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듬은 근육, 포드 머스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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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듬은 근육, 포드 머스탱
  • 스티브 크로폴리
  • 승인 2014.12.0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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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머스탱이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오른쪽 운전석 버전으로 영국에 상륙한다. 글로벌 모델 머스탱의 머슬카적인 매력은 그대로일까?

포드 경영진은 머스탱의 성공 없이는 포드의 라인업이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1964년 4월, 리 아이어코카의 아이콘인 야생마 머스탱이 세상에 등장했고,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딜러들은 하루 약 2만2천대를 팔았고, 출시 첫해에 42만대 가까이 소화했다. 그때부터 머스탱은 포드 라인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총아로 자리 잡았다.

오랜 세월 5세대에 걸쳐 다양한 능력과 성능을 뽐내는 머스탱이 시장을 누볐다. 모두가 클래식한 미국차였고, 왼쪽 운전석 모델만으로 미국 고객을 집중 공략했다. 그럼에도 머스탱은 작사가와 영화제작자의 총애를 받았고 국제적으로 대단한 명성을 얻었다. 포드에 따르면 머스탱은 페이스북에서 가장 사랑받는 차이며, 800만 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 55%는 미국 외 지역에 있다.
 

6세대 머스탱을 만들어야 할 이유로 그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은 머스탱은,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팔리게 된다. 전 세계를 향해 앞장서 원 포드(One Ford)의 깃발을 휘날리게 되는 것이다. 원 포드 전략은 최근 물러난 CEO, 앨런 멀러리가 포드에 도입해 성공한 것으로,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모델을 팔기로 한 전략을 말한다.
 

수많은 저널리스트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모여들어 캘리포니아의 눈부신 태양을 즐겼다. 그전에 포드는 스틸 사진으로 제6세대 머스탱을 보여줬다. 그후 우리는 6세대의 초기 버전을 시승하라는 초대를 받았다. 하지만 양산 버전은 2015년 중반에야 시장에 나오고, 영국식 오른쪽 운전석 버전은 그보다 ‘몇 달‘이 더 지나야 한다. 그러나 뿌리치기 어려운 초대장이었다. 포드는 전통의 미국차에 역동적인 성능의 명성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적어도 크루저로서의 명성을 얼마나 살릴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런 의문을 풀기 위해서라도 대서양을 건널 가치가 있었다.
 

제6세대 머스탱의 주요 특징은 이미 잘 알려졌다. 강철제 모노코크 구조의 큼직한 프론트 엔진, 뒷바퀴굴림 쿠페이며 전보다 조금 낮고 폭이 좀 더 넓다. 지난 50년간 꾸준히 찬사를 받아온 매혹적인 긴 보닛과짧은 트렁크 스타일로 초기 모델의 성격을 멋지게 살렸다.

엔진은 두 가지가 준비되었다. 첫째는 최고출력 435마력/6,500rpm, 최대토크 55.2kg·m/ 4,250rpm의 V8 5.0L, 둘째는 최고출력 306마력/5,500rpm, 최대토크 44.1kg·m/3,000rpm의 4기통 2.3L 터보 에코부스트다. V8 5.0L 모델은 고성능을 원하는 구매자들을 찾아갈 것이고, 가격은 3만3천파운드(약 5천755만원)에 이른다. 반면, 에코부스트는 강력하면서도 CO₂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훨씬 경제적이다.
 

두 모델은 장비가 아주 뛰어나다. 포드의 '퍼포먼스 이큅먼트 패키지'(더욱 단단한 서스펜션, 19인치 휠, 약간 낮아진 전체 기어링, 더 큰 브레이크, 스포츠 시트와 대시보드 조작형 가변 운전 모드가 포함된다)를 갖춘다. 아울러 포드의 최고급 모델에 사용하는 토르센은 아니지만 제한슬립 디퍼렌셜을 달았다.
 

신형 머스탱 GT를 단 100m만 몰아 봐도 한 가지 사실이 뚜렷해졌다. 포드는 머스탱에 감동적인 핸들링을 담기 위해 어느 때보다 힘을 기울였고, 스티어링을 통해 신차가 얼마나 정확해졌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댐퍼 컨트롤과 코너링의 안정감이 뛰어났다. 엔진 회전은 매끈했고, 6,500rpm 레드라인까지 거침없이 올라갔다. 더불어 이처럼 역동적인 거동에는 감동적이고 통쾌한 반주가 따랐다.
 

