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N, 고성능 브랜드를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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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N, 고성능 브랜드를 위한 조건
  • 맷 버트(Matt Burt)
  • 승인 2016.08.0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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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성능 브랜드의 이름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알파벳 중에서 빨리 읽을 수 있는 문자는 대다수 메이커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빨리 발음하기 쉬운 접미사의 첫째 문자는 남아있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R과 S가 따로 또는 둘을 합쳐서라도 가장 좋은 문자가 아닐까? 예를 들어 영어로 도로(road), 랠리(rally), 레이스(race), 스포츠(sport) 등이 그런 보기다. 게다가 포르쉐와 포드를 비롯한 메이커와 연결시켜 생각하면 별로 남는 게 없다. 그러나 I를 붙이든 말든 GT도 상당히 부러운 문자다. 더하여 모터스포츠의 M과 터보의 T를 빼고 나면 알파벳 가운데 빨리 읽을 수 있는 문자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문자가 여전히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그것도 많이. 그런데 B와 H는 딱 들어맞는 뜻이 없다. 게다가 W는 빨리 읽을 수 있는 문자가 아니다. 음절이 너무 많다. 렉서스는 F를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E는 깨끗하고 D는 더럽고, Z는 닛산이다. 글쎄, 나머지는 잊어버리자. 사실 불가피한 경지에 제일 가까이 간 메이커는 아우디다. R8 플러스(Plus)가 그 본보기다. 어쨌든 현대는 내년에 고성능 브랜드를 출범할 때 N을 쓰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현대의 첫 번째 따끈한 해치백은 i30 N이라 불리게 된다. 유달리 빨리 발음할 수 있는 문자는 아니다. 그러나 애스턴 마틴을 그 앞에 두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애스턴의 경우 N24는 뉘르부르크링 24시간의 성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마 그래서 현대도 N을 쓰기로 한 모양이다. 현대는 뉘르부르크링 부근에 개발시설을 갖고 있다. 독일 레이스 트랙 뉘르부르크링은 대다수 메이커가 승차감과 핸들링뿐 아니라 내구성 시험의 성지로 쓰고 있다. 최근 개발중인 i30 N이 뉘르부르크링 24시간을 뛰었다. N 담당 총책 알버트 비어만은 BMW M 디비전에서 활약하던 인물이다. 때문에 논리적으로 현대 i30 N의 기본기를 의심할 여지는 별로 없다. 
 

그러나 가장 절실한 관심사는 i30 N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차가 나오느냐에 있다. 현대는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아직 야망의 종점에는 가까이 가지 못했다. 스포츠 서브 브랜드가 회사의 인식을 개선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런데 고급 시장으로 인식을 끌어올리기는 아래쪽으로 끌어내리기보다 훨씬 어렵다.  현대 내부 인사들은 이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을뿐더러 i30 N이 이름난 핫해치만큼 운전성승이 뛰어나기를 바란다. 만일 그럴 수 있다면 자동차 사상 실로 경이적인 성과로 손꼽힐 터이다. 그리고 N은 빨리 읽히는 문자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고성능 N을 위한 담금질

뉘르부르크링 현대유럽테크니컬센터는 남양연구소와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 이곳에서 만난 현대남양연구소 박준홍 고성능차개발센터장에게서 현재 i30 N이 어떻게 개발되고 있는지 들었다. 
 

레이싱은 가장 빠른 속도로 안전하게 주행해야 이기는 게임이다. 레이싱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고성능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3가지 단계별로 설명하겠다. 첫 단계가 정지상태에서 출발하는 단계이다. 이때는 폭발적인 가속력을 원하게 된다. 우리는 터보랙을 최소화하면서 가속력을 얻기 위해 저관성, 고출력 엔진을 개발했다. 그 엔진이 바로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에 나갈 엔진이다.(인터뷰는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이뤄졌다. -편집자 주) 
 

고출력 토크가 타이어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를 견딜 수 있는 파워트레인의 마운팅 시스템이 충분히 강건해야 한다. 효율적으로 최고속도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기어 시프트를 하게 되는데 좀 더 정교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클러치와 변속기를 별도로 개발했다. 구동 토크가 타이어에 전달되었을 때 타이어가 헛돌게 되면 아무 소용없으므로 그립이 높은 타이어를 매칭 했다. 타이어 선회 시 그립을 유지하면서 주행저항을 감소시키는 게 중요하다. 고속으로 치고 나가는데 차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정교한 컨트롤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저마찰 그리고 피드백이 좋은 r-mdps(랙 마운트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했다. 토크 벡터링은 구동력 배분이라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r-mdps는 타이어를 돌리는 스티어링 조타 시스템이다. 직결감이 더 좋다.
 

