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매력적인 세단은? 몬데오 vs 파사트, 그리고 라이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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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매력적인 세단은? 몬데오 vs 파사트, 그리고 라이벌들
  • 맷 샌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15.04.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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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포드 몬데오와 폭스바겐 파사트는 대표적 양산차 시장에 품질과 관심을 불어넣었다

전통적인 패밀리 세단을 사지 않는 이유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SUV나 크로스오버, 또는 MPV와 왜건을 고른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 세단은 너무 평범하다.

이제 반격을 가할 때가 됐다. 일반적인 세단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창의력을 쏟아 다시 손질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결과가 과연 어느 정도의 매력을 지녔을지 궁금하다. 그래서 가장 믿음직한 대표인 포드 몬데오와 폭스바겐 파사트를 비교해보기로 했다. 둘 모두 유럽시장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모델의 최신형이다. 흠잡을 곳 없는 혈통에 새로운 생명력과 변신의 마력을 불어넣었다.
 

물론 단 한 대만이 이번 비교시승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그리고 두 모델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또다른 라이벌, 복스홀 인시그니아를 골랐다. 더불어 신뢰도가 높은 최신 D4 디젤 엔진을 얹은 볼보 S60과 독일산 프리미엄, 아우디 A3 세단이 진검승부를 벌인다.

라이벌들은 모두 2.0L 디젤 엔진으로 무장했다. 출력은 몬데오가 178마력으로 가장 낮고, 인시그니아가 192마력으로 가장 높다. 최대토크는 40.7kg・m의 A3가 최고. 아울러 모두가 0→시속 100km 가속에 9초 또는 그 이하를 기록한다.
 

A3, 인시그니아와 S60
이들은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에 쉽게 선입관을 갖게 된다. ‘볼보는 편안하면서 소박하다.’ ‘복스홀은 따분하지만 값이 싸고 실용적이다.’ ‘아우디는 품위가 있고 비싸지만 영혼이 부족한 느낌이다’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여기선 그 같은 선입관을 떨쳐버리길. 요즘 볼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이전과는 다른 매력을 풍긴다. S60의 멋진 모습은 시장에서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안락한 좌석, 좋은 시야, 합리적인 크기를 갖춘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S60의 단점은 실내가 넓지 않다는 것이다.
 

S60은 앞좌석이 비교적 높은 탓에 실내 패키징에 불리하다. 성인이 뒷좌석에 않으면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넉넉치 않고, 트렁크도 380L로 라이벌들 중 가장 작다. A3은 S60과 마찬가지로 뒷좌석이 좁지만 트렁크는 425L으로 조금 더 넓고, 인시그니아는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530L) 모두 둘을 압도한다.
 

운전석에 들어섰다. 3대 모두 덩치 큰 성인 탑승자를 잘 받아줬다. 실내 분위기는 아우디가 단연 뛰어나다. 감촉이 윤택하면서도 단단한 데 그치지 않고, 세련되고 매력적이다. 더불어 정교한 솜씨와 정성으로 마무리했다. S60의 실내도 그에 못지않은 정성이 들어갔지만 가격에 걸맞지 못한 인상을 준다. 반면, 편의성과 실용성에 초점을 둔 느낌이다. 아우디의 실내가 화려하다면 볼보는 실용적이다.
 

인시그니아의 실내는 단색에 소재가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편안하고 장비 수준이 뛰어나다. 인시그니아 엘리트 내비게이션 트림은 내비게이션, 열선 가죽시트, 자동변속기, 크루즈 컨트롤, 18인치 휠과 플렉스라이드 댐퍼가 모두 기본장비다. 대부분의 라이벌을 앞지를 수 있는 패키지다. 아우디를 똑같은 스펙으로 맞추려면 거의 4만 파운드(약 6천644만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성능 면에서 인시그니아는 가장 역설적이다. 파워는 가장 강력하지만 가속력이 제일 느리다. 토크 컨버터 변속기가 엔진 파워의 10%를 허비하고, 변속 타이밍이 늦기 때문이다. 더불어 엔진은 라이벌들에 비해 다소 시끄럽고 조잡했으며, 종합연비는 약 17.0km/L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A3과 S60은 약 21.3km/L에 달한다.
 

S60의 8단 자동변속기는 인시그니아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엔진은 더 조용하고, 실제로는 한층 강력한 느낌을 준다. 특히, 도심 주행 시 가장 매끈한 가속력을 발휘하며 볼보의 강점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다만 정지상태에서 가속할 때는 인시그니아처럼 다소 투박한 느낌을 준다.

공정한 비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우디는 달랐다. 펀치력 강한 181마력 2.0L 디젤 엔진과 매끈한 6단 수동변속기가 아주 능률적이다. A3이 날쌘 스포츠 세단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가장 놀랍다. 빠를 뿐 아니라 반응이 뛰어나고, 감칠맛이 난다. 든든한 그립감과 균형이 잡힌 아우디 섀시가 큰 몫을 한다. 다만 잘 알려진 대로 스티어링은 피드백이 부족하다. 그러나 무게 변화에 일관성이 있고, 드라이버를 끌어들이는 반응이 뛰어나다.

