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 The Director's 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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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 The Director's Cut
  • 맷 프라이어
  • 승인 2014.12.2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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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가 처음으로 ‘평범한’ 가족 친화적인 5도어 해치백이 되었다. 매력은 그대로일까?

미니는 이 차가 자신들이 내놓은 첫 5도어 해치백이라고 한다. 이미 컨트리맨을 본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미니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 그 차는 크로스오버나 SUV이지 해치백은 아니라는 걸 아시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치고, 차 길이가 4,097 mm라는 사실을 접어둔 채 컨트리맨은 생각에서 제쳐놓기로 하자. 그 대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소형차인, 일반적이고 평범한 미니의 길이가 이제 4로 시작하는 숫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4m는 대부분의 산업에서 대단한 중요성을 지니는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수치가 자동차의 길이를 뜻한다면, 4m의 의미는 크다. 자동차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종류의 차들 사이에 놓이기 때문이다. 길이가 짧은 쪽에는 슈퍼미니가, 긴 쪽에는 가족용 소형차가 포함된다.
 

만약 오리지널 메르세데스-벤츠 A 클래스처럼 4m에 못 미치는 길이의 가족용 소형차를 만들 수 있다면 천재적인 구성의 작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슈퍼미니를 만들기 위해 4m가 넘는 차체가 필요하다면 결과는 실패다.

그리고 이 쿠퍼 SD의 경우, 미니 5도어 버전은 길이가 4,005mm에 이른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이 차가 화려한 소형차라는 점이다. 다른 화려한 소형차와 비교할 만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길이 4m짜리 차의 값이 1만4천350파운드(약 2천45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지면에 실린 차는 우리가 전에 시승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선택한 쿠퍼 SD 모델이다. 2만50파운드(약 3천420만원)나 되는 값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던 탓이다. 시승차에는 6단 자동변속기가 추가되었고(글로벌 출시 행사가 영국 옥스퍼드셔에서 열렸고, 참석한 외국 기자들은 좌측통행인 도로에서 운전하면서 수동변속기를 함께 조작하기가 어려울 것이 분명해서였다), 그러면 선택사항을 추가하지 않고도 값이 2만1천675파운드(약 3천780만원)까지 올라간다. 이쯤 되면 차의 화려함과는 별개로 매력적인 값은 아니다. 폭스바겐 골프의 가격대를 넘보기 때문이다.
 

그 정도 값으로 미니 5도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3도어 미니보다 161mm(쿠퍼 S와 SD는 155mm) 더 긴 차를 얻을 수 있다. 그 가운데 72mm가 휠베이스를 늘리는데 쓰였고, 이는 그대로 넓어진 뒷좌석 무릎 공간으로 이어졌다. 앞좌석 공간은 그대로다. 나머지 늘어난 부분은 뒷바퀴 뒤쪽에 쓰여, 적재공간이 67L 더 커진 278L가 되었다. 참고로 폭스바겐 폴로는 길이 3,972mm에 트렁크 크기가 280L이고 골프는 길이 4,255mm에 380L다.
 

한편, 두 차 모두 뒤 도어가 새로 추가된 미니보다도 뒷좌석 공간이 더 넓다. 도어 크기는 비교적 작은 편이어서 타고 내리기가 조금 답답하고, 뒷좌석에 앉아보면 무릎 공간은 여전히 비좁다. 다만 내장재 재질은 앞뒤 모두 훌륭하다. 부드러운 느낌의 플라스틱이 두루 쓰였고, 금속과 금속 느낌의 장식은 있어야 할 곳에 알맞게 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재미있다. 창의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그런 점은 가벼이 넘기지 않을 만하다.
 