두 번째 단계. 정지상태에서 최고속도까지 끌어올리고 나면 그 다음은 브레이킹하고 코너에 진입하게 된다. 급제동하니까 다량의 열이 발생한다. 이 열이 관리되지 않으면 제동성능이 금방 떨어진다. 페이드 성능이 안 좋아진다고 말하는 그것이다. 뉘르부르크링에 이런 코스가 많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제동 쿨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단 선회에 들어가면 스티어링 반응은 빠르게 작동되고 핸들에서 돌아간 조타량이 타이어에 지연없이 전달되도록 허브 베어링 강성을 극대화시켰다. 더불어 서스펜션 강성도 향상시켰다. 타이어가 그립이 생기면 차가 선회하게 되고 횡가속도가 차에 작용한다. 이때 차의 롤링, 즉 차가 기울게 되는데 휠에 의한 것과 롤링에 의해 두 번째 스티어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최적화해 차가 선형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지오매트리를 최적화 했다. 스프링, 스태빌라이저의 한계성능을 높였다.
 

이때 공력성능이 또 영향을 주는데 이번에는 항력이 아니라 양력이다. 선회할 때 차가 부상하면 타이어를 누르는 힘이 작아져 그립 한계가 떨어진다. 양력을 개선할 때 제로 리프트에 근사한 목표를 가지고 리어 스포일러를 튜닝했다. 그리고 급제동, 급선회시 엔진과 변속기 오일이 막 넘치게 된다. 오일 유동 시스템이 강건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 뉘르24시에 출전하는 이유도 다양하고 험난한 조건에서 이런 것들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선회시 유지 가속하다가 탈출하는 일이다. 이때 바디 강성이 중요하다. 초기 선회에 진입하게 되면 앞부분이 횡방향으로 움직이는 변형이 발생한다. 선회진입하고 나면 보디의 비틀림 강성이 중요한데 이를 확보하기 위해 초고장력 강판을 쓴다. 그리고 원하는 곳에 보강부재를 추가해서 강성을 올린다. 옵션으로 트렁크에도 단다. 이는 일반차에도 적용하는 부분이다.
 

서스펜션 지오매트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롤링을 하면 전후 롤 센터 즉 롤이 움직이는 중심 설정을 제대로 해서 선회 밸런스를 잡는다. 정교한 피드백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앞바퀴굴림(FF)차는 선회 가속할 때 앞쪽이 밀려나가기 때문에 프론트 그립이 중요하다. 언더스티어를 막기 위해 캠버 강성을 키웠다. 이때 E-LSD 시스템이 도움이 된다. E-LSD는 차동제한장치를 전자적으로 제어한다는 게 기본 컨셉으로 현대와 위아가 공동개발했다. 특정 노면에서 좌우 바퀴 구동력 차이가 발생하면 전자적으로 제어해서 양쪽으로 구동력을 적절하게 분배한다. 이를 통해 트랙션 슬립이 발생하는 것을 줄여 추종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선회하면 운전자는 한쪽으로 쏠리게 되는데, 사이드 볼스터에서 지지성능 확보하는 게 특화된 고성능 요소이다. 감성 주행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고성능 사운드도 별도로 디자인했다. 고성능차라면 정확히 피드백이 되고 정교한 제어가 되고 예측 가능한 반응이 나와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차와 운전자가 일체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 이를 위해 엔진, 변속기, 쿨링, 공력, 타이어, 현가, 제동, 시트 모든 것들이 좀 더 높은 수준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개발을 진행했다. 이 기술들이 향후 일반차에도 적용되어 전체적으로 고성능차뿐 아니라 일반차까지, 전체 수준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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