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C - 링컨의 작은 날개,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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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C - 링컨의 작은 날개, 날아오르다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4.12.0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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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의 가치를 오롯이 담아낸 소형 SUV, MKC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요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앞다퉈 소형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 안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고, 더 많은 구매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더불어 소비 경향도 바뀌고 있다. 개인의 정체성을 브랜드로 드러내는 시대다. 어떤 브랜드를 소비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는다. 트럭 방수포를 이용해 만드는 브랜드의 가방이 웬만한 가죽가방보다 비싼 이유다. 친환경을 응원하는 트렌드세터라고 말하는 것보다 가방을 사서 매고 다니는 것이 더 쉽고 편리한 자기소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가격대 성능비는 중요하지만, 자동차를 고를 때는 그 이상의 것을 본다. 생활 방식에 맞는 차, 어떤 게 자신을 더 멋지게 보이게 해줄지 등 온갖 것을 고민한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차의 크기가 멋과 럭셔리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산 대형차와 수입 소형차의 가격이 비슷하다고 해도, 수입 소형차를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이젠 브랜드와 모델의 명성이 자동차 자기소개서가 됐다. 브랜드의 고유 특징을 작은 차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면, 작은 차도 충분히 럭셔리의 반열에 들 수 있 다. 다르게 말하자면 브랜드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 가치를 담지 못한 차라면 미래는 없다.

브랜드의 가치를 그대로 담아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링컨 MKC는 훌륭한 차다. 실수 없이 럭셔리 브랜드 링컨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담아냈다. 디자인, 기술, 개성, 가치 등 모든 것이 기대 이상이다. 첫인상부터 좋았다. 확실한 존재감을 자아내는 날개 모양 ‘스플릿-윙’ 그릴과 MKZ의 것과 닮은 테일램프가 신선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통적인 SUV의 비율을 따르되 곳곳을 부풀리고 날카롭게 선을 그어 다부진 느낌을 냈다.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링컨의 최신작답게 라인업 중 디자인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생각이다.
 

실내는 아주 윤택한 분위기다. 센터페시아 기준으로 날개 펼치듯 만든 대시보드 디자인은 짐짓 화려하다. 실내 곳곳을 감싼 가죽과 진짜 나무의 조합이 자연스럽다. 도어트림을 보면 퀼팅처럼 가죽을 크게 덮어뒀다. 발이 주로 닿는 쪽은 단단한 플라스틱을, 몸이 주로 닿는 위쪽 부분은 대다수 가죽으로 감쌌다.

분위기를 잡아줄 앰비언트 라이팅도 있다. 7가지 색을 고를 수 있고, 불빛의 세기도 조절 가능해 은은하게 비추는 것이 마음에 든다. 실내 소재에 상당히 공을 기울였는지 이리저리 손을 대봐도 손가락 끝 촉감이 좋다. 기어레버는 버튼으로 눌러쓰는 전자식. 센터페시아 왼쪽에 가지런히 두었다. D(드라이브)를 눌렀을 때 P(주 차)로부터 불빛이 깜빡이며 떨어져 내려오는 것이 재미있다. 기어 변경 작동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다.
 

에어컨 공조부와 멀티미디어 조작부는 약간 전자제품 같은 느낌이다. 링컨이 기술과 럭셔리의 조합을 외치며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조작 부분의 전자화다. 전자식 버튼 변속기도 그렇고, 센터페시아의 버튼들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숨겨두다 시동을 걸면 불빛을 내며 드러나는 방식이다. 이는 MKZ에서 이미 선보였던 방식이다. 차이가 있다면 MKZ는 터치 방식을 쓰나 MKC는 버튼 방식을 쓴다는 점이다. 다루기에는 버튼 방식이 더 쉬웠다. 손끝에 눌리는 버튼은 작동감이 느껴진다는 점이 좋다. 세밀하게 다루기도 더 쉬워 만족스럽다.
 

