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5 하이브리드, 다소 부족한 전기모터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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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5 하이브리드, 다소 부족한 전기모터의 활용
  • 임재현 에디터
  • 승인 2016.02.0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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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모터의 활용도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 디젤 대신 고르기엔 성능과 연비 모두 설득력이 부족하다 
 

2세대로 거듭난 신형 K5는 혁명보다는 진화의 길을 택하고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2개의 얼굴, 5개의 심장’이라는 모토 아래 지난 7월 데뷔한 신형 K5에 여섯 번째 심장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됐다. 

당신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전기를 이용하는 자동차는 세력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시대적 흐름을 따라 지난 2011년에 1세대 K5 하이브리드를 처음 선보였고, 2013년 K7 하이브리드, 그리고 이번에 2세대 K5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의 첫 인상은 형제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일반형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 하지만 보면 볼수록 의외로 꽤 많은 부분에서 차이점이 발견된다. 우선 앞뒤 범퍼 디자인이 다르고, 라디에이터 그릴도 하이브리드 전용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국내 최초로 외장형 액티브 에어플랩(AAF)을 달았다. AAF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평소에는 덮개가 닫혀 있다가 냉각이 필요하면 자동으로 열린다. 에어플랩 외에도 에어커튼을 적용하는 등 공력성능을 강화해 공기저항계수를 불과 0.24까지 낮췄다. 

헤드램프는 안쪽에 푸른색 링을 넣어 미래적인 인상을 만들었다. 작은 부분이지만 효과는 상당히 좋다. 번쩍이는 크롬 대신 차분하게 광이 나는 금속장식을 쓴 것도 일반형과 다른 부분. 휠도 하이브리드 모델 전용이다. 

실내는 계기판을 제외하면 일반형과 차이가 없다. 소재의 질감과 마무리, 조립 정밀도 수준이 상당히 높고, 운전석과 스티어링 휠은 조정 폭이 커서 원하는 운전 자세를 만들기 쉽다. 다른 K5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실내공간은 여유롭고, 모든 좌석이 편안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이어서 처음 사용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센터 페시아 아래쪽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도 갖췄다. 트렁크 용량은 이전 모델보다 44L 늘어난 425L. 기아차의 설명에 따르면 골프백 4개가 들어간다고. 참고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트렁크 용량은 380L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L 휘발유 엔진과 영구자석형 전기모터,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를 짝지었다.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19.3kg.m으로 이전보다 각각 6마력과 1.0kg.m 올랐다. 전기모터 출력은 35kW에서 38kW(51마력), 배터리 성능은 1.43kWh에서 1.62kWh로 개선됐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답게 주차장이나 골목길에서는 전기모터로만 움직인다. 도로에 나서 가속페달에 올린 발에 서서히 힘을 주면 시속 40km 언저리에서 엔진이 깨어난다. 동력의 전환은 매우 자연스러워서 계기판의 에너지 흐름 모니터를 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들다. 천천히 달릴 땐 실내는 조용하고 쾌적하다. 
 

엔진은 매우 높은 회전 영역인 5,00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고, 6,000rpm에서 최고출력을 낸다. 엔진이 너무 높은 회전수에서 제 힘을 발휘하고, 저회전에서 토크를 실어줘야 할 전기모터의 존재감을 느끼기 어렵다. 

전기모터의 활용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주행 시에는 항속 중에도 항상 엔진이 돌아간다. 주변 차량에 민폐를 끼치는 주행을 하지 않으면 EV 모드 유지가 어려웠다. 주행모드와 상관없이 사실상 시속 80km 이상에선 무조건 엔진이 작동한다. 
 

시승 코스가 20km 남짓으로 매우 짧았던 관계로 의미 있는 연비 데이터는 확인할 수 없었다. 시승을 마쳤을 때 트립 컴퓨터는 13.3km/L를 표시했다. 부족한 퍼포먼스를 연비로 보상받는다는 생각이 들기엔 부족한 수치다. 디젤이었다면 비슷한 조건에서 스트레스 없이 15km/L 이상 너끈히 나왔을 것이다.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꽉 막힌 도심 출퇴근길에서 쾌적한 실내와 만족스런 연비로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하지만 평소 고속도로 주행 비율이 높거나 호쾌한 가속을 선호한다면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좋겠다. 

글 · 임재현 에디터 (jlim@iauto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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