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Z-카의 역사 : 카타야마 유타카가 남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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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Z-카의 역사 : 카타야마 유타카가 남긴 선물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5.05.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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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야마 유타카가 세계의 자동차 마니아에게 남긴 선물. 닛산 Z-카의 역사를 추적했다

1960년대, 닛산은 세계시장에서 보면 그저 작은 메이커에 불과했다. 그래서 닛산은 이목을 끌 만한 차를 원했다. 브랜드 자체에 후광을 펼쳐줄 대표 모델이 필요했다. 새로운 차를 만들 때였다. 명분도 있었다. 일본시장에선 소형 로드스터인 페어레이디의 교체가 다가왔고, 세계시장에는 새로운 GT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닛산 미국 사장인 카타야마 유타카는 적당한 가격의 스포츠카를 원했다. 멋지고, 혁신적이며, 비싸지 않아야 했다. 그리고 전 세계에 팔 수 있도록, 다른 닛산 자동차들과 부품을 공용할 수 있어야 했다. 그와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여 ‘Z-CAR’의 제작이 시작됐다. 콘셉트는 자동차 마니아를 위한 아름다움, 신뢰성, 성능, 합리적인 가격의 스포츠카였다.
 

■ 1세대
1969년, 1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코드네임은 S30. 일본에서는 기존의 페어레이디에 알파벳 ‘Z’를 더해, ‘페어레이디 Z’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다음해인 1970년에는 ‘닷선 240Z’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수출됐다. 일본에서는 꽤 비싼 스포츠카로 명성이 높았지만, 미국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의 차로 여겨졌다. 두 국가 간의 경제차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엔진은 직렬 6기통 2.4L 엔진으로, 4단 수동변속기와 짝지었다. 옵션으로 자동 3단 변속기도 있었다. 성능은 괜찮았다. 1실린더 2밸브 구조로, 압축비는 9대 1이었다. 최대회전수는 7,000rpm으로, 기계식 연료펌프와 카뷰레터만으로 최고출력 151마력을 냈다. 최고시속은 201km를 냈다. 1973년 열린 21번째 동아프리카 사파리 랠리에서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후 닛산은 배기량을 키우는 등, 여러 개선을 더하며 파생 모델을 연이어 내놓는다. 엔진 배기량을 2.8L까지 키우고, 5단 수동변속기를 맞물린 280Z를 북미시장에 선보였다. 압축비는 8.1대 1로 떨어졌지만, 최고출력은 170마력으로 올랐다. 일본에서는 상당한 성능으로 인정받았는데, 이후 창작물인 ‘완간 미드나이트’의 주인공이 타는 차로 등장했다. 작중에서는 직렬 6기통 2.8L 엔진의 배기량을 키우고 터보를 달아 600마력을 넘겼다.
 

■ 2세대
1978년 양산을 시작했다. 코드네임은 S130, 미국 수출명은 280ZX였다. 전 세대의 스타일을 계승하면서 다듬은 디자인이 특징. 조금 더 고급스러워졌는데, 이는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것. T-탑을 적용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성능을 높여 달라는 요구에 터보차저를 적용하기도 했다. 자연흡기 엔진은 그대로여서 두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었다. 편안함과 성능을 조합한다는 Z-카의 방향을 다시 정의한 모델. 경주차로도 자질이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튜닝을 통해 700마력을 냈는데, 배우 폴 뉴먼(Paul Newman)이 밥 샵(Bob Sharp) 레이싱 팀에서 몰기도 했다.
 

■ 3세대
1983년 등장한 3세대는 완전히 새로운 Z-카의 방향을 구현했단 평을 받았다. 코드네임은 Z31로, 북미 수출명은 300ZX였다. 엔진이 직렬 6기통에서 V6 3.0L로 바뀌었고, 기존의 스포츠카보다는 GT에 더 가까운 차가 됐다. 당시 배기가스 규제 때문에 시장마다 다르게 성능을 세팅했다는 약점이 있었다. 자연흡기 엔진의 경우 160마력에 불과했다. 이 엔진에 터보를 달아 200마력을 냈다. 그럼에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가속, 핸들링, 세련미에서 기존 Z-카를 완벽히 앞섰단 평을 받았다.
 

■ 4세대
코드네임은 Z32로, 1989년에 등장했다. 기존 모델에서 바뀌지 않은 것은 이름뿐이었다. V6 3.0L 엔진에 DOHC와 VVT를 더해, 자연흡기 엔진은 222마력을 냈다. 터보 모델도 등장했는데, 마니아들을 위해 트윈 터보를 달아 300마력을 넘겼다. 최고시속은 250km. 일화에 의하면 이 이상도 낼 수 있었다고. 더불어 전자장비 부분을 강화해 GT-R에도 적용된, 네 바퀴 동시 조향 시스템인 하이카스(HICAS)를 달기도 했다. 스포츠 성능을 대폭 강화한, 고급스러운 GT로 이름을 날렸다. 닛산은 당시 슈퍼컴퓨터의 캐드 프로그램을 활용해 닛산 300ZX를 디자인했는데, 이로써 캐드 프로그램을 통해 양산된 첫 차가 되었다.
 

■ 5세대
1999년, 르노가 닛산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44.4%의 지분을 인수했다. 그리고 카를로스 곤 회장이 닛산을 맡게 됐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미래는 보장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Z-카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2001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신형 Z 콘셉트를 공개하고, 2002년 여름에 신 모델인 350Z를 출시했다. 코드네임은 Z33. 닛산과 인피니티를 위한 V6 3.5L 엔진을 얹었지만, 탄탄한 차체와 강렬한 스타일로 어필했다. 4세대의 GT에서 다시 스포츠카로 회귀했다. 더불어 니스모 버전을 추가했다.
 

■ 6세대
6세대 모델인 370Z는 2008년 등장했다. 코드네임은 Z34. 기존 모델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차체를 다시 매만져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했다. 이는 1세대의 특징을 계승한 것. 엔진은 V6 3.7L로 바뀌었다. Z-카 최초로 7단 자동변속기를 더했다. 수동변속기 모델에는 힐앤토가 필요 없는, 기어변속 시 회전수를 맞춰주는 ‘싱크로레브 매치’ 기능을 최초로 도입했다.

글 · 안민희 에디터 (minhee@iauto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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