을 결정하는 힘은 경영진의 엄격한 기강과 철저한 정신자세다. 나는 그걸 보장할 자신이 있었다. 제품이 좋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크게 달랐을 것이다.”


PSA의 과오에 대해서도 타바레스는 직설적이었다. PSA는 돈벌이에 대한 기본상식이 부족했다. “PSA는 일부나마 전통적인 프랑스의 낡은 관료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회사 하부조직은 각기 다른 밀실에서 끼리끼리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우리는 그 밀실문제를 바로잡았다. 그리고 제품개발에 전력투구하고 투자를 계속해 성과를 거뒀다.”
 

기이하게도 타바레스의 2015년 이익마진 5%는 경제계에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PSA 총수가 2018년까지 약속한 이익마진이 4%에 불과해 좋은 시절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타바레스가 좋은 성과를 알리고 새로운 추월 작전을 발표했을 때 실제로 PSA 주가는 떨어졌다. 한편 타바레스는 부정론자들에게 반격을 가했다. 지난해의 이익 마진 5%는 뒷바람(유리한 환율과 원자재 가격)의 도움을 받았다. 그뒤 뒷바람은 맞바람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타바레스는 2018년까지 약속한 4%는 그때까지 거둘 연평균 수치라고 지적했다.
 

PSA의 발전을 둘러싼 부정론자들에게 타바레스는 반론(“그건 그들의 문제일 뿐 내 문제는 아니다”)을 폈다. 그렇다고 그룹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걸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마저 긍정적인 요소로 뒤집었다. “문제가 없다면 고칠 것도 없다.” 그는 스스럼없이 말했다. “우리는 적자를 내고있던 중남미에서 이익을 내고, 중국에서는 현지 생산으로 시장 몫을 키우고 있다. 일부 서방 메이커들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돈을 쏟아붓고 있다. 2008년 유럽에서 봤던 현상인데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면 가격결정력이 약화되고 이익이 떨어지게 된다. 다음 주 나는 중국에 가서 이 사실을 지적하기로 했다.”


아울러 타바레스는 PSA가 여전히 유럽 판매량(전체의 3분의 2)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비판을 인정했다. 하지만 추월 계획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신제품에 대한 투자가 큰 역할을 한다. 앞으로 6년에 걸쳐 3개 브랜드는 유럽에 28개, 중국에 20개, 아프리카·중동에 23개 그리고 중남미에 17개 신차를 내놓는다. 나아가 북아메리카로 돌아가고, 인도에 진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타바레스는 현행 생산량 300만대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나는 돈을 벌 때가 어느 기업의 생산 적정량이라고 생각한다. 자금여력이 있으면 신기술과 신제품에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확대하고 성장할 수 있다. 최종 목표가 아니라 좋은 성적에 대한 보상으로 말이다. 큰 규모만 겨냥하는 것은 실수다. 토요타, GM과 폭스바겐은 모두 그렇게 했다. 물론 거기에는 이점이 있다.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기술력과 R&D 비용을 희석할 수 있다. 동시에 원자재를 비롯한 구입가를 유리하게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서 공급업체들이 몰락한다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R&D 비용을 지나치게 물타기한다면 관료적이고 기술지배적인 비능률이 판치게 된다. 따라서 경계해야 한다. 물량이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

그렇다면 전략적 동맹은 어떤가? “그 아이디어를 배척할 까닭은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 전략적 동맹은 ‘좋은 일’일 뿐 필수조건은 아니다. 우리 회사는 이미 건강하고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토카> 이시고니스 트로피

<오토카>의 연례시상식의 가장 큰 영광인 이시고니스 트로피는 알렉스 이시고니스 경의 이름을 따왔다. 이시고니스는 전설적인 카디자이너이며 영국 자동차 사상 최고의 아이콘 미니의 창작자. 이 상은 지난 1년간 자동차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진다. 이시고니스 트로피 제정 원년인 2014년 이 영광은 론 데니스에게 돌아갔다. 맥라렌 그룹 전역에서 거둔 성과에 보낸 찬사였다. 그에 앞선 수십년간 맥라렌 F1팀을 성공으로 이끌고 선도적인 수퍼카 메이커를 경영했다. 지난해 볼프강 하츠는 포르쉐 고성능 모델의 개발공적으로 수상했다. 거기에는 하이브리드 918 스파이더 하이퍼카와 카이맨 GT4가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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