V8 모델의 6단 수동 변속기(자동변속기는 에코부스트 뿐)는 스포티한 엔진과 썩 잘 어울렸다. 낮고 상당히 밀착된 5단 기어비는 급가속(0→시속 97km 가속에 4.4초, 최고시속 250km)에 이상적이었고, 크루징 6단은 1,000rpm에 시속 50km로 달렸다.
 

섀시는 완전히 새로 만들어졌고, 전륜의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은 광폭 타이어와 대형 브렘보 브레이크에 맞춰 다시 손질했다. 하지만 더욱 두드러진 특징은 후륜의 새로운 멀티링크 서스펜션이다. 뒷바퀴 그립, 트랙션과 핸들링 밸런스를 크게 개선해 정확성을 한 차원 높였고, 섬세한 조향감각으로 고속 코너링이 가능했다. 하지만 내가 적은 메모에 따르면 저속에서의 승차감이 약점이었다. 시승차는 영국보다 거친 캘리포니아 콘크리트 도로에서 아주 불편하게 덜컥거렸다. 물론 포드는 최종 조율 단계에서 손질이 가능하다고 했다. 비교하자면, BMW M3은 고속에서의 보디 컨트롤도 대단했지만 시속 40km에서 이처럼 불안하지는 않았다.
 

신형 머스탱의 실내는 어느 때보다도 품질이 월등히 높다. 그러면서도 머스탱 고객이 언제나 기대하는 단순하고도 편리한 운전성능을 지켰다. 디자인 총괄 모레이 캘럼에 따르면 머스탱의 고품질과 고성능, 그리고 직설적인 풍모를 유지할 방법을 둘러싸고 내부에서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신형은 깊게 박힌 2개의 비너클과 기본장비인 대형 멀티미디어 모니터를 바탕으로 구성되었고, 완벽한 균형을 이뤘다.
 

도전적인 코너가 이어지는 고속 코스는 V8 모델의 이상적인 영토. 처음에는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아주 빨랐다. 엔진은 기막히게 통쾌한 사운드를 냈지만, 기대했던 ‘디트로이트 아이언’ 토크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했다. 그러나 훨씬 고가의 차에서나 느낄 수 있는 고회전에서의 성능이 전통적인 투박함을 갈아치웠다. 새로 조율한 서스펜션은 머스탱을 훨씬 잘 다스렸고, 따라서 격렬하게 몰아붙여도 여유롭게 멋진 그립을 발휘했다. 계곡의 고속도로에서, 암벽에 메아리치는 엔진 사운드로 골짜기를 흔들며 상쾌하게 달렸다. 정확한 주행선을 타고 길고 험한 커브를 빠져나갔고, 스로틀 스티어링이 유난히 즐거웠다.
 

4기통 모델도 V8 모델의 매력을 대부분 잘 살렸고, 또한 잘 달렸다(0→시속 97km에 5.4초, 최고시속 250km). 하지만 엔진이 거칠고 4,000rpm 전후로 요란했으며, 이따금 터보 레그가 두드러졌다. 힘은 좋았지만 유럽제 에코부스트 엔진이 더 좋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었다. 우리에게 선택하라면 단연 V8 엔진이었다. 기술총책 데이브 페리캑은 머스탱의 핵심은 엔진이라고 했다. 물론 가장 뛰어난 엔진은 상쾌하게 돌아가는 V8. 3만3천 파운드(약 5천755만원)대의 그 어떤 라이벌보다도 성능과 가치에서 훨씬 뛰어나다.
 

내부인사에 따르면, 포드는 신형 머스탱에 대단한 야망을 담아냈다. 최고의 머스탱에 그치지 않고, 유럽인들마저 놀라게 할 성능을 갖춘 차를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올바른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를 품고 나온 GT가 그 목적을 달성했다. 제대로 잘 달릴 때는 마치 F-타입을 타고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F-타입의 가격은 머스탱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한다. 한 가지 지적하자면, 이번 신형 머스탱이 뛰어난 전천후 모델이 되려면 저속에서의 승차감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몇 달 전 포드는 무심한 에코부스트 크로스오버로 우리 믿음을 뒤흔들었다. 이제 또 다른 원 포드의 화신, 머스탱을 통해 포드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음을 보여줘야 한다.

글 · 스티브 크로폴리(Steve Crop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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