반면 어른들이 앉기에는 뒷좌석이 조금 비좁을 수도 있지만, 미니 3도어가 너무 불편하다면(미니 3도어의 뒷좌석 중 하나에 어린이 안전좌석을 달려고 해본 적이 있다면 정말 그렇다고 느낄 것이다) 추가된 두 개의 도어가 만드는 뚜렷한 차이점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뒷좌석에 세 명분의 안전벨트를 마련한 덕분에 4인승보다는 제대로 된 5인승 차가 되었다. 미니 5도어는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없다고 여길 차를 진지한 고려대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2만1천675파운드(약 3천780만원)의 값으로 얻을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제법 강력한 성능이다. BMW의 2.0L 터보디젤 엔진은 4,000rpm에서 170마력을 발휘하고, 겨우 1,500rpm부터 36.8kg·m의 토크를 낸다. 일반적인 토크컨버터 방식 변속기로 전달되는 힘은 7.3초 만에 0→시속 100km 가속을 하고 최고시속 224km까지 달리기에 충분하다. 작은 차로서는 큰 엔진인데도 복합연비(유럽 기준)는 23.8km/L이며 이산화탄소는 겨우 109g/km만 배출할 뿐이다.
 

차의 크기와 크기 대비 성능을 기준으로 보면 엔진 소리가 놀랄 만큼 조용하다. 낮은 회전수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자동변속기는 대부분 힘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로 회전수를 유지한다. 좀 더 스포티함을 이끌어내기 위해 회전수를 올리면 거칠기보다는 강력하다는 느낌을 준다. 디젤 엔진 특유의 걸걸대는 소리의 크기는 고출력 농기계보다는 고출력 모터보트 쪽에 가깝다. 음색은 고급스럽고 숙성된 느낌이다.

6단 자동변속기는 좋은 자동변속기의 작동감이 느껴지고, 기어 레버 뒤에 있는 스위치로 반응을 바꿀 수 있다. 스위치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최상의 경제성을 발휘하도록 작동한다. 왼쪽으로 돌리면 역동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작동한다. 섀시 역시 한 개 이상의 모드가 마련되어 있다. 스위치를 왼쪽으로 돌리면 미니의 계기는 운전자에게 ‘최고의 고카트 느낌’을 주려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곧 알게 되겠지만, 앞바퀴굴림 방식이든 그렇지 않든, 미니만큼 고카트 같은 느낌을 주는 1,315kg짜리 차는 없다. 미니는 운전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방식 서스펜션의 스프링과 댐퍼를 조절한 것은 물론 전동 파워 스티어링도 조율해 더 작은 미니 3도어의 민첩함을 유지했다. 조율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스위치를 스포티 모드로 옮기면 빠르고 반응이 뛰어나지만 밋밋한 느낌의 스티어링에 무게가 실린다. 그리고 시승차에 쓰인 것처럼 선택사항인 어댑티브 댐퍼가 적용되고 205/45 R17 타이어가 끼워진 차라면 승차감이 아주 조금 불편한 정도에서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더 매력적인 승차감과 핸들링을 느낄 수 있는 영역은 미니 5도어의 아랫급 모델에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포드 피에스타 라인업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운전을 즐기는 사람이 쿠퍼 S나 피에스타 ST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의문과는 별개로, 과연 실제 차를 구매할 사람이라면 그런 비교를 할까? 만약 미니 원 모델이나 몇 가지 선택사항을 추가한 상위 트림 미니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대안으로 정말 피에스타나 골프를 생각할까? 엄밀히 말해 그런 비교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는다 해도 이해할 수 있다. 집이 추울 때 낡은 보일러를 수리하기보다는 나무를 때는 벽난로를 설치하는 쪽이 쉬울 수도 있다. 진짜 땔감을 태우면 집안 분위기가 그럴싸해지기 때문이다. 미니 5도어의 성격이 그렇다. 훌륭한 차는 아니지만, 미니 3도어만큼 편안하면서 좀 더 실용적이다. 아마도 미니가 의도했던 것이 바로 그런 성격이 아니었을까.

미니 3도어 vs 5도어: 얼마나 차이날까?

   
   
 

글 · 맷 프라이어(Matt Prior)
사진 · 스탠 파피오르(Stan Pap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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