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 스포츠카의 진화, 아우디 R8 V10 플러스
상태바
정상급 스포츠카의 진화, 아우디 R8 V10 플러스
  • 맷 프라이어 (Matt Prior)
  • 승인 2015.10.14 1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우디 R8은 오리지널의 마법을 고스란히 담고 돌아왔다. 그리고 불꽃 튀는 스피드를 더했다

2007년 처음 등장한 R8은 한마디로 경이적이었다. 아우디가 정상급 스포츠카를 만들 수 있는 증거를 보여줬기 때문. 물론 아우디의 실력을 의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우디의 고위층이 스포츠카를 중시하지 않는다고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1세대 R8은 V8 4.2L 자연흡기 엔진에 네바퀴굴림 구동계와 알루미늄 차체 구조로 무장하고 등장했다. rpm은 하늘을 찔렀다. 그 뒤에는 더욱 큰 V10이 가세했고 그 역시 최고였다. 따라서 이번 2세대는 그보다도 훨씬 뛰어나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아우디가 1세대를 완전히 뜯어 고치지 않은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신형은 구형보다 강성을 40% 높이고 무게를 15% 줄였다. 따라서 여전히 알루미늄 모노코크를 사용하면서도 핵심 부위에는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을 썼다. 하지만 V8 엔진이 사라진 점이 아쉽다. 1세대의 경우 우리는 언제나 V8 모델의 핸들링이 조금 더 상큼하다고 생각했었다.

V10 엔진은 변함없이 5.2L지만 이전보다 파워를 강화했다. 기본 모델은 최고출력이 532마력이지만 이번에 시승하는 V10 플러스는 601마력으로 상승했다. 최고시속은 330km이며,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3.2초. 지금까지 나온 아우디의 양산 모델차 중 가장 빠르다. 
 

구동방식은 여전히 네바퀴굴림이고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 뿐이다. 수동 옵션은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제 네바퀴굴림에는 파워 배분을 조절하는 비스커스 커플링이 없다. 대신 앞뒤 어느 쪽이든 100%의 파워를 보내는 멀티플레이트 클러치를 갖췄다.
 

R8의 기계적인 하드웨어는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흡사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실제로 그렇다. 우리는 몇차례 우라칸을 경험했는데, 지금까지는 오싹하게 빠르면서도 무감각한 핸들링이 약간 섬뜩했다. 과연 신형 R8은 그보다 더 잘해낼 수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우선 간단히 결론을 낸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신형 R8 V10 플러스는 대단하다. 먼저 1세대와 마찬가지로 운전 자세가 편하다. 더불어 미드십치고는 시야가 좋고, 실내는 사랑스럽다. 인체공학적인 부분도 훌륭하다. 완벽한 디지털 방식의 계기는 상큼하고 선명하며, 덕분에 대시보드의 나머지 부분은 더욱 깔끔해졌다. 좌석 뒤에는 필요할 때 골프 클럽을 보관할 수 있는 선반이 있고, 엔진은 미드십에 놓였다. 앞쪽에는 작은 트렁크가 있다. 
 

V10 엔진은 정말 대단한 물건이다. 스타트에서는 상당히 반항적인데, 6,50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고, 8,250rpm에서 최고출력을 내려면 치러야 할 대가다. 나는 그런 점이 좋다. 특히, 엔진은 자연흡기 방식이고 스로틀 반응은 최고 수준이며 사운드가 거칠다는 점에서 더할나위 없다.
 

드라이브 모드(필연적으로 여러 가지일 수밖에 없는)를 가장 격렬한 세팅에 넣고 배기 볼륨을 한껏 올리자 거친 외침이 터져 나왔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예상대로 매끈하고 귀를 기울이면 기어를 내릴 때 귀여운 공기음이 들린다. 경주차의 그것과 약간 비슷하다.

핸들링 역시 뛰어나다. 시승은 대체로 포장이 잘된 남부 포르투갈 도로에서 최상의 코스를 자랑하는 포르티마오 레이스 서킷까지 이어졌다. 트랙에서 시승한 R8은 ESP 해제 버튼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어놨다. 하지만 그럼에도 레이스 모드의 R8은 앞뒤가 살짝 미끄러졌다. 우라칸처럼 코너 입구에서는 가벼운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만, 그 이후로는 우라칸이 모방할 수 없는 스로틀 조정력과 민첩성을 발휘한다. 턴인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며 코를 박고 들어가자 구형처럼 미드십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액셀을 밟으며 코너를 빠져나왔다. V10 플러스의 기본장비 카본세라믹 브레이크도 최고다. 
 

좋지 않은 것이 있다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신형 R8은 역동적인 스티어링을 갖췄고, 고속에서보다 저속에서 스티어링 반응은 더 빠르다. R8은 고속도로에서 안정됐고 기기 조작 속도에서 민첩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감각은 여전히 자연스럽지 않다. 나는 911의 랙이 더 좋았다. 그리고 굳이 따진다면 V8 엔진 모델이 사라진 것이 아쉽다. 더 가벼운 엔진이 민첩성과 핸들링의 순수성을 더 강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우디는 당분간 V10 모델에 집중할 계획이다. 
 

어쨌든 신형 R8은 훨씬 뛰어난 스포츠카로 다시 돌아왔다. 우선 과거 1세대가 해낸 모든 것을 완벽히 할 수 있다. 그리고 핵심적인 부분에서 성능을 구형보다 약 10~20% 끌어올렸다. 아우디는 세계 최고수준의 정상급 스포츠카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실력을 더욱 키웠다. 나아가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글 · 맷 프라이어 (Matt Prio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