그에 비해 인시그니아와 S60은 안락함에 중점을 두고, 고속 안정성과 편안한 승차감에 힘을 기울였다. 인시그니아는 괜찮은 스티어링 감각을 지니면서, 상당히 유연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반면 S60은 스티어링이 지나치게 가볍고, 트랙션으로 인해 방향 변화가 일어난다. 승차감 역시 너무 뻣뻣해서, 험로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조심해야 할 만큼 댐퍼의 성능이 기대를 저버렸다. 볼보보다는 복스홀이 낫다.
 

몬데오와 파사트
이제 신형 몬데오와 파사트의 차례. 포드가 새로운 곡면으로 다듬은 쿠페와 같다면, 폭스바겐은 예리하게 재단하고 값비싼 인상을 주는 세련된 스타일을 자랑한다. 둘 다 잘 생겼지만 시각적인 품격이 주는 매력 덕분에 파사트가 한 걸음 앞서 보인다.

실내 분위기와 품질에서도 파사트는 몬데오를 눌렀다. 가격을 고려하면 A3와도 맞설 수 있는 수준이다. 대시보드는 전반적으로 무광택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와 새틴 크롬으로 곳곳을 장식했다. 그 효과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를 제외한 대다수 프리미엄 브랜드를 무색케 한다.
 

몬데오의 실내는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소재가 평범하고, 맞춤과 마감 부분에 대한 정성이 떨어진다. 더불어 파사트만큼 깔끔하지도, 인체공학적으로 다듬어지지도 않았다. 멀티미디어 시스템도 감각적으로 정교한 솜씨가 떨어진다. 실내공간은 모두 넉넉하지만 파사트가 조금 더 넓다. 그러나 몬데오는 실용성으로 반격했다. 해치백형 테일게이트 덕분에 파사트 보다 트렁크에 접근하기 쉽다.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가자 파사트가 먼저 위력을 발휘했다. 파사트는 가속력과 연비가 더 뛰어나고, 한결 느긋한 성격을 지녔다. 저속에서의 승차감은 훨씬 편안하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파사트는 훨씬 우월해야 마땅하다. 몬데오는 파사트보다 3천 파운드(약 500만원) 더 저렴하고, 옵션을 제외한 기본형으로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따라서 파사트는 모든 면에서 몬데오를 훨씬 앞서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몬데오는 서스펜션이 차체의 움직임을 한층 단단하게 다스렸다. 따라서 저속과 가벼운 요철에서는 승차감이 약간 더 단단한 느낌을 준다. 아울러 조금 더 과격한 시험을 걸자 역동적인 성격이 드러났다. 파사트는요란하게 반응한 노면에서 몬데오의 쇼크업소버는 진동을 보다 잘 흡수했다. 파워 스티어링은 더 무겁고 탄력적이었지만, 일관성이 있어 믿음직했다. 코너에서도 한층 침착했다. 아울러 몬데오는 고속도로에서 더욱 세련된 성능을 과시했다. 파사트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나는 이번 비교 시승의 판정을 내리기가 훨씬 어려우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가장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차가, 가장 세련되고 역동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판정을 쉽게 내릴 수 있었다. 처음 비교시승을 출발할 때는 의문이 많았지만, 신형 포드 몬데오는 결국 의문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 몬데오가 BMW 3시리즈를 꺾을 수 있을까?
BMW 3시리즈는 신분의 상징이다. 이런 차를 버리고 회사의 하위직이나 몰고 다닐 몬데오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우리가 내놓은 비교시승기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기업을 대상으로한 몬데오의 한 달 임대료는 316파운드(약 52만원)로, 320d의 441파운드(약 73만원)와 비교하면 차이가 제법 크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한 달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3시리즈와 몬데오가 어떻게 비교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기업 대상 전용 모델인 320d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D)는 16인치 휠과 저구름저항 타이어가 기본이고, 몬데오보다 출력과 토크가 떨어진다.
 

우리는 320d를 높게 평가하지만 320d ED 모델과는 친숙하지 않다. 그 차이는 20마력 낮은 출력, 0.5초 느린 0→시속 100km 가속 시간, 3% 낮은 가격만이 아니다. 320d ED 모델은 다른 320d 모델보다 최종 기어비가 더 길고, 공력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15mm 낮은 서스펜션을 달았다. 그리고 16인치 휠과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타이어를 끼웠다.

그 결과, 승차감과 핸들링이 가장 유감스러웠다. 본래 320d는 뒷바퀴굴림의 안정된 코너링과 치밀하게 조율된 승차감, 그리고 스포티한 서스펜션의 능력이 최고의 조화를 이루지만 ED 버전은 다르다. 특히 16인치 휠 타이어가 차의 횡 그립을 크게 줄이고, 나아가 스티어링을 무디게 했다. 더욱이 에너지 세이버 타이어는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용납할 수 없을 만큼 도로소음을 키웠다. 또한, 서스펜션 스프링의 길이를 줄인 악영향이 드러났다. 별로 심각하지 않은 노면 요철을 만나도 댐퍼가 충격을 흡수하기 전에 섀시에 충격을 줬다.
 

위의 비교시승에 320d ED를 투입했다면 하위권에 그쳤을 것이다. 물론 다른 320d라면 정상의 자리에 올랐을 것이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포드 유럽의 공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똑똑히 알 수 있다. 미국시장의 퓨전 세단을 가져와 특별한 몬데오를 빚어내는 데 성공했다.

(* 모든 가격 및 제원은 영국 기준)

글 · 맷 샌더스(Matt Saunders)
사진 · 루크 레이시(Luc Lac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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