뒷좌석 또한 가죽으로 꼼꼼히 감싼 분위기가 좋다. 고개를 들면 시원하게 하늘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루프가 시야에 꽉 찬다. 앞쪽 부분은 열리는 구조다. 루프를 열고 달리더라도 뒷좌석에서 느끼는 바람은 부드럽다. 은근히 기분 좋을 정도의 시원함이다. 휠베이스는 2,690mm로 짧게 생각됐지만, 실내는 여유롭다. 높게 달린 좌석과 공간 구성 덕분이다. 키 180cm의 성인 남성 기준으로 앞좌석을 맞추고도 뒷좌석 다리 공간이 적당히 남았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터보 ‘에코부스트’ 엔진이다. 최고출력 243마력을 5,500rpm에서, 최대토크 37.3kg·m을 3,000rpm에서 낸다. 자동 6단 변속기를 맞물려 네바퀴 모두를 굴린다. 특별한 점은 앞바퀴굴림 기반의 네바퀴굴림이라는 점이다. 효율을 위해 언제나 네바퀴 모두에 힘을 싣진 않는다. 노면의 상태 및 주행 상황을 살펴 뒷바퀴로 보내는 힘을 자유롭게 조절한다. 계기판 세팅을 바꿔 실시간으로 구동력 배분을 확인할 수 있다.
 

에코부스트 엔진은 다운사이징 전략을 위한 엔진. 기존 V6 3.5L 엔진을 대체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넉넉한 토크 덕분에 기존 엔진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휘발유 엔진이라는 점은 생활 방식에 따라 약점 또는 강점이 된다. 평소에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라면 연비를 생각해 디젤 엔진을 추천한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길지 않다면 휘발유 엔진이 더 나은 선택이다. 연비는 디젤 엔진보다 떨어질지 몰라도, 부드럽고 조용하기 때문이다. 소음 및 진동에 예민한 경우 디젤 엔진 보다는 휘발유 엔진을 고르게 되는 이유다. 게다가 디젤 엔진보다 싸다. 주말에만 차를 타고 주행거리도 많지 않다면, 더 비싼 디젤 모델을 사서 드는 비용만큼 연비로 이를 따라잡긴 힘들다. 주행질감 차이도 고려해볼 부분이다.

엔진의 반응성은 적당했다. 터보차저 때문에 약간 지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기우였다. 터보 차저의 부스트압을 채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넉넉한 토크를 초반에 끌어내 중후반까지 유지한다. 변속 직전의 고회전으로 치고 오를 때는 자연스레 힘을 뺀다. 고회전보다는 초반의 넉넉한 토크, 중속의 여유로운 가속감을 우선한 느낌이다.
 

시속 110km 순항을 즐길 때의 엔진회전수는 2,000rpm이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끈기 있는 힘이 차를 앞으로 밀어내는 기분이 든다. 1,865kg의 공차중량을 고려하면 딱 알맞은 정도다. 가속페달을 꽉 밟아 달음질을 부추기거나 스포트 모드에서는 재깍 반응했다. 흥을 돋우면서도 다루기 까다로울 정도는 아녔다.

회전 질감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소리가 두드러졌다. 직렬 4기통 엔진에서도 V6 엔진과 비슷한 고동감 있는 소리를 내려 노력한 모습이다. 회전수를 낮춰 달릴 때는 그르렁대는 소리를 낸다. 회전수를 높여 달릴 때는 굵직한 브라스 소리를 낸다. 의도된 소리다. 조용한 차를 만들기 위해 소음과 반대되는 파동을 내서 소음을 없애는 노이즈 컨트롤을 달았지만, 엔진음은 지켜야 한다는 철학이다. 대신 노면 소음 및 잡소리 등은 잘 틀어막았다.
 

