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가 스마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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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가 스마트해지고 있다
  • 전상현 에디터
  • 승인 2016.05.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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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찰차는 경찰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운송수단에 불과했다. 앞으로 첨단기술로 무장한 경찰차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경찰차는 경찰에게 아주 필요한 도구다. 범죄자를 쫓아가기 위해, 사건 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순찰을 하기 위해서는 모두 경찰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경찰차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시간이 지체되는 등 불편한 점은 있겠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경찰차는 업무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지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경찰차 한 대로 경찰의 업무를 독자적으로 처리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이하 MWC)는 전자, 통신관련 기업만 참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참가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박람회가 됐다. 자동차에 다양한 전자, 통신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 커넥티드 기술은 구글, 애플 등 전 세계 유명 IT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지금은 양산차에 적용되어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 커넥티드 기술이 경찰차에 도입되면서 업무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범죄가 고도화 될수록 경찰의 시스템도 더 발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민간 또는 정부의 주도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로 신속하게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경찰차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차와 경찰서 간에 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과 차량 인식 기술, 얼굴 인식 기술 등 최근 경찰차에 도입된 대표적인 기술이다.
 

이제 경찰차에서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범죄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피코사(Ficosa)는 텔레포니카(Telefonica)의 3G/4G 통신망과 연동해 극한의 환경에서도 견디는 10인치 터치스크린 노트북을 경찰차 내부에 설치했다. 경찰서와 실시간으로 사진이나 비디오를 주고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매립형 통합 디바이스는 112 순찰차 신속 배치 시스템, 내비게이션, 그리고 블랙박스와 연결되어 범죄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순찰차에 출동 지시를 전달하고 목적지 가능 방법을 안내한다. 앞으로 기술 개발을 통해 범죄 차량을 뒤쫓을 때 경로를 예측해 알려주는 기능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경찰은 NYPD2020 계획에서 경찰차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우범지역을 관리하고 잠재적인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것이다.

차량 인식 기능은 실시간으로 차량번호를 인식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사전에 범죄를 예방한다. 경찰차에 설치된 카메라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터키의 애킨 테크놀로지(Ekin Technology)가 2014년 말에 애킨 패트롤 시스템(Ekin Patrol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먼저 시장에 선보였다. 애킨 패트롤 시스템은 주행하면서 차량의 속도를 측정하고 번호판 판별이 가능하다. 피코사도 2016년 3월에 비슷한 기술을 선보였다. 앞, 뒤 그리고 실내에 총 3대의 카메라를 통해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한다. 이를 토대로 도난차량인지 또는 범죄자 소유의 차량인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5년 초 UAE와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경찰차에 애킨 패트롤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2016년 1월 한국형 스마트 경찰차 도입을 발표했다.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서치라이트를 포함한 카메라를 단다. 밤에도 실시간으로 범죄 차량번호 인식을 할 수 있다. 벌금이나 범칙금 미납 차량도 실시간으로 잡아낸다. 경찰청은 올해 안에 500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인은 현재 피코사의 시스템을 도입한 경찰차 7대를 일부 지역에 시범운행 중이다. 단계적으로 200여대의 경찰차를 스페인 전역에 보급한다. 미국 뉴욕경찰은 NYPD2020 장기 전략 계획에서 차량 인식 기술을 경찰차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얼굴 인식 기능은 더 발전한 기술이다. 이 기술 또한 경찰차에 달린 카메라를 사용한다. 경찰차가 이동하면서 사람들의 얼굴을 스캔하고 범죄자로 확인될 경우 바로 대응할 수 있다. 마치 〈로보캅〉 같은 SF영화가 연상되는 장면이다.

하지만 얼굴 인식 기능은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고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얼굴 인식 기능을 가장 먼저 선보인 기업 역시 애킨 테크놀로지다. 현재 아부다비 경찰이 유일하게 얼굴 인식 기능을 포함한 애킨 패트롤 시스템을 라이칸 하이퍼스포트 경찰차에 도입했다. 중국에서는 전자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이 시속 120km로 주행하면서 반경 60m 내 차량 운전자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경찰차를 개발했다. 올해 6월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운전자의 사진이 경찰 데이터베이스로 전송되어 사진과 범죄자의 얼굴이 일치하면 경보음이 울리는 시스템이다.
 

위에 설명한 기술들은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경찰차에서 볼 수 없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어떤 기술이 또 경찰차에 더해질지 모른다. 언젠가 인공지능기술과 자율주행기술이 들어간 경찰차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미래에는 인간이 스마트 경찰차의 도움을 얻는 것이 아닌 경찰차가 먼저 나서서 범죄를 해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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