급한 코너를 파고들 때면 여지없이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개입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뒤 구동력을 조절하는데다, 코너 안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걸다보니 코너 안쪽을 적극적으로 파고든다. 급하게 몰아칠 차는 아니지만, 기능이 있으니 어떤 상황에도 조금 더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기 마련이다.

서스펜션의 반응은 독특했다. 부드러움과 딱딱함을 넘나든다. 컴포트, 노멀, 스포트의 3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서스펜션의 답력을 바꾸는데다, 연속 댐핑 제어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서스펜션 세팅을 바꾸기 때문이다. 1/500초마다 46번씩 도로를 살펴 댐핑을 조절한다. 충격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던 거친 노면에서도 부드럽게 충격을 다스린다.
 

3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서스펜션의 움직임과 승차감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컴포트에서는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 충격은 부드럽게 거슬러 내지만 코너링에서 차가 기우는 폭이 컸다. 낭창한 서스펜션 덕분에 노면과 분리된듯 부드럽게 떠간다. 동시에 단단히 맞물린 하체가 탄탄하게 노면을 잡고 달리는 것을 느낀다. 네바퀴굴림의 안정감이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단단하게 변해 노면을 거세게 누른다. 코너링 시 차가 기우는 폭도 크게 줄었다. 승차감 또한 단단해져 빠르게 달리기 걸맞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노멀 모드로 주행을 즐겼다. 적당히 탄탄한 서스펜션의 반응과 부드러운 승차감의 조화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클래식 링컨의 향수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컴포트 모드를 만들고, 새로운 링컨을 바라는 이들을 위해 노멀과 스포트 모드를 뒀다는 생각이다. 기존 서스펜션이 입맛에 맞지 않았더라도, MKC는 돌아볼 가치가 충분하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단단한 주행감각 사이의 균형을 찾았다. 주행을 위한 넉넉한 편의 장비 및 안전 장비도 MKC의 장점이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감지, 비상 경고 및 자동 제동,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등 상당한 장비를 몰아달았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도로를 달릴 때면 절로 마음이 편안했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며 부드럽게 달려 나간다. 시속 30km부터 켤 수 있고, 시속 180km까지 설정할 수 있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시속 20km 이하로 속도가 줄면 경고와 함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끈다. 정차는 운전자에게 직접 맡긴다는 이야기다. 안전을 위한 세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동 제동 기능을 시험할 겸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더니, 경고를 띄우며 브레이크를 밟으라 한다. 밟지 않으면 비상 제동 기능을 작동한다. 안전을 위한 잔소리는 가차 없다. 차선 감지 기능을 켠 상태에서 방향지시등을 넣지 않고 차선을 옮길 때도 핸들이 버틴다. 경고 기능은 설정에서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안전 기능을 확인하고자 아주 예민하게 설정하고 시승했다.

편의장비로는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와 액티브 파크 아웃이 인상적이다. 좁은 공간에 주차하기 힘든 이들을 위해서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준다. 여기까지는 많이 적용된 기술이다. 그래서 링컨은 한발 더 떠 좁은 주차 자리를 벗어나는 데도 이 기능을 응용했다. 이젠 빠져나가는 길도 도와준다.
 

MKC는 링컨의 미래다. 링컨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녹아 있는 차다. 새로 정립된 특유의 디자인에 기술의 조화가 돋보인다. 그 결과는 다분히 미래적이다. 윤택한 실내도 그런 분위기를 더한다. 다시 갈고 닦은 주행성능과 운전을 돕는 다양한 장비도 새로운 링컨의 시대를 보여준다. 여기에 안전을 위한 기능들이 링컨이란 브랜드 가치를 더해준다.

고급스럽고, 안락한데다 안전한 프리미엄 콤팩트 SUV란 말에 손색이 없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도 앞선다. 럭셔리와 합리성의 결합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잘 풀어냈다. 링컨의 가치를 오롯이 담아낸 작은 날개, MKC는 이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글 · 안민희 에디터
사진 · 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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